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욕심' 때문에 막다른 길인 줄 알면서도 질주"
"오세훈, '욕심' 때문에 막다른 길인 줄 알면서도 질주"
[인터뷰] 강희용 서울시의회 민주당 무상급식 주민투표 대책위원장
2011.08.01 10:50:00
서울시에 내린 '물 폭탄'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장 한나라당내에서도 여론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텃밭이자 보수표가 집결된 강남 3구에서 발생한 수해로 민심이 악화했다는 것.

일단 서울시는 수해 복구 작업이 우선이라며 지난 28일 예정했던 주민투표 발의를 8월 1일로 연기했다. 물론 발의를 늦춘다고 8월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일까지 연기하는 건 아니다. 발의만을 늦춘 건 비난 여론을 잠시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비용으로 사용되는 182억 원을 수해 기금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주민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수해 당일 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확인했다.

서울시는 왜 이렇게 주민투표에 사활을 걸까. 강희용 서울시의회 민주당 무상급식 주민투표 대책위원장은 "오 시장이 정치적 존재감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태어난 사생아가 주민투표"라며 "정치적 욕심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포기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막다른 길인 걸 알면서도 달리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시행한다 해도 개봉도 못 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서울시민 중 33%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투표함을 개봉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요원하다. 대부분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30%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번 경우는 민주당에서 적극 투표 불참 운동을 벌인다고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다.

설사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서울시에서 원하는 '단계적 무상급식(단계적으로 하위층 50%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방안)'을 서울시민이 선택한다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 바뀔 건 없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안을 통해 1~4학년 급식은 교육청·각 구청 예산(1500억 원)으로, 5~6학년은 서울시 예산 695억 원으로 부담하게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집행을 거부하면서 올해는 1~4학년까지만 무상급식이 시행됐다.

만약 주민투표에서 서울시 안이 이길 경우, 서울시는 계속 5~6학년 급식 예산 집행을 거부할 '명분'을 얻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결국 현재 진행되고 있는 1~4학년까지의 무상급식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강희용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오 시장도 모르는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2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쓰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7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만난 강희용 위원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문제를 형식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으로 나눠 조목조목 지적했다. 강희용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 강희용 의원. ⓒ강희용 의원실

"심의위원 11명 중 10명은 오 시장이 지명했다"

프레시안 :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강희용 : 주민투표가 가시화되고 청구열람단을 구성, 이의신청을 받는다고 할 때, 본격적으로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의회가 당사자이기도 하지 않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둘러싼 절차 상 문제와 내용 문제를 알리고자 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민투표 자체가 본래 취지를 상실해가고 형식적인 잘못들도 명백히 드러났다.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프레시안 : 주민투표 서명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명 조작뿐만 아니라 서명이 중복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게다가 주민투표 심의위원회가 파행적으로 서명부를 심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희용 : 서명 운동 과정에서 여러 불법, 탈법적인 일들이 벌어진다는 제보를 받았다. 서울시 산하 기관에 서명을 할당하거나 대형 교회 중심으로 무작위 서명을 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부분을 적어도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열람단을 구성하고 서명부를 열람해보자고 야 4당과 시민단체에 제안, 검증했다.

아니나 다를까. 열람단이 본 서명부의 문제는 어마어마했다. 한 사람이 최고 190건을 대리 서명한 예도 있었다. 그 결과 14만5000건을 이의 신청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4만5000건과는 별개로 서울시가 자체 전산으로 검증한 게 있다. 81만 건을 다 검증해서 31%가 무효로 나왔다. 우리가 발견한 14만5000건 중 31%에 포함되는 건수는 5만 건. 나머지 9만5000건은 불법·대리 서명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중에서 3만9000건만 무효로 처리했다. 나머지 5만6000건은 유효 처리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자기들 표현으로 이의제기에 대해 수용한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머지 5만6000건은 어떻게 되는 건가.

프레시안 : 무상급식 주민투표 심의위원회에서 검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강희용 : 맞다. 우리는 결국 이 부분에 대해 주민투표 심의위원회에 요청했다. 검사해달라고. 하지만 심의위는 이걸 언제 다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어이없었다. 이걸 검사하는 게 심의위원들의 책임 아닌가. 계속 문제를 제기해, 결국 심의위원들이 '그럼 한 번 봅시다' 이렇게 해서 봤다. 그런데 본 게 870건이었다. 전체 5만6000건 중 1.5%에 해당한다. 이 중 27건 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머지는 다 '이상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이렇게 갔다. 주민투표 청구 심의위원들은 서명부를 모두 심의해야 하는데 이를 졸속으로 한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럼 서울시에서 전산검증을 통해 확인한 51만 장은 어떻게 됐나. 이것도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가.

강희용 : 마찬가지로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한 건데, 이들이 본 게 51만8000부 중 0.001%에 해당하는 700장만을 봤다. 그리곤 '오케이' 했다. 랜덤으로 표본을 뽑아서 본 것도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결정했다. 결국, 이의 제기한 거 1.5%와 0.001%만 보고 '땅·땅·땅'을 친 셈이다.

