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거름주기가 밭을 사는 것보다 낫다'
'밭에 거름주기가 밭을 사는 것보다 낫다'
[귀농통문] <임원경제지> 본리지 권 제4 번역
'밭에 거름주기가 밭을 사는 것보다 낫다'

거름주기 총론

농지는 좋은 것과 척박한 것이 있고, 흙은 기름진 것과 메마른 것이 있다. 농사는 거름 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거름이란 척박한 농지를 좋은 농지로 바꾸고 메마른 땅을 기름진 땅으로 바꾸는 것이다.

옛날에 밭을 나누는 제도에서, 상등급 땅은 1가구에 100묘를 지급하고 1년에 농지 모두를 농사짓는다. 중등급 땅은 1가구에 200묘를 지급하고 1년을 걸러 그 가운데 반씩 농사짓는다. 하등급 땅은 1가구에 300묘를 지급하고 1년에 100묘를 농사지어 3년에 걸쳐 다 짓도록 한다. 대개 중·하등급 땅은 척박하고 메마르기 때문에 그 땅심을 길러주지 않으면 곡식이 번성하지 않는다.

후세에는 정전법이 변하여 강하거나 약하거나 많거나 적거나 하는 등의 농지 기준이 고르지 않게 되었다. 소유한 밭에는 해마다 씨를 심기 때문에 흙은 거칠어지고 기(氣)는 쇠하여서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농부가 거름을 쌓고 썩혀두었다가 거름을 주면 땅심은 항상 새로 왕성해져서 수확이 줄지 않을 것이다.

오직 근본에 힘쓰는 사람들만이 이 점을 알고 있으니, '거름 아끼기를 금 아끼듯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속담에 '밭에 거름주기가 밭을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밭에 거름 주는 방법은 적절히 주는 것이다. 만약 썩지 않은 생거름(생분(生糞))을 급하게 사용하거나 거름을 지나치게 많이 뿌려 거름의 힘이 너무 뜨거우면 작물을 말려 죽이므로 도리어 해가 될 것이다.

'흙이 거칠어지면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고, 기가 쇠약해지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무릇 농지는 3~5년 동안 씨를 뿌리면 그 힘이 이미 매우 부족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은 옳지 않은 듯하다. 만약 제때에 비옥한 새로운 토양을 더해주면서 거름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땅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비옥해져서 땅심은 당연히 늘 새롭고 왕성해질 것이다.

땅을 늘리는 것은 거름을 늘리는 것만 못하다. 땅이 아무리 많더라도 거름이 없으면 부질없이 품만 낭비한다. 그래서 맹자가 '100묘의 농지(백묘지전(百畝之田))'라고 말하지 않고 '100묘의 거름((백묘지분(百畝之糞))'이라고 말한 것이다.1)

거름 주는 시기

거름 주는 데에도 여러 시기가 있다. 씨를 뿌리기에 앞서 주는 거름을 밑거름(점지(墊底))이라 하며, 씨를 뿌린 뒤에 주는 거름을 웃거름(접력(接力))이라 한다. 밑거름은 땅속에 있기 때문에 뿌리가 그 거름을 흡수하여 더욱 깊어지며, 웃거름은 땅 위에 있기 때문에 뿌리가 그 거름을 보고 오히려 위로 올라온다. 그러므로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모두 밭을 갈 때 거름을 주고, 씨 뿌린 뒤에는 거름을 다시 주지 않는다. 대체로 거름을 쓰는 사람은 토질을 변화시켜야지 쓸데없이 싹만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 토질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씨 뿌리기에 앞서 거름을 주어 척박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것이다. 싹만 자라게 한다는 것은 씨 뿌린 뒤에 거름을 주어 쓸데없이 싹과 가지만 무성하고 열매는 많이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똥오줌은 거두어 저장해야 한다

우리나라 시골 사람들은 외양간 밖에 웅덩이나 구덩이를 파지 않는다. 웅덩이를 파더라도 벽돌을 쌓고 회를 바를 줄 몰라 비옥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져버린다. 소 아래에 있는 짚과 오물은 문드러질 정도로 밟히지 않아서 거름더미는 말라 비틀어져 불에 태울 수 있을 정도이다. 한 집에서 사람과 가축이 배설한 똥과 오줌의 양은 본래 얼마 되지 않는 데다가 거두어들이는 일도 법도대로 하지 않아서, 거름의 온전한 효과 가운데 4~5할을 잃어버린다.

