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나이 6000살" 박성진, 정책 질의에도 '진땀'
"지구 나이 6000살" 박성진, 정책 질의에도 '진땀'
與서도 "원론적 답 안돼" …자료 요구에 "청문회준비팀과 상의" 답변도
2017.09.11 18:28:57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한 정책 관련 답변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청문회는 '창조과학', '뉴라이트 사관' 등으로 위태로웠던 오전을 지나, 오후에 정책 위주 질의로 이어지는가 했으나 정책 분야 역시 박 후보자의 피난처가 되지는 못했다.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후로 접어들며 여야 의원들은 앞서 제기한 역사관, 신앙 논란 대신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청문회가 재개됐을 때는 이날 오후 3시로, 바로 앞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며 상대적으로 청문회를 향한 여론의 관심이 분산됐던 때였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전체 중소기업 중 벤처기업이 몇%정도 되느냐'고 물었다가 "3만5000개"라는 답을 듣고 황당해 하며 "(퍼센트로 물었으니) 0.8%에 불과하다"고 답을 정정해 줬다. 역시 여당 소속인 홍의락 의원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부담 대책에 대해 묻자 박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가 되기 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정 의원은 '유니콘 기업' 창출 방안에 대해 논의하다가 박 후보자가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을 되풀이하자 "원론적인 답을 하고 있다"고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기헌 의원이 '일감 몰아주기 대책'에 대해 묻자 그는 "질문의 핵심을 잘 모르겠다"며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최근 첨예한 현안 쟁점이 되고 있는 탈핵 정책과 관련, 중소기업들 가운데 핵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이 자리에서 제가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가 한국당 김기선 의원이 "소신 있게 답변하라"고 다그치자 "그런 취지라면 동의한다"고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원자력(핵)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하겠나, 하지 말아야 하겠나"라고 묻자 그는 "그것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할 일"이라고 다소 엉뚱한 답을 하기도 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에서 지원·육성해야 할 사업체 수가 전체 사업의 몇%를 차지하느냐", "종사자 수는 얼마나 되느냐",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어떻게 돼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박 후보자가 전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틀린 답를 하자 "어유, 왜 그러시냐", "큰일이네"라며 혀를 찼다. 김 의원은 "대체적으로 답변이 동문서답이다. 겉돌고 있다"며 "막연히 뜬구름을 잡는 말씀만 한다. 전혀 현실 인식이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도 "이렇게 무소신한 장관을 임명하면 업계를 어떻게 대변하겠느냐"고 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 나이 6000년, 1년이 그 1년과 다를 수도…45억년, 과학적 인정받았다면 저도 인정"

창조과학, 역사관 관련 논란도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날 오전 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지구의 나이는 몇 살인가'라고 묻자 "신앙적 나이와 과학적 나이가 있다. 창조신앙 입장에서는, 교회에서는 6000년이라 얘기하고 있다"며 "창조과학에 동의하지 않지만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관련 기사 : 박성진 "신실한 기독교인이 전 분야로 가야 한다 취지로..."), 오후 들어 이찬열 의원이 "아까 지구의 나이가 몇 년이라고 했나"라고 재차 묻자 "신앙적으로는 6000년이지만 거기서의 하루나 1년이 실제 1년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그러면서 "공학도로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라고 하는 긴 나이에 대해 과학적 연구와 그 주위 전문가들에 의해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면 저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과학자 출신인 박 후보자가, 과학계의 정설에 대해 가까스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풍경이었다. 이찬열 의원이 "그럼 우주의 나이는?"이라고 묻고, 박 후보자가 "모르겠다. 200억 년?"이라고 되묻는 장면이 부록처럼 덧붙여졌다.

사회·경제적 의식에 대해서도, 민주당 이훈 의원은 그가 과거 칼럼에서 저성장의 요인으로 '과도한 민주주의와 복지'를 꼽은 점을 질타하며 "칼럼 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사려깊지 못했다고 판단하시죠?"라고 물었고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제기한 포항공대 내 벤처기업 주식 무상증여 의혹에 대해 인정하며 "무상 취득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스스로 인정한 도덕성 의혹은 오전에 나온 오피스텔 다운계약서 건에 이어 2건이 됐다. 그는 "당시는 학교도 나도 인지하지 못했으나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돌려주거나 백지신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주식 관련 의혹에 대한 곽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받고 "(중소기업부의) 청문회 준비팀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팀과 상의해서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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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