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평등, 4가지 차원에서 악화됐다
한국의 불평등, 4가지 차원에서 악화됐다
[좋은나라 이슈페이퍼] 한국사회 불평등 시리즈 8
'불평등'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변화를 대변하는 중요한 핵심어가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피고용자 내부에서는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심화되었다. 자본 부문에서도 변화가 생겨, 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동안, 수출증가에 힘입어 소수 재벌 기업으로서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강화되었다. 불평등 담론은 이러한 포괄적인 한국 경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등장한 '사회양극화' 담론은 소득 불평등과 관련된 담론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서 불평등은 주로 '경제적 불평등'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개인이나 가구의 '소득 불평등'을 지칭한다. 소득분배의 악화를 다루는 불평등 심화, 양극화와 빈부격차 등 다양한 용어들이 등장하였다.   

경험적인 분석에 앞서, 먼저 네 가지 소득분포와 관련된 개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들 네 가지 개념은 불평등(inequality), 격차(gap), 집중(concentration)과 양극화(bi-polarization)이다. 소득 불평등은 개개인들의 소득이 같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보통 지니계수나 타일지수 등에 의해서 측정된다. 가장 많이 불평등 측정에 사용되는 지니계수는 개인들 사이의 소득 차이를 분석한다. 소득분포의 양극단의 분포에 민감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격차 분석은 양극의 집단에 초점을 맞추어 소득분배를 분석한다. 격차는 집단 간 소득 비중이나 평균 소득의 차이를 지칭한다. 대표적으로, S80/S20은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비중의 비율이며, P90/P10은 상위 10%의 평균소득과 하위 10%의 평균소득의 비율을 의미한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가 <21세기 자본론>에서 주로 사용한 방법인 집중은 상위 소득 1%, 5%, 10% 등의 상위소득 집단의 소득이나 재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초점을 맞춘다. 양극화는 소득분포 중에서 임의의 두 개 집단으로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으로 보통 중간 소득계층이 줄어들고, 중간 소득 이하와 이상의 소득으로 사람들이 집중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 다음, 분석 대상인 소득과 관련된 논의도 필요하다. 소득이 매우 다양한 형태이기 때문에 어떤 소득을 분석하는 것인가 문제가 된다. 소득은 임금소득(wage), 근로소득(earnings), 경상소득(regular income), 비경상소득(non-regular income), 소득(income), 가처분소득(disposable income), 균등화 가처분소득(equivalised disposable income)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경상소득은 근로소득 이외의 금융소득이나 연금과 이전소득 같은 비근로 소득을 포함한다. 균등화 소득은 가구 가처분소득을 가구원 수로 보정한 소득이다. 정부통계와 OECD 통계는 대체로 균등화 가구 가처분소득 불평등을 싣고 있다. 

마지막으로, 분석 단위의 문제가 있다. 소득 불평등의 분석 단위는 개인인가 아니면, 가구인가? 노동시장에서 얻는 임금의 불평등은 대체로 개인을 단위로 하지만, 소득 불평등에서는 보통 가구를 단위로 한다. 경제활동을 통해서 개인들이 얻는 근로소득은 가구 소득과 일치하지 않는다. 1인 가구의 경우는 개인의 소득이 곧 가구소득이지만, 맞벌이 부부나 가구주 이외에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원이 있으면, 개인소득은 가구소득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득불평등 논의는 어떤 소득을 어떤 단위에서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의 가구소득 분포
 
여기에서는 가구를 분석단위로 하여, 균등화 가구소득의 분포를 불평등, 격차, 집중과 양극화 4개 차원에서 분석한다. 분석의 시기는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가계동향조사> 자료와 2015년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다. 가계동향조사는 1990년부터 <도시가계조사>라는 이름으로 비농어가 2인 이상의 도시 가구를 모집단으로 하여 조사가 이루어졌다. 2003년부터 농어가가 포함되었고, 명칭도 <가계조사>로 바뀌었다. 2006년부터는 1인 가구가 모집단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2008년부터 명칭도 <가계조사>에서 <가계동향조사>로 바뀌었다. 이 조사는 시간적으로 모집단을 달리하였기 때문에, 정확한 시계열 비교 분석에 사용하기는 어렵다. 2006년 이전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를 제외할 수는 있지만, 농어가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농민의 비율도 너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조사된 자료이기 때문에, 추세를 분석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분석에 사용한 또 다른 자료는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 중 2015년에 조사된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 조사는 <가계동향조사>보다 표본 크기가 2배 정도 커서 고소득자가 더 많이 포함되어 <가계동향조사>보다 불평등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보여준다. 국세청 자료보다는 훨씬 덜 정확하지만, 상대적으로 표본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1만 명 내외의 <가계동향조사>보다는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지니계수를 중심으로 해서 소득분포의 변화를 보면, 균등화 가구소득 지니계수는 1990년 .2664에서 2010년 .3396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2010년대 들어서 증가 추세는 멈춰졌고, 어느 정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균등화 가구소득 지니계수가 2015년 .3320으로 2010년에 비해서 2.2% 포인트 정도 줄어들었다(<표 1> 참조). 이러한 추세는 모집단의 변화가 있었던 2006년부터 1인 가구를 포함하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1인 가구를 제외한 후, 2010년과 2005년의 지니계수를 비교하였다. 이 경우, 지니계수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2015년에는 2010년에 비해서 지니계수가 3.96% 정도 줄어들어서 약간의 불평등 감소가 나타났다. 