또 밭에 씨를 뿌리는 법은 구종법(區種法)2)도 견종법(畎種法)3)도 아닌, 넓은 두둑에 흩뿌리는 만파법(縵播法)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얼마 되지 않는 똥거름을 넓은 밭두둑에 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르게 뿌리면 거름이 너무 희박해서 힘이 없고, 고르게 뿌리지 않으면 웃자란 놈과 덜 자란 놈이 서로 해치게 된다. 이것은 거름주기 방법에서 바른 방도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중국에서는 똥을 금처럼 아껴서 길에는 버려진 재도 없다. 말이 달리면 삼태기를 들고 그 꽁무니를 쫓아가며 말똥을 거둬들인다. 심지어 나귀나 말의 오줌이 흘러든 진흙을 파서 가져가기도 한다. 길가에 사는 사람들은 날마다 광주리를 들고 작은 쇠스랑을 끌고 모래 안에서 말똥을 골라낸다. 나는 처음에 장정이 온종일 거두어서 2두를 채우지 못하는 것을 보고 어리석다고 비웃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본 뒤에야 이 똥이 이듬해 1두의 곡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1두의 곡식을 얻는다면 이것도 많은 양이 아니겠는가.

중국에서는 똥을 마치 큰 부도(浮圖)처럼 모두 반듯한 네모나 세모 또는 여섯모로 쌓는데, 쌓아둔 거름 밑을 파서 항아리를 묻고 거름에서 나오는 즙을 받는다. 혹은 큰 항아리에다가 누런 똥을 담고 막대기로 저어 덩어리진 것을 모두 풀어 묽은 죽처럼 만들기도 한다. 여름 낮에 긴 자루가 달린 표주박으로 그 똥을 퍼서 모래 마당에 엎어놓는다. 모래가 뜨거우면 말라서 꼭두서니색을 띤 떡처럼 둥글어지는데, 그 무게도 차이 나지 않는다. 이것을 빻아 가루로 만들어 채소밭에 사용하는 것이다. 무릇 효과가 뚜렷이 드러나는 일로는 밭에 거름을 주는 것만 한 일이 없으니, 장자(莊周)가 말한 "썩어서 냄새나는 것이 새롭고 기이한 것으로 변한다"는 것이다.4)

그런데 우리나라 도성의 모든 집안의 뒷간에는 수레가 없기 때문에 똥을 퍼낼 수 있는 집이 없다. 기껏 퍼낸다고 하는 것이 병든 말의 등에 의지할 뿐이나 그 무게는 수십 근을 넘지 않는다. 볏짚이나 풀로 망태기를 엉성하게 엮어 길바닥에 어질러 있는 볏짚 줄기나 풀뿌리를 쓸어 담지만, 이는 길바닥의 진흙탕에 빠져 있던 터라 알짜배기 거름은 없어진 것이어서 이른바 '한 가지만 걸리고 만 가지는 새어나간다'는 것이다.

짚이나 뿌리는 성질이 본래 엉성하고 푸석푸석해서 흙에 들어가도 엉겨 붙지 못한다. 생똥 또한 고루 썩지 않아서 씨앗에 붙으면 도리어 독이 되어 해를 끼친다. 겨울을 나는 동안 쌓아 둔 똥 더미는 미리 그 주위에 도랑을 파놓지 않아서, 눈비가 똥거름의 진액을 씻어내 버리니 힘들여 밭에 나르는 것은 찌꺼기일 뿐이다.

