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 원고 보낸 적이 있는가?
출판사에 원고 보낸 적이 있는가?
[나도 책 쓴다]<9>'저자 생태주의자'는 나무를 죽인다
사람들? 책 안 읽는다. 독자는 줄고 저자는 늘고 출판사는 모자라는 수입을 채우기 위해 정가를 올린다. 독자는 비싸서 책을 안 산다. 이 모진 회전에 저자와 출판사는 견디기 힘들다. 말이 좋아 롱테일 시장이지 생산자들을 죽이기 딱 좋다. 롱테일 시장은 종수가 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저자가 늘어났지만 쫓겨나는 원고 투성이다. 출판사의 경영진과 편집진은 출간 결정을 한다. 출간 결정을 할 때 여러 요소들이 고려된다. 출간 방향, 분야, 시장성, 원고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결정된다기 보다는 개별성과 정체성에 의한 결정이다. 각 개별 출판사 마다 그 특성대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원고와 기획안을 가진 저자 입장에서는 여러 출판사를 다녀야 한다.

웹툰을 그리기 전에 강풀이라는 만화가는 200여 개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했다. 틱낫한 스님의 <화>도 여러 출판사로 떠돌았지만 출간까지 고된 과정을 겪었다. 어떤 저자들은 출판사의 보수성이라고 쉽게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출판사는 생존의 문제와 가깝기 때문에 이해해야 한다.

여기에 저자의 자존심도 더해진다. 경제경영서는 북21에서 내야하고 시집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내고 싶어 한다. 김영사나 웅진씽크빅에서라면 말이 필요 없다. 각기 전문 분야를 가진 대형 출판사들을 통해서 책을 내고 싶어 한다. 어떤 출판사에서 책을 내느냐가 자신의 책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형 출판사일수록 홍보나 마케팅을 더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도 가지고 있다. 이 기대치는 출판사의 브랜드 파워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친분관계나 소개가 아니라면 많은 저자들은 규모가 큰 출판사로 가고 싶어 한다. 이 원고를 쓰는 나도 큰 출판사에서 이 연재를 책으로 내고 싶다. 전통 있는 출판사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 욕구를 인정한다.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문제는 저자가 이 기회를 노리고 있는 동안 책 자체의 출간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 출간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오래되면 결국 작은 출판사로 가거나 혹은 자비출판을 하게 된다.

문제는 출간 결정 권한이 출판사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기의 시간은 지치고 힘들고 짜증이 난다. 우리가 그러는 동안 출판사는 수많은 번역서 검토와 메일에 쌓이고 있는 저자들의 원고를 훑으며 당신의 원고를 뒷편에 미뤄놓는다. 이 상황에 저자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다. 고생해서 쓴 기획안과 원고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좌절한다.

자비 출판을 하게 되면 더 좋을 수 있다. 원하는 시점에 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 결국 출판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향후의 집필을 포기하기도 한다. 당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은 절대로 출판이 아니다. 당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은 자존심과 욕심 그리고 명예와 돈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다. 당신이 저자가 되고 싶다면 많은 돈을 준비하지도 말고 배고픈 출판사에게 상처받지도 말자.

이 상황에서 저자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저자 원고의 자존심은 출판사의 선택이 아니라 독자의 선택에 의해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원고가 10년 철학 연구의 성과라고 생각해보자. 다수의 독자들이 첫 문장부터 어려워서 보지 않는 책이다. 게다가 당신은 교수도 아니다. 이렇다면 출간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원고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당신의 원고를 보고 싶어 하는 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어떻게 될까? 108명의 독자가 당신의 원고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들을 버릴 것인가? 독자가 적으면 어떻고 많으면 어떤가? 출간 기회를 통해 당신이 쓴 책을 읽으며 배우고 기뻐하고 혹은 화내고 슬퍼할 독자들을 생각하는 것이 저자의 자존심이다.

책을 내기로 결정했다면 출판사 브랜드와 판매되는 수량은 잊자.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것들과 무관하게 당신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신과 책으로 교감하는 독자들이다.

일부 저자들은 자신의 책이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겸손한 저자라도 자신의 책을 비판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제 책은 읽을 사람이 많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저자들도 내심 기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 종이책이 출간되어서도 판매가 되지 않는 이유를 출판사의 홍보와 마케팅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장은 소수만 선택하고 다수는 버린다는 인식도 저자가 인정하는 바이다. 사람이다. 어찌 욕심이 없겠는가.

