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KBO리그에 던지는 7가지 질문
후반기 KBO리그에 던지는 7가지 질문
[베이스볼 Lab.] 대기록, MVP, 5강, 우승팀의 향방은?
2015.07.21 13:50:31

숨가쁘게 달려온 2015 KBO리그가 반환점을 통과했다. 후반기 개막을 맞아, 7가지 질문을 통해 남은 KBO 정규시즌을 점쳐 봤다.

1. 후반기에 탄생할 대기록은?


타고투저 시즌답게 타격 분야에서 풍성한 대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건 ‘크보 본즈’ 테임즈와 MVP 탈환을 노리는 박병호의 홈런왕-타점왕 경쟁.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그대로 유지할 경우 테임즈는 49홈런, 박병호는 50홈런이 가능하다. 이 경우 테임즈는 역대 외국인타자 최다홈런을, 박병호는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하게 된다. KBO 사상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아무도 없었다. 


▲인간계를 넘어 신계로 진출한 테임즈 ⓒNC다이노스



또 지금 페이스라면 테임즈는 151타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는데, 이는 역대 최고인 2003년 이승엽의 144타점을 뛰어넘는 기록이자 최초의 150타점 기록이 된다. 물론 타점은 타자 개인의 능력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에, 100% 달성을 장담하긴 어렵다. 나성범(124.7타점 페이스), 이호준(138.7타점 페이스)까지 포함한 KBO 최초 ‘한 시즌 한 팀 120타점 타자 3명’ 달성도 마찬가지. 한편 테임즈는 도루 분야에서도 22개로 38.6개에 도달할 페이스인데, 약간만 더 분발할 경우 KBO 최초의 40홈런-40도루 기록을 노려볼 수 있다. 1982년 백인천의 시즌 최고 장타율(0.740)도 테임즈에 의해 깨질 가능성이 높은 기록이다(현재 0.783).


NC와 넥센은 팀 차원에서도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우선 NC는 82경기에서 134도루를 기록 중인데, 144경기로 환산하면 235개 팀도루를 바라볼 기세다. 이는 1995년 롯데의 한시즌 팀 최다도루(220개)를 넘어서는 기록. 그외 NC는 한 팀 50도루 선수 2명(박민우, 김종호 가능), 한 팀 30도루 선수 4명(박민우, 김종호, 테임즈, 나성범) 등 도루와 관련한 다양한 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팀 홈런 204개 페이스인 넥센도 2003년 삼성(213홈런) 이후 처음으로 팀 홈런 200개 돌파(역대 5번째)를 바라볼 수 있다. 넥센은 팀 2루타 개수도 320개 페이스로 지난해 자신들이 세운 한시즌 팀 최다 2루타(275개)를 넘어 최초의 2루타 300개를 바라볼 기세다. 또 유한준은 2루타 50개 페이스로 역대 최고기록인 43개(이종범, 이병규, 박정태)를 넘어 최초의 2루타 50개를 내다본다.


투수 쪽에서는 유희관의 20승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12승을 기록중인 유희관은 산술적으로 시즌을 마칠 때 21승을 거둘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2000년대 이후 3번째 20승/1999년 정민태 이후 최초의 국내 투수 20승/1985년 김일융의 25승 이후 좌완투수 최다승 2위’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물론 타자의 타점과 마찬가지로, 투수의 다승도 투수 혼자만 잘 던진다고 세울 수 있는 기록은 아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


구원투수 쪽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20홀드를 기록중인 안지만은 이 기세로 시즌을 마칠 경우 34.7홀드를 작성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한시즌 최다 홀드인 2012년 SK 박희수의 34홀드 기록에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또 한화 권혁은 쿼드러플 더블(다승, 패, 홀드, 세이브 4개 부문에서 두 자리 수 기록)을, SK 정우람은 트리플 더블(다승, 홀드, 세이브 3개 부문 두 자리 수 기록)을 세울 지도 관심사다. 한화 권혁은 지금의 등판 형태를 계속 이어갈 경우 130.8이닝을 던지게 되는데, 이는 2002년 두산 이상훈(삼손 아님)의 133.2이닝 이후 구원투수로는 처음으로 130이닝을 돌파하게 된다. 물론 이건 달성하는 게 그리 달가운 기록은 아니다. 

