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든 진짜 여행, 관광두레
주민이 만든 진짜 여행, 관광두레
[함께 사는 길] 여수 섬 여행학교, 곡성 섬진강두꺼비, 가평 가치가 등
주민이 만든 진짜 여행, 관광두레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는 '시설 투자를 통한 관광객 유치와 관광객 수 증가가 곧 관광산업의 성공을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관광두레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관광산업 시장에 뛰어들 때만이 지속적인 유지가 가능하다 판단했고,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관광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도 자연스럽게 안착될 것이라 생각했다.

주민들의 여행사, 관광두레

관광사업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역량 있는 주민사업체를 발굴하고, 맞춤형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현장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했다. 우리는 그들을 '관광두레PD'라 명명했고, 그들과 함께 때로는 마찰을, 때로는 협업을 하며 사업을 운용했다.

그렇게 5년 동안 버티고 버티자, 곳곳에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여수주민들은 쇠퇴하는 원도심에 자리를 잡고 여행자식당을 오픈하고, 은퇴한 양평 카누고교선수들이 레저체험장을 만들었다. 김제지역 공예가들은 남아도는 쌀 포대를 업싸이클링한 관광기념품도 개발했다. 소비자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양질의 관광 상품들이 나타났고, 또한 법인 운영을 통해 공동체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이러한 것들을 엮어 줄 주민여행사들도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2017년 현재 37개 지역, 150여 개 주민사업체들이 관광사업체 창업을 위해 관광두레와 함께 하고 있다.

관광두레사업단은 관광객들에게 '지속가능한 관광', '착한여행', '공정여행' 등 수많은 슬로건을 내세우며 고객들에게 '착한소비'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주민들 스스로가 소비자들을 고민하고, 또한 자신들의 삶 속에서 그 고민을 해결할 문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지원한다. 그리고 주민사업체들이 '왜 주민들이 관광사업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주도적인 경영인으로 거듭나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인내하며, 어떠한 유혹 속에서도 그 가치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주민사업체들과 관광객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진짜 여행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장상기


여수 섬 여행학교

여수에는 섬 여행학교 주민여행사가 있다. 이곳은 섬의 생태자연과 문화 그리고 섬마을 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여행을 꿈꾼다. '아일랜드 캠핑에코투어' 상품은 섬 주민들이 운영하는 금오도 캠핑장을 중심으로 캠핑스쿨, 무인도체험, 씨카약과 파도투어, 비렁길 아찔트래킹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슬로피시 바다맛기행'은 금오도 외딴 마을 동고지마을을 중심으로 마을 이장의 어망체험과 섬마을 홈스테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곡성 섬진강두꺼비

곡성 섬진강두꺼비 주민여행사는 지역 최대 관광지인 기차마을을 중심으로 산, 강, 마을, 사람 등 곡성의 소중한 원형들을 여행상품으로 제공한다. '곡성 한바퀴 여행'은 여행사가 핵심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명이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곡성의 모습들을 담아내는데, 이번 봄에는 '섬진강 매화꽃놀이'를 테마로 숨겨진 포토존과 노천카페, 마을장터, 로컬푸드 식당 등을 연계하여 운영했다. 최근 개발한 섬진강을 따라 구례와 곡성을 잇는 카누길 투어 여행상품은 비싼 가격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아가 지역의 목각공예가 안태중 선생님과 곡성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함께 '대형 물고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테마로 'YOLO 오시오' 축제도 기획·운영했다.

가평 가치가

가평 가치가(같이하는 가치여행) 주민여행사는 3년간 육성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들의 지속운영을 위해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커피공장 하루목수 체험'은 클럽에스프레소 커피공장에서 마은식 선생님과 커피 로스팅과 목공체험을 즐기고, 물미연꽃마을 주민사업체가 만든 도시락을 맛 볼 수 있다. '호수마을 봄 여행'은 수몰의 아픔을 겪었던 마을의 이야기를 보트투어를 통해 생생하게 듣고, 비경의 오솔길에서 숲 체험을 한다. 이때 각 주민사업체들의 로컬푸드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를 간식 꾸러미에 담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잣향기가(득)가(평)가(을)'는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는 잣향기푸른숲을 트래킹하고, 숲 인근 마을 주민사업체가 만든 도시락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평소에 개인적으로 체험할 수 없는 월사집목판 탁본 체험도 함께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연천 농촌관광CB센터는 DMZ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흥 공정여행동네는 씨티투어 프로그램을, 홍성 행복한여행나눔과 동해 무코바란은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jang@kcti.re.kr 다른 글 보기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