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사실 이성적으로 통치를 하고 있다"
"김정은은 사실 이성적으로 통치를 하고 있다"
위기의 한반도 "준비 없는 쪽은 오히려 미국"
2017.04.17 18:24:50
미국의 항공모함인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으로 전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반도에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미국과 북한의 두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인해 위기는 더욱 고조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성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한반도, 우리는 어떻게 돌고래가 될 것인가?'를 주제로 전문가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의 발표자로 참석한 전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동용승 굿파머스연구소 소장은 "김정은은 북한을 매우 이성적으로 통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 소장은 "북한 내부 문제를 보더라도 식량 문제는 이제는 '알곡' 공급에서 어떻게 단백질을 공급할 것이냐의 문제로 넘어갔다"면서 "이건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 형제인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은 오래 전부터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런데 이 지시를 받은 기관들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지난해) 국가안전보위성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됨에 따라 이행되지 않았던 지시들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실무선에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동 소장은 "김정은은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레이시아와 외교적으로 해결을 봤다. 김정은 입장에서 정리가 잘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미국과 (핵 문제 관련) 직접 담판을 원하는데 점차 미국과 직접 담판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동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북한이 원하는 일"이라며 "미국이 군사적 조치부터 대화까지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북한은 어떤 경우든 미국과 직접 담판을 짓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핵 실험이나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기 까지 북한 내부 일정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한국의 차기 정부 등의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외부적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동 소장의 판단이다.

그는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완성단계'라고 말했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을 기술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ICBM 시험 발사보다는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협상 가치를 높이고 미국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명분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동 소장은 "김정은을 좀 더 치밀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한다"며 "김정은을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를)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외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지금 미국에는 국무장관밖에 없다. 부장관도 없다"며 "그에 비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미국 기준으로) 이전 정부부터 계속 대외 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처럼 아무런 공직의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외 정책을 맡은 경우는 미국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진짜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지를 물을 것이 아니라, 우리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한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한미 동맹을 존속할 수가 없다. 이대로라면 4월 위기설을 넘긴다고 해도 한미 연합훈련이 있는 8월에 또 위기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한미 동맹에 올인하는 대외정책으로는 한국을 둘러싼 구조적인 모순을 깨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한국에는 자본가가 없다. 한국의 미래 경제 성장을 담보하는 중국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동맹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발표자로 나선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오히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 이사장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미국은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북한이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 미국은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 이는 핵전쟁이라는 대재앙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정부가 한반도의 위기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구 이사장은 "북미 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완성시켜 나가는 단계라는 점을 들 수 있다"며 "그리고 지금 미국 정부가 트럼프 정부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만약 오바마 정부였다면 이렇게까지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해결법이 필요하다면서, 한미 양국이 합작으로 베트남의 개혁개방 및 변화 과정을 북한에 구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 이사장은 "맞춤형 개입정책을 기반으로 한 베트남모델을 북한에 적용해서 북핵,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다면…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는 많은 이용자들 상당수가 뉴스를 생산한 매체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뉴스 유통 방식의 탓도 있겠지만, 대동소이한 뉴스를 남발하는 매체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은 독립·대안언론의 저널리즘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에 한해 제안 드립니다. 이 기사에 자발적 구독료를 내주신다면, 프레시안의 언론 노동자, 콘텐츠에 기여하는 각계 전문가의 노고에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쓰겠습니다. 프레시안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