욕심을 내고 싶다면 직접 독자를 만나라. 강의를 하던 블로그를 하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자를 만나라. 독자를 만날 기회를 성격의 문제나 자존심의 문제로 포기한다면 욕심도 포기하면 된다. 왜 홍보와 마케팅이 출판사의 몫인가? 그들이 파는 것은 당신의 책이다.

홍보와 마케팅을 직접 할 요량이 아니면 인터넷 서점에서 독자가 우연히 검색하다가 당신의 책을 사게 놔두면 된다. 이것이 자연 판매이다. 저자들 중에 이런 생태주의자들이 일부 있다. 이 저자 생태주의는 나무를 죽여 만든 종이에 책을 인쇄한다. 그리고 책을 독자의 서가가 아니라 창고와 서점의 창고에 보관한다. 자연을 파괴하는 저자 생태주의자는 피하자. 꼭 기억해야 한다. 책이 나온 지 알아야 독자가 책을 살 지 말 지 결정한다. 저자는 직접 홍보하고 직접 마케팅해야 한다.

자비출판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비출판은 책의 제작비나 편집비를 선지불하거나 혹은 출간 후에 1000부 이상의 책을 저자가 되사오는 경우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출판사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기획과 편집, 홍보, 마케팅, 유통까지 저자가 직접 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당신이 독자이다. 그렇게 당신의 원고를 여기 저기 알리고 싶다면 차라리 블로그에 전체 원고를 올려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사실이다. 오로지 책을 내서 저자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싶어 하는 당신. 그 권위에 종속되지 말자. 당신의 원고와 당신은 그 권위보다 더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돈과 권위를 바꾼 당신은 행복할 수 있겠는가? 돈을 써서 명예를 얻고 싶었지만 결국 명예를 버리게 되는 일이 된다.

물론 출판사의 리스크를 저자가 짊어지겠다는 자세는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리스크를 짊어지는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 리스크를 출판사 몫으로 하지 말고 바로 당신의 몫으로 하라. 그리고 돈으로 사지 말고 당신이 직접 책을 판매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실패하거나 혹은 시장성이 없다면 그 부담은 저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 가끔 출판사 직원들이 고생한다고 회식을 시켜주는 저자가 있다. 좋은 일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은 당신의 책을 당신이 많이 팔아서 출판사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일이다.

전자책 저자는 출판사의 선택을 바라지 않고 출간 과정의 리스크를 온 몸으로 받아 안으며 독자를 직접 만나야 한다. 이 마인드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전자책 저자가 되기 쉽지 않다. 저자는 원고만 쓰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수많은 출판사들이 도산하고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하는 것이다. 전자책 저자들은 이 과정을 주도하는 기획자이며 원고 생산자이다. 출판의 전 과정을 저자가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 전자책은 특히 그렇다.
'교보문고가 '교보이리더'라는 새로운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5.7인치의 화면에 제한된 기능(주로 전자책 구독 용도), 적지 않은 가격(34만 원)을 갖고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화려한' 태블릿PC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와 e-ink 형태의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었지만 외면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시장' 자체는 앞으로 더디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전자책 독서에 강점을 가진 태블릿PC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미국의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제품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양의 전자책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향후 콘텐츠 수익이 커질 것임을 예상해 싼 값에 킨들을 보급했습니다.

결국 전자책 시장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싸고 편리하게 제공하느냐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제2의 킨들'을 기대하며 인터넷서점과 통신사(태블릿PC 서비스)들이 전자책에 내놓을 콘텐츠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전자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이 이 기회를 잡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12월 7일 전자책 저자(작가) 되기 강의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된 웹페이지를 참조하세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1118142928§ion_code=04

☞1편, <'나꼼수', 무료 전자책 버전이 나왔다고?…전자책, 기계가 아닌 사람이 관건>
☞2편, <전자책 시대…"나도 해볼까?"의 현실. 꿈을 먹고 살면 굶어 죽는다>
☞3편, <까뮈도 공무원이었다…전업작가가 될 수 없다면? 불어로 책을 쓰든가>
☞4편, <에코는 '왼쪽에서 오른쪽' 글을 썼고, 난 '태블릿PC'로 글을 쓴다…'메모장' 글쓰기의 효용>
☞5편, <카카오톡으로 책을 쓴다고?…책상 서랍의 만년필과 원고지>
☞6편, <작가 이외수에게 필요했던 것은 불륜?…저자를 위한 동화>
☞7편, <'짱구'가 그랬다 "호기심이 인생을 망친다"…책 쓰기 첫걸음은 거짓말>
☞8편, <기획하고 쓰고 교정에 표지까지…1인 출판의 꿈, 배고픈 빅마마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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