프레시안 : 심의위원들이 편파적으로 구성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희용 : 11명으로 구성된 위원 중 시의원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오세훈 시장이 지명하는 식으로 선정됐다. 결국 10대 1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행정 제1부시장, 행정국장, 변호사, 시민단체 회원 등이 10이었다. 이들은 모두 서울시장이 직접 위촉한 사람들이다.

그렇다 보니 제기된 절차적 하자, 유·무효 서명부 판단 등에 있어 이들은 오 시장 입맛에 맞게 일들을 처리했다. 중립성, 공정성 등은 모두 상실한 어용심의회로 전락했다. 오 시장의 거수기에 불과했다. 이들에게 수당을 줬는데, 과연 받을 자격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 수해 현장을 다니고 있는 오세훈 시장. ⓒ뉴시스
"세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프레시안 :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추진할 때는, 심의위원회 구성에서 보듯이 자기 뜻대로 모든 판을 짜고,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게다.

강희용 : 오 시장이 자신 있게 주민투표를 강행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주민투표법 제24조 제1항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제1항은 '전체투표수가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33%)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찬성과 반대 양자를 모두 수용하지 아니하거나, 양자택일의 대상이 되는 사항 모두를 선택하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돼 있다.

이걸 오세훈 시장은 일단 주민투표를 발의만 하면 투표율에 관계없이 '무상급식-서울시의회 안'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안으로 올린 두 가지 모두가 폐기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서울시는 두 가지 모두가 폐기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상급식 조례와 예산의 뿌리까지 뽑을 심사로 법제처에 '투표율 미달의 경우, 모두 채택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조례 제·개정 및 예산 수정 등의 조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법제처에서는 의외의 해석을 내렸다. 지난 6월 2일 법제처는 '그럴 경우 주민투표가 시행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된 것으로 보아 A안과 B안에 대한 행정·재정상의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고 회신했다. 한 마디로 주민투표를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다. 주민투표를 추진했던 가장 강력한 배경을 잃은 셈이다. 서울시는 당시 공황 상태에 빠졌었다.

프레시안 :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결정을 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투표율이 낮다 해도) 그것 나름대로 복지 포퓰리즘의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었다.

강희용 : 서울시는 투표율에 회의적이라 주저하던 한나라당 서울시당과 서명부를 받는 사람들에게 '투표율 미만 시 두 가지 안 다 폐기된다'는 걸 가지고 설득했는데, 그게 안 되니 얼마나 당황했겠나. 애초 주민투표를 8월 11일에 하기로 했었다. 가장 더울 때다. 그때 하면 사람들이 잘 안 올 거라 판단한 거다. 하지만 법제처 결정으로 이것은 깨끗이 날아 갔다.

두 번째는 '전면적 무상급식'과 '단계적 무상급식' 프레임으로 짜놓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통상 무상급식 관련 찬반으로 물을 때는 7:3 정도가 나온다. 반면 '전면적이냐, 단계적이냐'를 물으면 거꾸로 3:7 정도가 나오기 때문이다.

"자신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무상급식을 주민투표로 심판?"

프레시안 : 얼마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전면이 아닌 단계적 무상급식에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강희용 : 서울시는 매달 여론조사를 통해 이런 결과를 확인해왔다. 서울시의 '전면적이냐 단계적이냐'는 프레임은 지난 1월, 서울시의회와 협상 과정에서 나왔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 프레임대로 가면 서울시가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왜 그런가.

강희용 :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면적인 거를 안 좋아한다. 확 변하는 거 안 좋아한다. 그러니 자기네(서울시)는 선별 무상급식이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하겠다'고 하는 거고, 우리(서울시의회)는 '한 방에 하는 거다'고 프레임을 짰다. 그러니 이게 어떤 판단을 가져오겠나. 서울시는 이렇게 문구를 정하면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또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투표 문구를 정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야기를 잠깐 하면, 중선관위는 '주민투표선거관리규칙'을 지난 5월 20일, 갑작스레 개정했다. 애초 주민투표 문구는 지자체장과 선관위가 협의해서 정하게 돼 있었지만 이를 지자체장에게 일임했다. 사회적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한 선관위에서 아예 오세훈 시장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 것이다.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마지막으로 주민투표에서 청구요건 적격성을 심의·의결하는 '주민투표청구 심의회' 구성과 운영을 자신들이 주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 세 가지가 있었기에 서울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이 세 가지를 믿고 무모하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프레시안 : 밀어붙이기를 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에 계류 중임에도 주민투표를 하는 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위한 서명부의 절차가 잘못된 점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된다.

