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강경화에게 돌을 던지나?"
"누가 강경화에게 돌을 던지나?"
[기고] 강경화 후보자는 새 정부 가치의 상징
"누가 강경화에게 돌을 던지나?"

문재인 정부의 제1기 내각을 구성할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청문회가 순탄치 않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제외하고는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반대는 격렬한 수준이다. 청문회에 출석한 강경화 후보자의 모습은 마치 망망대해에 떠있는 외딴섬을 보는 듯 했다. 야당 청문위원들의 십자포화를 맨몸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청문회에 참석한 야당 위원들은 강경화 후보자를 마치 문재인 대통령의 빙의로 생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는 느낌조차 들었다. 어쩌다 저 잘난 여성이 이런 수세에 몰렸을까 안타깝다.


객관적으로 강경화 후보자는 대단한 흠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몇 가지 문제도 국내법과 절차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 정도이다. 상습성이나 고의성이 전무하다. 평생을 자신의 권력과 경제적 이해득실만을 따지며 이합집산 해오던 정치인들의 탐욕과 비교하면, 유엔의 인권 문제 전문가로 동남아나 아프리카 현장을 누빈 강 후보자의 작은 허물은 티끌 수준이다. 청문위원 중 누가 당당히 자신은 결백하다 외치며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외교장관으로서의 정책적 역량 또한 그녀가 수십 년 동안 유엔에서 갈고 닦은 국제적 감각과 경험만 가지고도 손색이 없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이라고, 그녀의 고급스런 외교 영어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강 후보자는 야당의 낙마 대상 제1호이다.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의 상징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공약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혈연, 지연, 학연으로 중첩된 한국사회의 공고한 카르텔을 깨야만 한다. 당연히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강경화 후보자는 정권 차원에서 벌이는 일전의 한복판에 끼어있는 상황이다. 그녀는 평생을 유엔에서 일하여 국내적 기반이 없다. 더욱이 고위직 외교관이 전무하다시피 한 한국의 여성 외교부 장관 후보자이다. 대통령의 지원 이외에 외부의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이다. 이 점에서 서울대 출신의 남성이며 현직 대학교수로서 시민단체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와는 큰 차이가 있다. 

 
강경화 후보자를 지키지 못하면 문재인 정부의 초기 개혁드라이브는 심각한 상처를 받게 된다. 단지 장관 자리 하나가 아니라 강경화라는 인물 속에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방향이 상징적으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강경화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가진 정치적 자산의 일부를 야당에 양보하며 강 후보자의 국회인준을 설득할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 공세로 전환한 야당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힘의 균형이 깨지고 자칫 대통령이 가진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놓치면 참여정부처럼 임기 내내 야당에 끌려 다니며 개혁이 좌초될 수도 있다. 이제 마지막 카드는 국민의 손에 있다. 정치인들은 결국 여론의 향배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은 다름 아닌 주권자로서의 국민이었으며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염원한 촛불민심이었다. 다시 한 번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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