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제' 부활시키자는 보수야당
'현대판 노예제' 부활시키자는 보수야당
야3당, 최저임금·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질타
2017.09.13 18:39:23
'현대판 노예제' 부활시키자는 보수야당
보수 야당 의원들이 13일 '복지를 줄이고 토목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질타하고 나섰다. 자신들의 지역구 건설업체 등의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13일 국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등이 출석한 가운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이뤄졌다.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복지 증대를 "과도하다"고 질타하는 한편, 정부에 자신들의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대책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도 최저임금 인상 폭이 너무 크다거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질타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너무 큰 힘을 쏟고 있다. 이러다 경제 정책이 왜곡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사업장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가 근로시간도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려고 한다. 돈은 더 주라고 하고, 근로시간은 줄이라고 하면 되나"라고 이낙연 총리를 질타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혈세를 투입해서 공공 부문만 억지로 정규직화하면, 민간 비정규직이 더 어렵게 된다. 공공과 민간의 격차 해소가 아니라, 격차 심화로 간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쓸 수 있는 '중소기업 산업연수생 제도'를 재도입해달라는 민원을 넣기도 했다. 중소기업 '산업연수생 제도'는 '현대판 노예 제도'라는 이유에서 2007년에 고용허가제와 통합된 바 있다.

홍철호 의원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 탓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청년이 대학까지 나와서 외국인 근로자와 같은 대우받기를 싫어한다. 막장 인생으로 대우받기 싫어한다. 산업연수생을 받아들이면 외국인 근로자에게 100만 원만 줘도 된다. 이렇게 해소시켜주면 우리 애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기에) 자긍심이 생긴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해서 급여에 차별을 두는 것은 국제적 기준에 (어긋난다)"고 답하려 했으나, 홍철호 의원은 도중에 말을 끊고 "아니, 산업연수생만 하자는 거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13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남유럽 국가에서 실패한 정책을 쓴다. 과도한 보편적 복지"라고 비난하는 한편, SOC 예산 삭감에 따른 대책을 요구했다.

이장우 의원은 먼저 "복지 예산 규모가 3분의 1이 넘어서는데 우려스럽지 않나. 복지 예산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우리나라 복지 지출이 OECD 평균 대비 절반 이하"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정 수준으로 복지가 성숙하기까지는 (복지 지출 증가율이)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가다가, 어느 정도에서 안정화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장우 의원은 이번에는 "(이번 예산안에서) SOC 예산이 20% 삭감된 타격이 어디로 가느냐"고 따져 묻기 시작했고, "그렇지 않아도 경영난에 시달리는 지역 건설업자가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의원은 "건설 투자를 10% 줄이면 일자리가 27만 개 줄어든다"며 관련 대책을 요구하면서, 정작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도 SOC 투자가 줄어들면 일자리가 줄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면서 관련 대책을 요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의원님께서는 SOC 예산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고 하셨는데, 최근 연구를 보면 SOC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낮아진다. SOC가 일자리 창출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리는 "SOC 중에 꼭 필요한 것은 반영하려 노력했고, 국회 심의에서 꼭 필요한 건 수정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제까지 최저임금이 낮은 수준이었기에 어느 정도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속도나 정도는 내년 상황을 보면서 좀 고려해야 할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2018년도 최저임급은 시급 7530원, 월급으로 세전 157만3770원이다.

그밖에도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원자력은 더 발전시켜야 한다. 원전 말살 정책을 꼭 써야 하나?"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탈원전은 6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정책 과제다. 임기 내 할 수 있는 것은 원전 의존도를 좀 낮추고, 대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까 정도다. 이 정도로 원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 국무총리는 울산이 지역구인 이채익 의원을 향해 "이미 대한민국의 원전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30%이고, 부산-울산 지역 원전 안전 상황은 최악인 것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그래서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서는 주민으로부터 정책 제고를 묻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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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