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제재 강화" vs 시진핑 "사드 배치 반대"
트럼프 "대북 제재 강화" vs 시진핑 "사드 배치 반대"
북한 ICBM 발사 이후 처음으로 마주앉은 미중…입장 차 여전
2017.07.09 14:04:17
북한의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주 앉았으나 양국의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요구했고 시 주석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시 주석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중국이 해온 일들이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문제 해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결국엔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4일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시 주석도 북한에 대한 제재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사드의 한국 배치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9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8일(현지 시각) G20 참석 계기로 독일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정상 간의 만남에서도 사실상 각자의 입장만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국은 북한 내 원유 반입 및 해외 노동자 금지 등의 강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지만, 중국은 제재보다는 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의 ICBM 발사 직후인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은 군사력 사용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등을 거론하며 응수했다. 또 중국은 자신들이 북핵 해법으로 제안했던 '쌍중단'(雙中斷·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과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도출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과 거래한 모든 제3국 기업들을 일괄적으로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중국과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양국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포괄적 경제 대화를 오는 19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100일 계획'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국의 군사적 협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국방장관의 상호 방문, 8월 미국 합참의장의 방중, 11월 양국 합동참모본부 간 군사 대화 등을 제안했다.

또 시 주석은 2018년 미국 주도로 열리는 해군 연합 훈련인 림팩(RIMPAC, Rim of the Pacific Exercise)에 중국 해군의 참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각자의 핵심 이익과 상호 관심사를 존중해야 하며, 이견과 민감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에 구축함을 보내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의 행동을 벌이는 것에 대한 우회적인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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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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