오줌의 경우에는 더욱이 그것을 받아낼 그릇도 없다. 시골의 맥류 심는 집에서는 깨진 구유에다 받아내니, 반은 거두고 반은 넘쳐 흘려버린다. 도시에서는 뜰이나 길거리에 내다 버려 우물에 흘러 들어가니 우물물이 모두 짜다. 냇가 다리의 돌 축대 주변에는 사람의 똥이 줄줄이 말라붙어서 큰 장맛비가 아니면 씻기지 않고, 가축 똥은 항상 사람의 버선을 더럽힌다. 똥은 거두어지지 않고 재는 길거리에 버려져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일면 차마 눈을 뜰 수가 없고, 재가 이리저리 흩날려서 모든 집의 술과 밥이 더러워진다. 반드시 중국을 본받아서 수레가 다니도록 한 뒤에야 똥을 거둘 수 있고 밭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대개 100묘의 밭을 갈려면 소 2마리를 길러야 하고, 소 2마리를 기르려면 짐수레 1채를 갖추어야 한다. 수레에는 반드시 짐 상자가 있어야 하는데, 짐 상자는 수양버들을 엮어 큰 광주리 모양으로 만든다. 광주리 안에는 종이를 바른 뒤 기름과 석회를 발라 물이 새지 않도록 하여 오줌을 담아 실어 나른다.

거름을 저장하는 여러 방법

거름을 만드는 데에는 답분법·교분법·증분법·양분법·외분법·자분법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자분법이 가장 좋다.

남쪽 지방 농가의 소·양·돼지 등을 기르는 집에서는 우리 안에 재를 내어두고 가축이 밟게 하고 문드러진 풀이나 썩은 섶이 있으면 주어다가 던져 넣는다. 발아래 똥이 많이 쌓여 우리에 가득 차면 꺼내어 겹겹이 쌓아 더미를 만든다. 북쪽 지방의 돼지와 양은 모두 여기저기에 풀어놓아서 똥을 버리고 거두지 않으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곡물의 짚이 있는 곳에서는 이것들을 모두 한곳에 거두어 저장해두고 날마다 소나 양의 발밑에 3촌 두께로 깔아놓아야 한다. 하룻밤이 지나 소가 똥과 오줌을 밟아 거름이 되면 아침 일찍 이것을 거두어서 뜰 안에 쌓는다.

교분법은 남쪽 지방에서 구덩이에 똥을 모두 쌓아두어 똥을 금처럼 아끼는 방법이다. 북쪽 지방에서는 똥을 거두지 않기 때문에, 길거리가 깨끗하지 않고 땅의 기운이 대부분 더럽고 우물물은 대부분 짜다. 그리하여 사람에게 맑은 기운이 날로 미약해지고 탁한 기운이 날로 성해지게 한다. 마땅히 강남 지역의 예에 비추어 집마다 모두 뒷간을 두어야 한다.

증분법은 농가의 비어 있는 땅에 띠풀을 베어 뒷간을 만드는데 처마는 낮게 하여 바람과 비를 막는 방법이다. 쓸어 담아 얻은 흙이나 불을 때고 얻은 재, 키로 까불러서 얻은 껍질과 쭉정이, 끊어진 볏짚이나 낙엽 등을 모두 그 안에 쌓아놓는다. 그리고 곧장 띠풀집을 얽어매고 덮개를 덮으면, 똥의 기운이 김을 내면서(증훈(蒸薫)) 썩힌다. 겨울철에는 땅속 기운이 따뜻하므로 웅덩이를 깊게 만들지만, 여름철에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양분법은 부엌 아래에 못 하나를 깊게 파고 그 안에 벽돌을 촘촘하게 쌓아 새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곡식을 찧을 때마다 키로 까분 곡식의 껍질 및 썩은 풀, 썩은 나뭇잎을 모아 그 안에 넣은 다음, 설거지할 때 나온 기름진 물을 부어 오래 담가두면 저절로 썩는다.

외분법은 말린 똥을 쌓아 더미를 만들고서 풀에 불을 붙여 태우는(외(煨)) 방법이다.

자분법은 "소거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소뼈를 물에 삶아 쓰는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소뼈를 충분히 삶으면 모두 맑은 즙이 된다. 나무가 말라 죽게 되어도 이것을 주면 바로 살아나니, 이것은 훌륭한 거름이다.