2. MVP, 투수 골든글러브, 신인상은 누가?


지금 현재 시점에서, NC 에릭 테임즈와 MVP 자리를 두고 대적할 만한 후보는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테임즈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모든 비율에서 초인적인 스탯을 기록 중이며 홈런수에서는 박병호에 약간 뒤지지만 더 많은 타점과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성공률도 84.6%로 웬만한 ‘대도’들보다 나은 수준. 여기에 역대 최고장타율, 역대 최다타점, 40-40 클럽 등 다양한 대기록 수립을 바라보고 있기에, 부상 문제만 없다면 무난히 시즌 MVP를 수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KBO 시상식장 앞에 세워진 척화비도 테임즈 정도의 성적 앞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반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투수 골든글러브는 수상자를 점치기 쉽지 않다. 순수하게 투수 개인의 능력만을 놓고 보자면 좋은 볼넷/탈삼진 비율과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넥센 밴헤켄이 가장 유력한 후보여야 한다. 그러나 밴헤켄은 평균자책점이 3.98로 다소 높은 편이라,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중인 KIA 양현종(1.77)에 비해 불리하다. 그렇다고 양현종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전반기 12승 2패를 기록하며 20승에 도전하는 두산 유희관이 있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단순 평균자책점은 물론, FIP 등에서도 밴헤켄과 양현종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KBO 시상식에서 승이 많은 투수를 우대해온 점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유희관에게 유리한 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 


최고 신인상은 삼성 구자욱과 넥센 김하성의 2파전이다. 단순 타격 성적만 보면 1할 가까이 높은 OPS를 기록중인 구자욱(0.940)이 김하성(0.842)보다 우세해 보이는 게 사실. 그러나 김하성은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인 유격수로 84경기에 출전하면서 거둔 성적으로, 대부분의 경기에 1루수로 나선 구자욱보다 수비 기여도가 크다. 실제 리그 유격수 중 김하성보다 높은 OPS를 기록한 선수는 두산 김재호(0.849) 하나뿐이며, 김하성은 리그 유격수 중 가장 많은 홈런(13개)과 세 번째로 많은 도루(11개)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물론 데뷔 이후 끊임없이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구자욱의 스타성을 감안하면, 실제 투표에서는 구자욱이 승자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3. 한화의 질주는 계속될까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화제를 몰고 다니는 팀은 한화 이글스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전반기 5위(44승 40패 승률 0.524)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벌써부터 PO 진출이 가능할지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전반기 한화의 호성적은 막강한 불펜 투수진과 경이로울 정도의 득점권 집중력(특히 홈경기에서), 그리고 경기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는 김성근 감독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결과다. 야구는 전력 외에도 상대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기인데, 김성근 감독은 경기 안에서 움직이는 능력만큼은 KBO 사령탑 중 정상급이다. 이 면에서 김경문, 염경엽, 조범현 감독 정도 외에는 적수가 없다. 한화보다 좋은 전력을 갖춘 팀들이 정작 맞대결에서는 고전하는 건 이런 ‘상대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단한 건 한화가 외국인 타자, 최진행, 김경언 등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결장 속에서도 5할 승률 +4승을 거뒀다는 것. 이에 후반기 주축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성근 감독의 경기안에서 움직이는 능력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연합뉴스



하지만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우선 전반기에 팀을 ‘하드캐리’해 온 불펜투수진의 페이스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권혁은 7월 들어 평균자책점 6.17로 어느덧 평균자책점 4점대에 진입했고, 박정진도 7월 평균자책점 5.79, 송창식은 같은 기간 8.44를 기록하고 있다. 권혁-박정진-송창식은 팀내 최다이닝 4-5-6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일반적인 불펜투수의 한 시즌 소화 이닝에 도달한 상황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선발진이 약한 한화로서는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면 이기는 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한화로서는 후반기 첫 12연전 결과가 남은 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kt-삼성-두산-KIA를 차례로 상대하는데, 하나같이 한화 김성근 감독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 혹은 감독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12연전에서도 5할 승률 이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면, 한화는 5위로 와일드카드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한화의 승률은 점차 피타고리안 기대승률(0.473)에 가깝게 수렴하게 될 것이다.

4. LG의 반등은 가능할까


지난 시즌 LG는 시즌 초반 최하위권을 맴돌던 팀에서, 정규시즌 4위로 뛰어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미 87경기를 치른 올 시즌 현 시점에서는 반등을 꾀하기는 너무 늦었다. LG의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은 0.442로 팀의 실제 승률과 정확하게 일치하며, 이는 지금 LG의 성적이 정확하게 팀이 가진 실력만큼의 성적이라는 의미다. 어떤 면에서는 내년 쯤에 찾아올 줄 알았던 위기가 조금 일찍 찾아왔다고도 볼 수 있다. 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팀 분위기를 해치고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몇몇 베테랑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30대 후반 노장 선수와 다른 팀에 가면 결코 주전이 될 수 없는 대체선수들로 꾸려가는 라인업에는 미래가 없다.

