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을 서울에?...군복男 '문재인 개XX' 욕설
박정희 동상을 서울에?...군복男 '문재인 개XX' 욕설
[현장] 박 전 대통령 지지측 "은혜 모르면 안 돼"...동상 논란 계속될 듯
2017.11.13 12:18:00
그간 논란이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동상 기증식이 13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열렸다. 

같은 시간 이번 행사를 반대하는 마포지역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 기자회견을 행사장 앞에서 열면서, 이번 행사를 지지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이번 행사는 당초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과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하 동건추)이 동상 기증식과 제막식을 동시에 치르는 것으로 기획됐다. 기념도서관 정면에 약 4m 크기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관련 법적 절차를 정식으로 밟아줄 것을 요청해 기증식만 거행됐다. 

기증식이 열리기 전부터 이번 행사를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 사이에 긴장이 감돌아, 경찰은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경계로 양 측을 나눴다. 

기증식에 맞춰 마포 지역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이 연합한 박정희 동상 설치 저지 마포비상행동이 기자회견 준비를 하자, 일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회견장 앞을 거닐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에 박 전 대통령 비판자 중에서도 계단 위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이들이 나왔다. 

이에 흥분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섞어 대응하면서 행사장 부근은 크게 시끄러워졌다. '빨갱이' '친일파' '다카기 마사오' 등의 단어가 양측을 종횡으로 오갔다. '개XX' 등의 단어도 크게 오갔다. 급기야 붉은색 베레모를 쓰고 군복을 입은 일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는 '문재인 개XX' 등의 원색적 욕설을 내질렀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무작정 적의를 내세우는 이들이 적잖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상당수가 세월호 추모 배지를 단 이들에게 계단 아래로 내려가라고 고성을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기념식에 앞서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이봉수 마포구 의원이 기념재단 측에 이번 행사에 관한 반대 입장을 위해 행사장을 찾았으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대로 인해 입장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공보다 과가 큰 사람"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있어 이에 관한 우려를 전달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10시가 조금 넘어 기증식이 열렸다. 좌승희 기념재단 이사장,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종복 동건추 위원, 조우석 KBS 이사, 박근 전 유엔대사,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행사장을 뒤늦게 찾았다. 해당 동상을 조각한 김영원 조각가도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종복 동건추 위원은 박 전 대통령 비판 목소리가 큰 상황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염두에 둔 듯, 현 세태를 이순신 장군이 처한 상황에 빗대며 "우리나라가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대한조국의 미래를 위해 12척의 함선을 가졌다 생각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좌승희 기념재단 이사장은 "은혜를 모르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이분들(이승만, 트루먼, 박정희)의 동상을 당당히 세워서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후세에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공동 기자회견을 연 진보진영 단체들은 "박정희 100년의 유일한 교훈은 청산되지 못한 역사는 치욕이라는 사실 뿐"이라며 "박정희는 계승이 아니라 청산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동상 기증식은 박 전 대통령 출생 100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동건추는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승만 전 대통령,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을 기념하는 동상을 제작해 서울 곳곳에 세운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 4월 18일부로 이들 세 명의 동상은 모두 제작 완료된 상태다. 

당초 동건추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울 장소로 서울 세종로 일대를 선정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자 강남 테헤란로, 용산 전쟁기념관 등을 물색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아 박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으로 장소를 결정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기념 동상은 해당 도서관으로 옮겨온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동상 건립을 둘러싸고 논란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동상 기증식이 열렸다. ⓒ프레시안(이대희)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행사장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대희)


▲기자회견이 열리자 이들을 비난하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목소리를 키웠다. ⓒ프레시안(이대희)



▲기자회견이 열리자 이들을 비난하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목소리를 키웠다. ⓒ프레시안(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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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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