거름을 저장하는 데에는 6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남이 버리는 것을 내가 취한다'는 것이다. 하늘이 만물을 만들어냈으므로 쓸모없는 것은 없다. 잘린 짚, 낙엽, 마른 뿌리, 베어낸 풀, 불에 태워 거름이 되고, 습기로 발효시켜 거름이 된다. 무릇 천하에 형체가 있고 색깔이 있고 기운이 있고 성질이 있는 것들은 모두 거름의 재료이다. 이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버리는 것을 훌륭한 농부는 취하는 것이다. 속담에 '망할 집 자식은 금 보기를 똥 보듯 하고, 흥할 집 자식은 똥 아끼기를 금 아끼듯 한다'고 했다.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았던 것이다.

둘째는, '적게 쓰고 많이 얻는다'는 것이다. 무릇 사방으로 통하는 도회지나 큰 읍의 서리(胥吏)와 그 밖의 잡무를 보는 아전들의 관아, 시전이나 장터의 상인들이 거주하고 들락거리는 곳, 큰 절의 승려들이 거주하는 곳, 학교나 서당의 학생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는 곳 등은 모두 오가며 먹는 사람들이 무리 지어 모이는 곳이다. 뒷간의 똥은 날마다 쌓이지만 쓸 곳은 없다. 이러한 곳에 가까이 사는 사람은 매년 초에 약간의 돈이나 곡식으로 1년 치 뒷간의 똥을 미리 사두어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쓴다면, 비용은 적지만 이로움은 몇 배가 될 것이다.

셋째는, '잠깐 고생하면 오랫동안 편안하다'는 것이다. <진씨농서>에서 "뒷간 가운데를 파서 깊은 못을 만들고 벽돌로 쌓아서 땅으로 스며들지 않게 한다"고 했다. 똥물이 땅에 스며들어 유실되는 것을 염려한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힘든 일이라 꺼려하여 오줌은 땅에 스며들어 없어지고 똥도 닭이나 개가 파거나 핥아먹어 태반이 없어져 버리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부엌 아래 또한 벽돌로 못을 쌓아서, 구운 것과 불태운 것, 그리고 청소 뒤에 생긴 여러 가지 쓰레기를 모두 일과 삼아 던져서 쌓아놓는다. 이어서 설거지한 기름진 물과 쌀뜨물, 생선 씻은 물, 닭이나 돼지의 털을 벗기면서 헹구어낸 물 등을 여기에 부어서 밭을 관리하는 데 쓴다.

넷째는, '적은 양이 많은 양에 맞먹는다'는 것이다. 똥은 힘이 왕성하여 몰아서 쓰면 작물이 열이 나게 하고, 오줌은 맛이 짜서 많이 쓰면 작물을 마르게 한다. 이 때문에 고금의 농서에서 말한 똥물은 모두 맑은 물을 끌어다가 섞은 것을 가리킬 뿐이다.

또 산비탈에 있는 밭의 경우, 거름을 고루 뿌려놓아도 비가 내리면 거름이 금방 모두 유실되어버린다. 이러한 밭에서는 반드시 가로로 고랑과 두둑을 만들거나, 구종5) 또는 혈종6)을 하면 거름을 버려 낭비하는 일은 거의 면할 것이다. 또 목면 같은 경우는 듬성듬성 심는데, 포기당 2~3척 정도 떨어뜨려 심어야 하는 것은 혈종을 해야 더욱 알맞다.

속어로 '똥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대체로 똥을 쓰는 것은 마치 약을 쓰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똥을 적절하게 쓰면 아주 조금만 써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많이 써도 또한 그 공이 적어질 것이다. 토질을 보고 사물의 성질을 따르며, 때를 살펴 움직이고 신명을 다해 밝히면 거름을 적게 쓰더라도 곡식을 많이 거둔다.

다섯째는, '법을 엄격하게 하고 명령을 준엄하게 내린다'는 것이다. 상앙(商君)의 법은 길거리에 재를 버리는 자는 사형에 처하여 저잣거리에 내버린다고 했다. 진실로 다스림에는 농사에 힘쓰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고, 농사는 거름 주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는데, 재거름 1두로 곡식 1승을 얻을 수 있다면 재를 버리는 일이 곧 곡식을 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자도 이처럼 똥을 아꼈는데, 하물며 밭을 다스리는 자에 있어서랴!