강희용 : 주민투표의 가장 큰 문제는 주민투표가 삼권분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 제1호에는 재판 중인 사항에 관해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특정 사안을 두고 사법적 판단이 진행되고 있을시, 사법부의 판단을 우선하도록 해 권력분립의 원칙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의회 의장을 상대로 '급식 관련 경비 전액을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지원하게 한 것은 시장의 재량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대법원에 제소했다. 이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자신이 위법하다고 소송을 한 것을 법원 판결이 나기도 전에 주민투표를 하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는 삼권분립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만약 단계적 무상급식이 이긴 뒤, 대법원에서 무상급식은 적법하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200억에 가까운 돈만 쓰고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165개 단체로 구성된 '복지포퓰리즘추방 국민운동본부(이하 국민운동본부)'는 1월 31일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를 교부해 달라는 민원을 서울시에 신청했다. ⓒ프레시안(허환주)

"절차 어긴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명부, 주민투표 할 수 없다"

프레시안 : 주민투표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설명해 달라.

강희용 : 한 마디로 주민투표청구대상이 임의로 변경됐다는 거다. 2011년 2월 9일, 처음 접수·의결된 청구대상은 '전면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였다. 하지만 이후 서명부와 함께 6월 16일, 제출된 주민투표청구대상은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적 무상급식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하는 주민투표'였다. 서명 과정에서 청구대상이 바뀐 거다.

주민투표청구 심의회가 청구대상 변경 절차를 별도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서명부 전체 효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민투표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주민투표청구를 하려는 자는 청구 취지와 이유를 기재해 지자체장에게 제출해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받아야 하고 이 사실을 지자체장은 공표하게 돼 있다. 이를 공표함으로써 주민투표 서명요청 과정에서 일반 서명자들로 하여금 청구취지와 이유에 맞는 서명을 유도해 서명 의사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에 청구대상은 별도의 변경 절차가 없으면 바꿔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걸 마음대로 바꿔서 서명을 받은 거다. 애초 주민투표청구 심의회에 제출한 것과 실제 서명부에 적힌 청구대상이 다른 것은 심각한 문제다.

프레시안 : 서명양식을 무단으로 변경했다고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주장한다. 법정양식이 아니라 마음대로 양식을 무단 변경했다고 하던데 무슨 말인가.

강희용 : 주민투표법과 서울시 조례에 의해 정해진 청구인서명부가 있다. 여기에는 서명자의 필수 기재사항과 더불어 청구권대표자 혹은 그로부터 서명 요청권을 위임받은 수임자의 서명 혹은 날인을 기재하게 돼 있다. 또한, 자치구별로 동별로 구분, 연명부 형태로 서명을 받게 돼 있다. 그리고 아까 말한 '주민투표청구대상'을 기재하게 돼 있다.

하지만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가 만든 임의양식에는 청구인 대표자란이 생략돼 있다. 더구나 연명부도 아닌 낱장, 즉 동별, 자치구별로 서명부를 받은 게 아니라 구분 없이 이를 받았다. 관련 법률과 조례를 모두 무시한 것이다. 실제 이런 문제는 광범위한 불법대리서명을 가능하게 했다. 주민투표법에는 청구인대표자가 받지 않은 서명은 모두 무효로 처리하게 돼 있다. 결국, 서명은 무효인 셈이다.

"오세훈, 복지 의제 선점 못하자 주민투표 선택"

프레시안 : 듣고 보니 주민투표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오세훈 시장이 문제를 무릅쓰면서까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희용 : 오세훈 시장은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주목받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주목받는 일을 하지도 못했다. 본인은 대권 도전 소양을 닦는 기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주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광화문광장 등 별짓을 다 해도 주목을 못 받았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유력 후보 박근혜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를 들고 나왔다. 보편적 복지 전선에 유력 대선 후보가 합류한 것이다. 오 시장으로서는 답답했을 거다. 나름대로는, 시장 임기 동안 서울형 복지 정책을 펼쳐왔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복지에는 좌도, 우도 없다. 문제는 선점이다. 누가 먼저 선점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오 시장은 먼저 복지를 시작했지만 주목받지 못한 게 한이었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은 다른 대선 주자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아예 다른 길을 가려고 마음을 먹은 거다. 어차피 복지로는 빛을 발하지 못할 거 같으니 아예 반대편으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을 거다. 그게 '무상급식' 반대다.

주민투표를 통해 반(反)복지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 내년이 됐건 차차기 대선이 됐건, 자신의 이미지를 반(反)복지로 맞추고자 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 쓸모도 없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우리나라 가장 오른쪽에 있는 단체와 인사들을 동원해 진행하고 있는 거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가 복지 포퓰리즘을 막는 시금석이 될 거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주민투표에 과대하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건, 지금 자신의 정치적 의도 때문에 사안의 경중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오 시장은 이를 깨달아야 한다.

프레시안 : 마지막 질문이다. 현재 서울시의회 민주당에서는 주민투표 수리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본안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 같나.

강희용 : 본안 결정은 상당시간이 걸리겠지만 주민투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결과는 주민투표 전에 결정될 것이다. 아까 언급했던 주민투표의 형식적, 실체적 문제를 법원이 제대로 판단한다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법원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중단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kakiru@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