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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미디어 빅뱅'의 경제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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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미디어 빅뱅'의 경제효과는?

[기고] '도박사의 장밋빛 희망'처럼 공허할 뿐

2MB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 법을-그 중 하나가 재벌·조중동 방송법인데-통과시키려고 동원하는 핵심 논리는 미디어 산업발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대통령도 지난 19일 당·청 회동에서 "미디어가 최대 산업이고 성장동력이다. 우리가 앞서 가다가 조금 늦어졌다. 방송통신융합이 잘 돼야 고급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논리대로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그러자면 그것이 사실과 맞는지, 최근의 미디어·정보통신 분야의 흐름과 맞는지 짚어봐야 한다.

2004년의 IT 839 전략, 초라한 현실

2004년 지금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는 IT 839 전략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을 미디어·정보기술 분야의 글로벌리더로 도약시키기 위한 야심찬 정책구상이었다. 그 전략에 들어있는 미래의 기대효과 중 아주 친숙한 몇 가지만 간단하게 짚어보자.

△디지털 지상파 TV: 2004년~2008년 생산 229조원, 수출 563억불, 고용창출 126만명 

△지상파/위성 DMB: 2012년까지 생산유발효과 5조 2000억, 시장규모 4조 1000억, 고용창출 7만 4000명

△휴대인터넷 서비스: 2010년까지 가입자 800만 명, 3조원 규모시장 창출, 4만여 명 고용창출

△IPTV를 핵으로 하는 광대역통합망 구축과 홈 네트워크 보급 투자유발 67조원, 생산 125조원, 수출 560억불, 2007년 세계시장의 11% 이상 점유

이 중에서 어느 것이 예측과 사실이 맞았는가? 디지털 지상파 방송? DMB? 2010년의 휴대인터넷 기대효과? 광대역 통합/홈 네트워크? 그 어느 것 하나 예측대로 맞아떨어진 것 없고, 2010년이 아니라 그 이후 중기적 미래의 시점까지도 이 희망은 참으로 안타깝지만 거의 실현 불가능이다. 그 이유는? 도표와 수치와 통계를 넣어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기업과 정부의 역량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디어·정보통신 분야에도 빨간 불

그럼 미국은 어떨까? 미국은 미디어·정보통신 산업 분야의 최강자이다. 콘텐츠 분야의 경쟁력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광대역 인터넷 망의 수준과 보급률이 떨어진다, 기기제조 분야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미국의 역량을 그 누구도 무시하지 않는다. 그런 미국의 미디어·정보통신 산업 분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문 기사의 큰 제목만으로도 현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마이크로소프트 향후 1년간 5천명 이상 감축예정

△통신, 케이블, 인터넷 기업 인원 감축계획

△NBC 500명 감축계획

△디즈니, ABC, MSO 케이블 비전 경역감축 및 채널 축소 계획

△MTV와 파라마운트 영화사 850명 감축예정

△비디어 게임제작사 Electronic Arts 1000명 해고 예정

△워너브라더스: 2009년 1분기 800명 해고계획 발표

△유니버설 영화사, 2008년 12월 70명 중역감축

△파라마운트, MGM, 20세기 폭스, 스필버그 프러덕션 등 영화 제작예산 확보에 비상 등등.

이유는? 가장 큰 것은 물론 작금의 경제 쓰나미이다. 경제 쓰나미의 여파로 고위험 연예산업 투자회피, 방송사의 광고판매 부진, 국내·외적인 경기침체와 소비둔화, 신용경색으로 인한 스튜디오와 독립제작사 파산, 부대산업 부진 등등. 이 때문에 20만 명 정도의 고용효과, 200억불 규모의 미디어·연예산업의 중심인 로스앤젤레스가 크게 흔들릴 지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보다 2010년이 더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지금의 경제 쓰나미로 인한 일회성 파도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것이 일회성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것이라는 증거와 자료들이 쌓여가고 있다. 즉 미디어·정보통신 분야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 6일자 비즈니스위크지 기사의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지난 10년간 미국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미디어·정보통신 분야의 고용비중은 2.6%에서 2.1%로 감소했다. 이 분야 일자리가 크게 줄어 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1월 8일 텍사스 주립대의 최진봉 교수, 그리고 1월 22일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프레시안>에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기사(☞ 美, 대기업 언론 진출 이후 일자리 줄어들었다 , "신문·방송 합치면 고용 폭증? 황당한 코미디일 뿐")를 게재한 바 있다.)

왜 그럴까? 작업의 자동화, 컴퓨터화, 일인다역화, 원소스 멀티유즈, 통폐합 시너지, 구조조정, 외주용역, 계약직 고용 등등의 업무과정, 작업내용, 회사조직의 변화가 그 원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체제의 구조적 변화는 자본의 이윤논리와 효율성 논리에 의해 철저하게 관철된다.

강제로 밀어붙이는 희망?

2MB 정부와 한나라당의 희망대로, 또 조중동 같은 신문이 주장하듯이 그런 법을 만들어 미디어나 정보통신 분야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정보통신 분야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은 가전제품, 통신 기기와 반도체 수출 등이 그 핵심이었다. 그러나 그 동력은 이미 알맹이 없는 장사, 고용 없는 수출 같은 한계에 부딪친 지 오래이다. 한편 인터넷과 이동전화 같은 미디어 소비시장의 붐은 '인터넷 일등이다' '휴대폰 일등이다' 같은 정말 공허하기 짝이 없는 한국의 IT신화 같은 것을 만들어냈다. 한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동력은 이제 꺼져가는 중이다.

정부나 한나라당은 재벌·조중동 방송법이 그 동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 듯하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건 틀린 이야기이다. 좋게 말해 희망사항일 뿐이다. 지난 1995년 삼성은 영상사업에, 현대는 방송사업에 뛰어들었다. 불과 4년 후인 1999년 그들의 영상사업, 방송사업은 문을 닫았다. IMF 사태가 직접 원인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지금은 IMF보다 구조적으로 더 어려운 시절이라고들 말한다. 여기에서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그 때는 안 되었던 사업이 지금은 왜 된다는 것인지 설명은 없다. 그저 장밋빛 수치만 들이대면서 박정희 식으로 밀어붙이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나 정보통신 산업이 성장하는 핵심은 지식이다. 때린다고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마구 밀어붙인다고 모자란 지식이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그럴 것이라고 마구 우겨대고 있다. 정말로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우리를 따르라'고 소리높일 것이 아니라 도대체 왜 우리가, 그리고 잘나가는 미국마저도 이런 한계에 부딪쳤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보고 배우는 것이 늦더라도 더 올바른 일이다. 터무니없는 희망을 내세우는 것은 도박사들이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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