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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첫 '위법' 판결…사업 취소는 못해

법원 판결 파장, "재해 예방 사업이라 볼 수 없다"

선명수 기자 2012.02.10 11:39:00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4대강 사업 자체의 타당성을 들어 위법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법원은 '공익'을 이유로 사업시행 계획은 취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부산고법 행정1부(김신 수석부장판사)는 10일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한 국가재정법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 지난해 낙동강 준설 현장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재판부, 국가재정법 '위반' 인정…"보 설치가 재해예방 사업이라 볼 수 없어"

재판부는 "국가재정법 제38조와 시행령 제13조는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경제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낙동강 사업 중 보의 설치, 준설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누락해 행정 처분이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대규모 재정이 드는 국책사업에 대해 피고의 주장처럼 재해예방을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안하면 국가재정법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준 뒤, "보의 설치가 재해예방 사업이라고 볼 수도 없고, 준설 등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킬 정도로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6개 보의 건설(낙동강엔 8개)로 '물 그릇'을 키워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사업 추진 명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사정판결 내린 재판부 "사업 자체는 위법하지만…"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국민소송단 1791명이 국토해양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청구소송에선 1심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각하 또는 기각했다.

사업 자체는 위법하지만, 이미 막대한 예산이 투여된 만큼 이를 취소하는 것이 공익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보의 설치가 거의 100% 완성됐고, 준설 역시 대부분 구간에서 완료돼 이를 원상회복한다는 조치는 국가재정의 효율성은 물론 기술·환경 침해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업을 위해 광범위한 토지가 수용돼 많은 이해 관계인과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돼 이를 취소하면 엄청난 혼란이 우려되는 등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사정판결'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위헌·위법 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은 지난 2009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법 등을 위반하고 대규모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서울행정법원, 부산지법, 대전지법, 전주지법에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 청구소송을 냈으며 1심 재판부는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취소 청구는 기각하더라도 사업 자체의 위법성은 인정한 만큼, 향후 대법원의 결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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