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대…"나도 해볼까?"의 현실
전자책 시대…"나도 해볼까?"의 현실
[나도 책 쓴다]<2>꿈을 먹고 살면 굶어 죽는다
당신은 국문과를 나왔다.

중견 회사를 2년 동안 문제없이 다니다가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말한다.

"난 이제부터 책 쓸 거야"
이 말. 문제없다.

"난 이제부터 책 쓸 거야"
이 말. 답이 없다.

사표는 내지 말고 주위에 말해보라. 혈액검사처럼 애정검사를 할 수 있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게 된다. 이 말에 세 가지로 반응이 나온다.

유형1. "그래 밀어줄 테니 한 번 해봐" 당신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다.
유형2. "일단 회사 다니면서 써 봐도 되잖아"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유형3. "미쳤니?" 그는 사람이다.

그래도 이것은 말로 된다. 이 사회 현상은 독특하다. 가족의 반응이 의성어로 나타난다. 작가 선언을 한 사람이 국문과라면 이해 될 수도 있다. 공대나 경영학과라면? 밥 먹을 때는 피해야 할 말이다. 아빠가 밥상에 숟가락을 '딱!' 소리가 나게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는가?

'딱!' 소리를 듣고 싶다면 "사표 냈어요. 이제부터 글 쓸래요"라고 말하라. 백수 남자친구랑 결혼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비슷한 소리를 낸다. 하지만 숟가락이 밥상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작가 남자친구와 결혼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이 말은 "유부남과 결혼 할래요" 급이다. 여기서 더 이상의 조합을 하면? 참아라. 119를 불러야 할 상황이 된다.

작가 선언 이후 친구들은 만나자는 의사 표시를 한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관심을 보인다. 당신이 생각할 때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친구가 말한다. "난 네가 뭘 하든 믿어.".이럴 때 말하는 방법이 있다. "나랑 같이 할래? 너도 책 좋아하잖아" 친구의 표정이 겸손해 진다. 무책임한 친구가 분명하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당신은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업 작가 선언은 충격이다. 말 한마디가 당신을 배신자로 만든다.

작가는 못 먹고 못 산다. 이것은 편견이다. 다른 예도 많다. 수 만부에서 수백 만 부 베스트셀러작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의 현실은 지옥이다. 만약 당신이 초고를 완성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쓴 원고는 운이 좋다. 3개월 만에 원고지 1200매(A4 1500매, 10point)를 써냈다. 3개월간의 노력이 빛을 본다. 100여 개의 출판사에 메일로 보냈다. 그 중에 한 출판사에서 계약을 하자는 메일이 왔다. 눈물이 맺히고 메일을 여러 번 본다. 계약 조건은 인세 10%, 선인세 300만 원이다. 숫자나 퍼센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따져보면 3개월 작업의 대가는 월급 100만 원이다. 운이 나쁜 작가는 6개월의 작업을 책으로 낸다. 월급 50만 원이다. 상황이 곤혹스러워지기도 한다. 첫 책은 재판이 인쇄되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올해는 책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월급이 3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자식이나 친구가 연봉 300만 원을 받는다면 저자를 배신자로 부르는 것이 이해가 된다.

저자가 피해야 하는 말 중 하나가 '돈'이다. 돈을 보고 글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은 저자에게 자존심 같은 것이다. 이 생각은 빈틈이 많다. 현실적으로 책의 저자는 돈을 벌 수 없다. 출판사에서 줄 수 있는 돈도 한계가 있다. 스티븐 킹이 받은 책 인세는 1500달러이다. 그 책이 전국 보급판으로 다른 출판사에 판권이 매각되면서 40만 달러를 쥐게 된다. 미국은 2만 개의 공공도서관과 1300개의 서점 체인망인 반스앤노블즈, 전세계 영어권 책 시장을 한 손에 잡고 있는 아마존까지 있다. 게다가 미국 인구는 3억이 넘는다. 튼실한 유통망과 그 곳에서 책을 사는 대규모의 독자군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도 도서관을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과제를 내준다.

한국의 인구는 5000만이다. 몰아주기 문화까지 더해져 베스트셀러에 구매를 집중한다. 실제 대부분의 책들이 재판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 때문에 저자는 초판 선인세 200~300만 원의 돈 밖에 받지 못하는 처지이다. 게다가 강남의 유명 논술 학원에서는 책을 읽지 않아도 시험을 칠 수 있게 책 내용을 잘 요약해서 준다. 인구도 유통도 학교도 도서관 수도 받쳐주지 못하는 한국 출판의 현실에서 전업 작가를 해서 먹고 사는 길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수밖에 없다. 베스트셀러 작가는 몇 명이나 있을까? 세 보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300명 안쪽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작품이 스테디셀러가 되지 못하면 계속 베스트셀러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부분의 저자는 책을 낼 때 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한다. 이 현실에서 전업작가라는 것은 로망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전업작가는 선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겸재 정선은 30대 중반까지 과거에서 낙방을 한다. 그 시대의 낙방자들 중에 경제력이 있는 선비들의 경우 시와 서화에 집중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연잉군(훗날 영조)의 그림 선생이 되어 첫 월급을 받게 된다. 세자가 되지 못한 왕자는 나라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권력을 지향하는 교육은 피하게 된다. 그렇기에 왕이 되지 못하는 왕자의 그림 교육은 국가의 일이다. 하지만 겸재 입장에서는 부업이다. 외조부의 경제력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조선시대의 최고 화가 겸재도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렇듯 전업작가들은 책과 작품으로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몇 가지 편법들을 사용한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어떤 이들은 고스트라이터가 되어서 대필 작업을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해서 고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혹은 글쓰기 작가나 학원 선생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글쓰기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일부 작가들은 인세보다 강의 수입이 더 많다. 방과 후 수업이나 지자체와 관공서 사업의 강사가 된다. 전업작가에게 부업은 필수다. 그래도 이 작가들은 등단이나 문단의 인정 혹은 몇 만 부씩 나간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해당되는 경우다. 그래도 벌이는 시원치 않다.

작가들이 솔로가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글을 쓰는 것은 무덤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2~3년 버틸 돈을 모아야 한다. 그 돈을 생활비로 다 쓰고도 생활이 계속 어렵다면 다시 취업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이력서는 2~3년 정도가 비어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빠지게 된다.

다음 번 연재 글도 돈 이야기 입니다. 아쉽지만 제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가 '교보이리더'라는 새로운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5.7인치의 화면에 제한된 기능(주로 전자책 구독 용도), 적지 않은 가격(34만 원)을 갖고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화려한' 태블릿PC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와 e-ink 형태의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었지만 외면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시장' 자체는 앞으로 더디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전자책 독서에 강점을 가진 태블릿PC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미국의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제품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양의 전자책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향후 콘텐츠 수익이 커질 것임을 예상해 싼 값에 킨들을 보급했습니다.

결국 전자책 시장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싸고 편리하게 제공하느냐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제2의 킨들'을 기대하며 인터넷서점과 통신사(태블릿PC 서비스)들이 전자책에 내놓을 콘텐츠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전자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이 이 기회를 잡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12월 7일 전자책 저자(작가) 되기 강의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된 웹페이지를 참조하세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1118142928§ion_code=04

☞1편, <'나꼼수', 무료 전자책 버전이 나왔다고?…전자책, 기계가 아닌 사람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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