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자 100명 아부다비 8성급 호텔 머물 뻔 했는데…
靑 기자 100명 아부다비 8성급 호텔 머물 뻔 했는데…
[자유언론이 민주주의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③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20대 국회 시작과 더불어 발의된 '청와대 언론장악 방지법'(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언론계 출신 야 3당 국회의원들의 기고를 받아 연속 게재합니다.

이 기획은 보수정권 9년 만에 국제단체가 실시한 언론자유지수 조사에서 70위까지 추락한 대한민국 언론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언론장악 진상규명 청문회 실시 ▲청와대 언론장악 방지를 위한 법 개정 ▲부당하게 해고된 언론인들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편집자


청와대 홍보수석실 보도지원 비서관실은 공식부서 명칭으로, 흔히 춘추관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춘추관은 펜기자, 사진기자, 방송카메라 기자 등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며 청와대 관련 제현안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송고하는 공간으로, 대통령을 비롯하여 청와대 대변인 및 관계자들이 언론브리핑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행사 및 해외순방 행사에는 통상 출입언론사간 사전에 협의한 풀단을 구성하여 취재를 하고, 풀단이 취재한 내용을 전체 출입기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취재가 허용되었다. 국민의 정부까지는 정해진 시간에 비서실을 드나들며 취재가 가능했으나, 출입 언론사가 대폭 확대 되면서 비서실 출입은 제한되기도 했다. 매일 오전 오후에 대변인을 비롯한 주요관계자들이 춘추관에 들러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면서 소통하였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부터 권언유착, 정경유착, 5대 권력기관 등 관행적이던 기득권과의 유착을 청산하고, 정권 스스로도 권한을 내려놓는 등, 반칙과 특권 보다 원칙과 상식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었다. 대언론정책도 일관되어야 했다. 주요 메이저 언론사만 출입하던 청와대 출입 언론사를 대폭 확대하였다. 국민의 정부까지 매우 제한적이었던 출입언론사가 인터넷 언론사까지 포함하여 대폭 늘어났다.


그러자 끊임없이 언론사와의 소송분쟁도 잇따랐다. 청와대 출입하는 언론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일정 시간에 자유롭게 출입이 허용되었던 비서실 실무공간에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다. 언론사가 늘어난 관계로 취재단 출입허용시, 청와대 비서진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보안상의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를 두고, 언론사의 취재환경을 제약한다는 악평도 받았다. 반면, 기존 메이저 중심의 언론 기득권을 무너트리고 다양한 매체에 취재환경을 제공하여 오히려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취재환경의 공정성을 확대했다는 평가도 상존하였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통상 1년에 5차례 이어진다. 한번 갈 때마다 3개국씩 연간 15개국을 방문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외교업무를 해태하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 해외순방 이전에 정부는 Protocol(의전), Security(경호), Press(홍보)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외교부, 청와대 비서실, 청와대 경호실이 정부합동답사단을 구성하여 상대국과의 사전 실무협의차원에서 순방국을 방문한다.


주로 홍보업무 관련 실무협의를 담당했던 본인은 정부합동답사단 일원으로 대통령의 일정별 홍보포인트와 풀기자단을 협의하고, 프레스센터 구성 및 기자단 숙소 등 해외순방에 참여하는 수행기자단의 모든 취재 환경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국제사회에서는 유독 중국과 한국만이 100여 명 규모의 메가급 취재단이 구성되어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동행한다. 비교하자면, 대부분의 나라들은 사진기자 10여 명 수준이 순방에 참여하는 수준이다. 


아랍에미레이트(이하 UAE) 답사 시 에피소드를 소개해 본다. 흔히 세계에서도 가장 호화스러운 호텔하면 두바이 7성 호텔을 떠올린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UAE 수도 아부다비에 7성 호텔보다 한 등급 더 높은 8성 호텔이 있었다. UAE 관계자는 사전협상 회의에서 순방하는 우리 측의 모든 수행원들에게 아부다비 8성 호텔의 숙박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했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불이 넘는 부자 나라여서 그런지, 우리와 협상하는 정부관계자의 태도도 다른 데와 비교하면 다소 거만한 태도로 느껴졌다. 내심 UAE측의 그러한 태도들이 시종일관 거슬리던 차였는데, 생각해보니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UAE측이 답방했을 때 우리 측에서도 기자단에게 숙소를 제공하면 되는데, UAE측 기자단 이래봤자 10여 명 안팎수준이어서, 곧바로 질의를 했다. 수행기자단도 국빈자격 방문단이라고 소개하며, 우리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그렇게 할테니 기자단도 8성 호텔을 제공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국빈자격이면 기자단도 포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는지 몇 명이냐고 재차 물어보길래, 100여 명이라고 했더니, 충분하다는 답변이었다. 그 답변 또한 돈 많다는 거만함이 여러 군데서 묻어났다. 


▲ 황희 의원 ⓒ연합뉴스

그런데 답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순방을 준비하는데, UAE측에서 외교부를 통해 한국측 기자단 수가 너무 많아 불가하다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자존심 때문에 당시에는 큰 소리쳤다가 평소 수행단이 10여 명 안팎이었던 UAE측 입장에서 상호주의 원칙이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꼬리를 바로 내렸던 해프닝도 있었다.

참여정부는 언론과 분쟁이 끊임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언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본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래도 당시 춘추관에 출입했던 기자들의 진정성이나 고민들은 매우 깊고 진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려운 현안이 발생하면 많은 것을 물어보기도 했고, 많은 조언과 도움도 받았다. 또 많은 질타도 받았다. 미운정 고운정도 꽤나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당시 출입했던 주요 기자들과 청와대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의 만남은 정부가 마감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언론의 역할이 두드러지면서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게이트를 둘러싸고 언론이 시민의 신뢰를 얻게 되는 계기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향후 건강한 사회로 가는데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황희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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