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혁 논란 본격화..."수능 절대평가 곧바로 도입해야"
교육 개혁 논란 본격화..."수능 절대평가 곧바로 도입해야"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 찬반 논란 커질 듯
2017.07.12 14:22:13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5일자로 취임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교육 정책은 국민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얽혀 새 정책이 나올 때마다 휘발성이 큰데다, 구조적 특성상 개혁이 쉽지 않다. 각계에서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려 나오는 이유다. 

12일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등 교육 부문 3개 단체는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2021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공약을 즉시 이행하길 요구했다. 

"수능 절대평가 곧바로 이행해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공약은 문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이며, 김 부총리의 소신이기도 하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 취임사에서 "무한 경쟁 교육에서 공존과 협력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제도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이라고 못 박았다. 

3개 교육단체는 "2015년 교육과정 개정 사업 목표를 달성하고 핵심 역량을 함양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협업을 강조하며 경쟁의 도구인 상대평가를 존속시킬 수 없고,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자기 이익을 강조하는 상대평가를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 실시되는 2020학년도 수능까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후, 2021 수능부터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현 정부가 최대한 빨리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을 확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문과와 이과 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6대 핵심역량 강화를 목표로 '지식암기 중심의 교실 수업을 토론·탐구·체험 중심으로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간단히 말해 지식 암기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의 창의성 계발을 돕는 교육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수능 절대평가제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교육과정 개정 의의는 퇴색하리라는 게 3개 교육단체의 입장이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은 협업과 공감, 창의적 능력을 학교 교육에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간 우리는 한줄 세우기 상대평가체제(현 수능 체제)를 고수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지식 암기 중심, 교과목 중심의 수능 시험 체제로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역량을 지닌 아이를 양성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교육 3단체가 12일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절대평가제 도입 가능할까

문제는 당장 김 부총리부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듯한 입장을 보인다는 점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에 앞서 단계를 둘 것인지 여부에 관해 좀 더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대선 공약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마지막에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3개 교육단체는 김 부총리의 이 같은 입장에 관해 "일부 과목에만 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대입에서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과목에 변별력이 쏠리고, 그에 따라 해당 과목 점수 경쟁과 사교육 풍선 효과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됨에 따라 이미 확인된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제가 도입되자, 각 대학이 영어 반영비율을 낮추고 다른 과목 반영비율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3개 교육단체는 "2021학년도 수능에 전 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개혁 취지는 퇴색할 것"이라며 "수능 절대평가에 백분위 점수 등 서열화한 점수를 병행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일각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수능 절대평가 도입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심은 수능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면, 대입 전형이 더 복잡해진다는 우려다. 수능 변별력이 사라짐에 따라 내신 상대평가 경향이 짙어지고, 교과 성적에 더해 동아리 활동 등 비교과활동까지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이 대입의 대세가 돼 사교육이 더 기승을 부리는 부작용을 낳으리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 대입 전형이 수백 가지가 넘을 정도로 세분화됨에 따라 사교육은 자기소개서, 논술 등 입시전형은 물론, 입시 스케줄 관리 영역에까지 치고 들어왔다. 그간 숱한 교육 개혁이 모두 교육을 부의 대물림 도구로 전락케 했다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차라리 모든 학생을 일렬로 줄 세우는 옛 학력고사 방식이 더 낫다는 자조까지 나오는 근본 이유다. 

하지만 교육 3단체는 "내신 상대평가제로 입시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옳지 않다"며 "학생의 과잉 학습 경쟁을 끝내고, 학교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미가 2015년 교육과정 개정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과 함께 내신 절대평가제도 안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교육 3단체는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이 사실상 면접, 논술 전형 등에서 대학별고사를 도입할 가능성도 차단해야 한다"며 "당장의 유불리만 따져 진흙탕 싸움을 이어갈 경우, 아이들은 가라앉는 배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은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능 절대평가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학교교육 정상화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건 지금의 줄 세우기식 교육이 시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의 비정상화를 자극한다는 것"이라며 "대학이 단순히 시험 잘 보는 아이를 뽑아 좋은 직장에 취직시키는 곳에서 학교 취지에 맞는 인재를 뽑아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케 하는 곳으로 바뀌려면 수능 절대평가제부터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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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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