5. kt는 최하위를 면할 수 있을까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질문을 했다가는 ‘농담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kt의 탈꼴찌 가능성을 논해볼 때가 됐다. 시즌 초반 2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던 kt는 온갖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한 6월부터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6월과 7월 두 달간 kt는 18승 16패로 0.529의 승률을 기록 중인데, 이는 같은 기간 리그에서 네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특히 타선은 6월 팀득점 3위, 7월 팀 장타율 2위를 기록하며 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고, 마운드도 7월 들어 평균자책점 4.74(5위)로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만약 kt의 젊은 투수진과 힘있는 타선이 후반기에도 내내 6-7월 같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다면, 4할 승률과 탈꼴찌도 전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다시는 막내팀을 무시하지 마라 ⓒkt위즈



관건은 선수들의 체력. 신생팀 선배인 NC는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여름 전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하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하락세를 경험했다. 아무래도 1군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신인급 선수들은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는 144경기 체제라서 시즌 후반이면 중견급 선수들도 체력적인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전반기에 다소 무리한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6. 마지막 5강 한 자리의 주인은?


사실상 4강 자리의 주인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 삼성-NC-두산-넥센은 안정적인 전력을 보유한 팀이며, 프런트와 현장 지도자들의 역량도 뛰어나서 시즌 후반 급작스레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5위 한자리를 놓고 나머지 팀들이 경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가장 전력상으로 볼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팀은 SK 와이번스다. SK는 당초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좋은 선수진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지만, 시즌 초부터 김강민과 최정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득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운드에서도 외국인 투수 밴와트와 켈리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시스템대로 투수진을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축 타자들이 모두 합류한 만큼 후반기에는 득점력 면에서는 다소 나아질 전망. 특히 4번타자 브라운의 득점권타율(0.192)이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SK 코칭스태프는 경기 안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는 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힘든 여건에서도 비교적 투수진을 원칙에 따라 잘 관리하면서 전반기를 버텼다. 이런 투수진 관리는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 이후부터 좋은 결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 SK는 7월 팀 평균자책점 3.29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돌아온 세든이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더 이상의 부상자만 나오지 않는다면 무난히 5위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 


반면 KIA와 롯데는 산술적으로는 아직 5강권을 포기하기는 이르지만, 전력상 현재 순위를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IA의 경우 김기태 감독이 없는 살림을 잘 이끌어 가고는 있지만 팀의 득점력이 너무 약하고 마땅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롯데의 경우엔 팀 고위층에 또아리를 튼 안티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어서 문제다. 롯데팬을 자처하는 이 최고위층 안티가 구단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는 한, 감독이 아무리 선수들을 독려하고 선수들끼리 잘 뭉쳐도 소용이 없다.

7. 최종 우승팀은 어디일까?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삼성은 전반기를 1위로 끝마쳤다. 하지만 지난 4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일단 삼성의 강점인 마운드가 다소 예년만 못한 모습이다. 승차도 2위 두산과는 불과 1게임차, 3위 NC와의 게임차도 1.5게임에 불과하다. 맞대결 한 두 번이면 바로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다. 여기에 4위 넥센도 4게임차로 얼마든지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사정권에 있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1위 팀이 대부분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도 우승했다. 따라서 반게임차라도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느냐 2위로 마치느냐는 엄청난 차이다. 


그렇다면, 단순 전력만을 놓고 볼 때 가장 삼성에 위협적인 팀은 어디일까. 의외로 NC 다이노스가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전반기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상으로 삼성은 50승 33패 승률 0.601, NC는 49승 33패 승률 0.600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0.539)과 넥센(0.572)의 기대승률은 다소 격차가 있는 편. 1위 싸움이 삼성과 NC 두 팀간의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실제 NC는 1~5번 타순의 공격력, 불펜투수진, 수비력과 기동력 면에서 삼성과 대등하거나 더 나은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처참하게 당하기만 하던 삼성전 상대전적도 올해는 4승 5패로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남은 시즌 주력 선수의 부상 변수만 없다면, 삼성과 맞대결 결과에 따라 충분히 1위에 도전해볼 수 있다.


물론 삼성은 NC와 달리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경험과 풍부한 선수층을 보유한 팀이다. 이런 삼성의 강점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작년까지는 이 질문에 ‘삼성’이라고 100% 확신을 갖고 대답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만큼의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는 게 차이다. 


최종 대답은 이렇다: 아마도, 혹시나, 어쩌면, 삼성이 우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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