집단 간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소득은 계속 확대되어 1990년 6.5배에서 2000년 7.7배로 늘었고, 2005년에는 약 9.8배로 더 늘었다. 그리고 계속 격차가 확대되어 2010년에는 13.2배 정도로 더 확대되었다. 1인 가구가 포함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1인 가구를 제외한 경우, 2005년과 2010년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이러한 점은 소득 분위 10%의 소득과 소득분위 90%의 소득을 비교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즉, 2005년까지 격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1인 가구를 추가하는 경우인 2010년에는 격차가 더욱 더 높아졌다. 1인 가구를 제외하면, 2010년과 2015년의 지니계수와 격차지수는 2005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체로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격차는 주춤한 상태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표 1> 균등화 소득 지니계수, 1990-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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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동향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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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도   가구소득   P90/P10(평균) P90/P10(분위)         가처분소득 P90/P10 (평균)  P90/P10(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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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2664   - 6.5057 - 3.5473    -
1995 .2634 - 6.7912 - 3.7870    -
2000 .2907   - 7.7064 - 3.9844    -
2005 .3075   - 9.8248 - 4.8498    - 
2010 .3396 .3026a 13.1599 9.7600a 5.9423 4.8428a
2015 .3320 .2908a 11.9097 9.1513a 6.0404    4.7816a .3741 16.62 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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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a는 1인 가구를 제외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측정치이다. 

<가계동향조사> 자료분석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2015년도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동일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표 1>의 오른 편에 제시되어 있는 지니계수와 격차지수가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 분석 결과이다. 왼편의 <가계동향조사> 자료 분석결과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불평등과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가계동향조사> 자료가 실제의 불평등과 격차를 과소 추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소득의 집중과 양극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상위 10% 소득집단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포스터와 월프손(Foster and Wolfson)이 제시한 양극화 지수를 분석하였다.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상위소득 10%의 소득 점유율은 <가계동향조사> 자료에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여주었다.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은 1990년 22.81%에서 2015년 25.46%로 25년 사이 2.65% 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2010년도와 2015년도 자료에서 1인 가구를 제외하면, 상위소득 10%의 소득 점유율은 오히려 2005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빈곤률이 매우 높고 또한 1인 가구가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1인 가구를 제외하였을 때, 소득집중은 크게 낮아진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양극화 지수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다. 포스터와 월프손이 제시한 양극화 추정치는 0에서 1까지의 구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양극화 추세가 상당히 심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2010년과 2015년 양극화 지수를 비교하면, 약간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째, 1인 가구의 문제이다. 1인 가구는 1990년 9%에 불과하였지만, 2015년 현재는 전체 가구의 27%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히 증대되었다. 매년 1% 이상의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2015년 1인 가구의 빈곤률은 50%를 넘을 정도로 1인 가구 빈곤이 심각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1인 가구를 제외한 분석은 오히려 소득분배의 현실에 대한 왜곡된 분석을 낳는다. 즉, 과거와는 달리 1인 가구를 분석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가계동향조사> 자료는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집중도와 양극화 정도를 보이고 있어서,  보완적인 자료의 분석이 필요하다.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 분석결과는 <가계동향조사> 자료보다 높은 소득집중도와 훨씬 더 심한 양극화를 보여준다. 상위 소득집단이 더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소득분배는 훨씬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규모가 더 큰 표본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더욱 더 심한 소득집중과 더 심한 양극화를 예상할 수 있다. 

<표 2> 소득집중과 양극화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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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동향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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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상위 10%      상위 20% 양극화 지수   상위 10% 상위 20%  양극화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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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22.81  -  .2149     -
1995 22.13  -  .2165     -
2000 23.51  -  .2410  -
2005 23.93  -  .2565  -
2010 24.75 22.88a 39.37  .2887 .2545a
2015 25.46 22.36a 39.06  .2799 .2363a     26.80    42.09   .3331


참고: a는 1인 가구를 제외한 후 분석한 결과

이 글은 <가계동향조사> 자료와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를 가지고, 소득분배의 4가지 차원(불평등, 격차, 집중과 양극화)을 살펴보았다. <가계동향조사>분석 결과는 외환위기 이후 심화 심화되던 소득분배 추세가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동향조사> 자료가 시계열 분석을 하기에는 표본 크기가 작고, 모집단이 동일하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가계소득의 불평등 흐름을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가계동향조사>에 비해서 표본의 크기가 2배 정도 더 큰 2015년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료 분석을 통해서 4가지 차원에서 한국의 소득분배가 악화되었고 현재는 매우 높은 수준의 불평등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증가 추세가 어느 정도 정체를 보여주고 있지만, 불평등 수준은 매우 높은 수준에 달했다. <가계동향조사> 자료에서 나타난 지니계수 .3320는 OECD 35개 국가들 가운데서도 14위로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에서 나타난 지니계수는 대단히 높아서, 칠레(.480), 멕시코(.450)와 미국(.394), 터키(.393) 다음으로 높은 가계소득 불평등을 보여주었다. 

둘째, 소득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 간 격차(P90/P10(평균소득)와 P90/P10(분위소득))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다. <가계동향조사>보다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에서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계동향조사> 자료에서 격차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에서는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셋째, 상위 소득 10%와 20%로 소득 집중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상위소득 집단으로서의 소득 집중 수준은 OECD 평균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소득 집중이 심해져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와 같은 신자유주의 사회들의 뒤를 바로 잇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는 경제적 불평등 가운데 소득 불평등만을 다루어졌다. 재산 불평등은 소득불평등에 비해서 훨씬 불평등이 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산 불평등을 다루지 않고는 경제적 불평등을 제대로 다루었다고 보기 힘들다. 참고로 2015년 소득불평등 지니계수는 <가계동향조사> 자료에서 .3320이었고, <가계금융복지패널조사> 자료에서는 .3741이었지만, 재산 불평등 지니 계수는 .5797로 대단히 높았다.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부하기 위해서는 소득 불평등과 자산 불평등과의 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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