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대 상관 없어" 황교안,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中 반대 상관 없어" 황교안,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정욱식 칼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하겠다는 야당이 할 일
한국과 중국 간에 사드 충돌이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내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사드 재검토로도 이어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자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의 수위를 높이면서 무력시위에도 나섰다. 이에 보수 언론은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면서 반중 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나 배려는 온데간데없고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식의 치킨게임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만났다. 그리곤 워싱턴 특파원들을 만나 "자주권에 해당하는 문제인 만큼 중국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간에) 합의된 대로 반드시 배치한다는 데 양국 간에 의견 일치를 봤고, 계획대로 갈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사드 문제로 인해 한중 관계가 파탄나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의 피해가 커지고 있으며 북핵 국제 공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관진 실장이 이런 문제를 설명하면서 사드 문제를 재논의하자고 트럼프 인수위 측에 제안하는 건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열흘 후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시간을 가지고 추진하자고 얘기할 것이라고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말 정도는 했어야 했다. 미국이 사드 문제의 1차적인 주체이고 한국은 미중 갈등의 피해를 보고 있는 당사자인 만큼, 이 정도의 주문은 했어야 했다. 그런데 "중국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사드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에 가서 아랑곳하지 말고 빨리하자고 말한 격이다. 이런 사람에게 한국 외교안보의 컨트롤 타워를 계속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이 드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마땅히 자제해야 하고 또 그러길 바라지만, 난망한 것도 현실이다. 사드라는 대못을 빼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망치질은 멈춰달라는 게 중국이 한국 정부에 바라는 바였다. 그런데 오히려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는 더 강하고 빠르게 망치질을 하고 있다. 혹시 트럼프 행정부가 딴 생각을 할까 노심초사하면서 부지런히 미국을 찾아가 다짐을 받아내고 있다.

이에 격분한 중국은 한국의 아픈 곳을 찾아 송곳으로 여기저기를 계속 찌를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사드 결정과 무관한, 그래서 무고한 한국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흘러갈 것이다.

그래서 대선 후보를 비롯한 야권이 망치를 쥐어야 한다. '집권 즉시 사드 기지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릴 테니 공사를 서두를 생각을 애초부터 하지 말라'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 '집권 시 북핵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과 함께 사드 문제 재검토를 최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곧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부당하고 부적절한 사드 보복을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 정부에게도 요구해야 한다.

사드 철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사드를 방치하고서는 거의 이룰 수 있는 일도 없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야권의 대선 후보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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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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