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나에게 맡겨다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나에게 맡겨다오
역사상 최장 10일간의 연휴에 일하는 사람들
2017.10.06 19:33:28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나에게 맡겨다오

정부가 지난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이번 추석연휴가 역대 최장인 10일간의 연휴로 이어지면서 온 국민들이 해외는 물론 국내의 유명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는 연일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크고 작은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이 모두 휴가를 맞은 듯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근무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휴 중간인 6일 이들을 만나 애환과 각오를 들어본다. / 편집자 주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교통센터 상황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안성 구간 146.80㎞와 호남고속도로 지선 서대전 JCT(분기점)~회덕 JCT(분기점)간 53.97㎞, 당진상주고속도로 당진 JCT~유성 JCT 간 91.58㎞, 서해안고속도로 홍성~서평택간 60.58㎞, 서천공주고속도로 동서천~서공주간 61.36㎞, 대전남부고속도로 서대전 JCT~산내 JCT 간 13.28㎞, 통영대전고속도로 산내 JCT~비룡 JCT 간 7.52㎞ 등 7개 고속도로에 걸쳐 총연장 400.71㎞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교통센터 상황실은 추석 등 연휴기간에는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11명의 근무자가 4조 3교대로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지·정체나 교통사고 발생 등 교통상황을 46대의 모니터를 통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즉시 고속도로 상에 나가 있는 현장 근무자는 물론 경찰과 소방, 119구조대 관계자들에도 연락을 취해 환자 이송과 사고 차량 이동 등 빠른 수습을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직후에도 상황실 근무자는 일부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지체를 확인하고 즉시 무전을 통해 현장 근무자에게 후미 부분의 추돌사고를 막기 위해 조치할 것을 하달했으며 계속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도공충청지역본부는 6일 29만3700여대의 차량이 귀성길에 오르고 30만7000여대가 귀경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후 2시 현재 귀성과 귀경차량이 각각 50%를 채 넘기지 않아 나머지 차량들이 밤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경부고속도로의 신탄진휴게소에서부터 옥산까지의 상행선 24㎞와 서해안고속도로의 하행선 중 서평택부근~서해대교까지 8㎞, 상행선 당진~서해대교까지 12㎞등이 지체돼 상황실 근무자들을 긴장시켰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창민(41) 대리는 “아직 첫돌이 되지 않은 아이가 있는데 아내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고속도로가 밀리는 것을 처음 경험한 아내가 큰 불만을 표하지는 않아 다행”이라며 “근무를 마치면 가까운데라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처음 근무하는데 연휴도 길었고 3일 동안 통행료를 받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지금 정체가 상당히 심한데 밤늦게까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너무 조급하게 마음 먹지 말고 안전하게 운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상황실에서 장시종 부대장이 현장상황을 모니터로 관찰하며 순찰차에 지령을 내리고 있다. /김규철기자


충북 청주시 오창읍 중부고속도로 오창나들목 옆에 위치한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도 기나긴 차량행렬로 인해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청주영덕고속도로 등 총 6개 고속도로의 총연장 410㎞를 담당하는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는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교통흐름을 수시로 확인하며 60여 명의 대원들이 3교대로 8대의 순찰차량에 나누어 탑승하고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고속도로의 특성상 시속 100㎞이상의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교통사고 처리 및 조사, 사고차량 탑승자 구호 및 이동,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 등 자신의 안전을 뒤로 한 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정작 자신들의 명절은 잊고 산지 오래지만 온 국민이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시종(55)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부대장은 “아내가 처음에는 불만도 가지기도 했지만 경찰이라는 직업의 특성을 이해해줘 큰 무리없이 지금까지 왔다”며 “이제는 자녀들도 장성해 나가 있고 아내와 둘만 사는데 이번 같은 연휴에 휴가를 갔으면 좋겠다고 아내가 말하기도 했지만 경찰의 특성상 교대근무를 하고 있고 제가 휴가를 내면 다른 대원들이 그만큼 더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장 부대장은 “교대 근무를 하는 직업 중 경찰관은 국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근무를 하고 있다”며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식사를 할 곳이 없어 고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임무인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이번 연휴의 경우 3일간 통행료를 받지 않자 이를 적용받기 위해 톨게이트를 나가지 않고 고속도로휴게소나 졸음 쉼터에서 자정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돼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부대장은 안전운전 요령에 대해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속도가 많이 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제동거리도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어 항상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전후좌우를 살피면서 운전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종합병원 응급실

충북의 대표적인 종합병원 중 하나인 청주 효성병원 응급실에서 하민석 응급과장이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김규철기자


명절이면 평소에 접하지 않던 음식을 먹게 되면서 과식으로 탈이 나는 환자가 늘어나는가 하면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은 자식들이 부모의 건강을 우려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평소 주말이나 휴일에 비해 30% 정도 많은 환자가 명절연휴에 병원 응급실을 찾고 있으며 이 곳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환자로 인해 잠시도 쉬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 청주시의 대표적 준종합병원 중 하나인 효성병원 응급실도 예외는 아니어서 밀려드는 환자로 인해 눈 코 뜰 새 없는 연휴를 보내고 있다.

8년째 효성병원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하민석(38.응급실 과장) 의사는 “명절의 응급실은 여름 휴가 때의 해운대와 같은 곳”이라며 “평일의 3배, 주말의 2배 정도, 평상시 보다 3배 정도 많은 환자가 내원한다. 환자를 보고 돌아서면 또 환자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어 “명절에 오는 환자는 중증환자부터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증환자까지 다양하지만 환자들은 자신들이 응급환자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효자코스프레라고도 이야기 하는데 평상시에는 바쁜 일정으로 부모님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다가 명절을 맞아 부모님을 만났을 때 아프시다는 말을 듣고 모시고 오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하 과장은 “더욱이 보호자들이 여러 명이 찾아와 모두 설명을 해드렸는데도 가장 늦게 온 보호자가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며 “명절에 가족들이 함께 연휴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여기에서 근무하는 한 그런 것을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돼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하 과장은 “명절연휴에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지만 누군가는 해야 되는 일이고, 누군가 해야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해야 한다”며 “그러나 사람이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고 자세하게 설명을 했는데도 보호자 중에는 불만을 나타내는 분들도 있어 본의 아니게 불친절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119구조대

청주동부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추석연휴를 잊고 최상의 구조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김규철기자

남들이 쉬는 시간에 일을 하는 사람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직업 중 하나는 소방·구조대원이다.

청주동부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유니폼을 입고 현장에 즉시 출동할 수 있는 대비를 한 채 근무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호텔경영과 관련된 전공을 했지만 군 입대 후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1년 6개월 전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119구조대에 입사한 황선우(32) 소방사는 “갓 태어난 아이와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 함께 있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지만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제 직업이고 아내가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서 다행”이라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황 소방사는 “명절이다보니 도심의 구조활동은 줄어든 반면 차량이동이 많다보니 교통사고로 인한 구조활동을 종종 하게 된다”며 “항상 내 몸도 지키면서 구조대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확고하게 다져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c2580@naver.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