여섯째는, '번거로운 일을 참고 오랫동안 지속한다'는 것이다. 편안함을 좋아하고 고생스러운 일을 싫어하며, 가까이 있는 일에는 솔깃하고 멀리 있는 일에는 어두운 것이 소인배의 일반적인 감정이다. 주인 된 자가 만약 이들을 잘 감독하는 방법과 잘 통솔하는 기술을 지니고서, 음식을 제때 주고 생활을 편히 하게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자신의 고생을 잊게 하지 못한다면, 저들이 어찌 나를 위해 기꺼이 마음을 다 바치겠는가? 또 일하는 공정과 기한을 반드시 넉넉하게 정하여 그들의 힘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주인 되는 자가 단지 한 조각의 인내심과 멀리 보는 안목을 갖춘다면, 하루 치의 계산은 손해가 나도 한 달을 계산하면 남을 것이다. 그래서 '번거로운 일을 참고 오랫동안 지속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상의 6가지 방법이 갖추어지면 거름은 이루 다 쓸 수 없을 것이다. 거름을 이루 다 쓸 수 없으면 곡식을 이루 다 먹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나 가축의 똥오줌

생똥(대분(大糞))은 기운이 왕성하기 때문에, 똥이 삭은 뒤에 쓰는데, 비록 똥이 다 삭았어도 논밭에 너무 많이 뿌려서는 안 된다. 많이 쓰려면 반드시 섣달에 거름을 주어야 그 밭이 아주 기름지다. 부득이하게 생똥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먼저 화분(火糞)으로 구덩이에 오랫동안 덮어둔 뒤에야 쓸 수 있다. 흰 모래밭이나 억센 땅은 생똥이 아니면 토질이 바뀌지 않고 보리밭이나 밀밭은 오줌이 아니면 기름지게 되지 않는다. 다른 거름 셋이 이 하나만 못하다.

"감옥에서 나오는 똥과 오줌은 밭을 비옥하게 하지 못한다. 기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기운을 빌릴 수 없기 때문이다."(<계암만필> 중)

이 설명으로 미루어 볼 때 절간의 똥은 시장통의 똥만 못하고, 못사는 사람의 똥은 잘사는 사람의 똥만 못하고, 늙은이나 환자의 똥은 어린이나 청년의 똥만 못하며, 우리에 가둔 소의 똥은 놓아 기른 소의 똥만 못하다. 그래서 똥은 반드시 사방으로 통하는 큰 도읍에서 거두고, 그다음으로는 이름 있는 시골이나 번성한 시장에서 거두는 것이다.

혼분(溷糞)은 사람이나 가축의 똥오줌이다. 마른 흙을 윤택하게 변화시키는 것으로는 사람의 똥만 한 것이 없고, 단단한 흙을 부드럽게 바꾸는 것으로는 마소의 똥만 한 것이 없다. 또 가뭄에 견뎌 땅을 윤기 있게 만드는 것으로는 누에똥만 한 것이 없으며, 적은 양으로 많은 양에 맞먹는 데에는 닭똥만 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돼지똥은 마르고 거칠어 기름지지 않으니, 다만 흙과 섞어 열을 내면 꽃나무나 과실나무를 심는 데 쓸 수 있을 뿐이다. 논에 개똥을 많이 부어주면 강아지풀이나 오독도기가 무성해진다. 닭똥이나 오리똥은 반드시 물에 담가 덮어놓은 뒤에 죽처럼 묽게 되기를 기다렸다가 재를 섞거나 물을 섞어서 사용한다.

각주

1) <맹자(孟子)>에서는 농부를 5등급으로 나누는데, 그 기준을 100묘에 거름을 잘 주는지 아닌지로 삼고 있다.2) 구종법(區種法) : 구획을 나누어 파종하는 방법. 즉, 구전법

3) 견종법(畎種法) : 밭골에 줄을 이루어 파종하는 방법. 즉, 대전법

4) <장자(莊子)> '지북유(知北遊)'

5) 구종(區種) : 구역별로 파종하기

6) 혈종(穴種): 구멍에 파종하기

* 본 원고는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를 번역하고 현재화하는 데 힘쓰고 있는 '임원경제연구소'의 허락을 얻어 실었다. '거름주기' 부분의 번역 원고를 지면 사정상 축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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