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친일옹호' 논란, 중심엔 MB
반복되는 '친일옹호' 논란, 중심엔 MB
靑 '친일 불가피론' 이상목 비서관 '경고'…'개인 돌출행동'?
2009.03.02 16:56:00
반복되는 '친일옹호' 논란, 중심엔 MB
'친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상목 청와대 민원제도개선비서관이 청와대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목사의 보좌역 출신인 이 비서관은 3.1절 90주년을 코앞에 둔 지난달 26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당시로서는 (친일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청와대 측은 "그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고, 독립기념 사업이 잘되려면 독립유공자를 잘 기리는 포지티브 방식의 기념 활동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면서도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경위를 보고받은 뒤 '경위야 어찌 됐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시 불거진 '친일옹호' 논란을 단순히 해당 비서관의 돌출행동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긴 어렵다는 지적이 인다. 건국절 논란과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단체의 반발, 뉴라이트 진영의 역사 교과서 수정 논란 등 '과거사 논란'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반복적으로 불거졌었다. '실용적 한일관계'라는 소신을 거듭 밝혀 온 이명박 대통령은 언제나 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 지난 해 4월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아키히토 일왕 내외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일왕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 장면은 당시 '대(對)일본 저자세 외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KBS 화면캡처

건국절 행사엔 280억 원 '예산폭탄', 3.1절에는 10억 원 '찔끔'

실제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 프렌들리' 행보가 두드러졌다. 취임 당일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접견한 것도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였다. 이 대통령은 "(후쿠다 총리가) 첫 손님으로 도착하셔서 매우 의미있다"며 친밀감을 드러냈었다.

취임 후 첫 3.1절을 맞은 지난 해 기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건국절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7년 뉴라이트 진영을 중심으로 출범한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정부는 국무총리 산하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로 확대한 뒤 대대적인 관 주도 캠페인을 전개했다. 정부는 지난 해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에 모두 28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부었다. 올해 3.1절 기념사업에 불과 1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편성된 것과도 대조적이다.

현대사 박물관 건립, 광화문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국가의 거리' 조성사업, 각종 기록물 전시회와 기념우표·주화 발행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15 축사에서 '광복'은 두 번, '건국'은 아홉 번 언급했다. 광복보다는 '건국'에 무게를 싣는 평소의 소신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뉴라이트 진영이 주도하고 있는 '역사 교과서' 수정 움직임 역시 이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을 배경으로 갈수록 본격화되고 있다.

▲ '친일 불가피'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킨 청와대 이상목 비서관. ⓒ프레시안
결국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나온 '친일 불가피론'은 단순한 말실수라기보다는 '예고된 논란'에 가까워 보인다. 정권 주변에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는 인물은 차고 넘친다. 모두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나타난 변화들이다. 청와대가 이상목 비서관에게 "잘못은 없지만 경고한다"는 식의 애매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대목이 앞뒤가 안맞다는 지적도 인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 자체를 문제삼거나, 그렇지 못할 바에야 적극적으로 이 비서관을 옹호하고 나서는 게 타당하기 때문.

애초 노동·인권운동에 몸담아 온 이상목 비서관은 김영삼 정부출범 이후 김진홍 목사의 '뉴라이트 운동'에 투신했고, 대선 과정에선 김 목사의 추천으로 이 대통령의 경선캠프 대외협력팀장과 한나라당 상황분석팀장을 지냈었다.

"과거와 싸우지 말고 미래로 가자"는 靑, '현재'와는 왜 싸우려 드나

청와대 한 관계자는 "친일옹호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단지 과거처럼 일본과 쓸데없는 논란을 벌이지 말고,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는 실용적 관계를 맺자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청와대 측은 최근 금융위기 가운데 일본과 맺은 통와스왑도 이같은 '실용적 외교'의 성과라고 손꼽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일본 챙겨주기'도 만만치 않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일제시절 조선인 소녀들을 강제 동원한 미쓰비시중공업을 '아리랑 3호' 위성발사 사업자로 선정한 대목이 대표적 사례다. 사업자 선정내용은 지난 1월 한일 정상회담 당일 발표됐고, 통화스왑 체결로 급한 불을 끄게 해 준 일본에 대한 답례가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었다.

반복된 '대(對)일본 저자세 외교'는 뜻밖의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해 일본 아키히토 일왕 내외를 접견하면서 찍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꼿꼿한 자세의 아키히토 일왕과 대조적으로, 이 대통령은 일왕과 악수를 나누면서 고개를 숙였었다.

한일관계를 둘러싼 외신의 언론보도에 대한 한국 정부의 행태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 해 7월에는 이 대통령이 주요 8개국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방침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잠깐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와 파문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요미우리신문>은 이 대통령이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허위 보도라면서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요미우리 측이 해당 기사를 인터넷판에서 삭제하자 곧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바 있다. 요미우리 측은 추가 정정보도나 한국 정부의 반론도 싣지 않은 채였다.
uknow@pressian.com 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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