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보 2곳 열리자 4대강사업 이전으로
낙동강 보 2곳 열리자 4대강사업 이전으로
[언론 네트워크] 2018년 4대강 재자연화 원년 되길...나머지 6곳도 열어야
낙동강 보 2곳 열리자 4대강사업 이전으로
보로 막힌 강의 경고, 녹조라떼

낙동강에서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지도 6년째다. 2012년 7월 유리잔에 담긴 녹색강물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우리사회에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를 안겼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는 낙동강이 심각한 녹색강으로 변해버린 그 현장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만들어진 말이다.

이후 '녹조라떼'는 MB가 강행한 4대강사업의 결과를 상징해주는 단어가 되었다. 녹조라떼 이 단어 하나로 4대강사업은 생명의 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버렸음을 상징하게 되었고, 4대강은 그렇게 죽음의 강으로 전락해버렸다.

▲ 낙동강 녹조라떼 2012년 7월 낙동강에 심각한 녹조가 폈다. 녹조 핀 강물을 유리잔에 담아 찍은 사진은 중앙 일간지에 지면을 장식하며 '낙동강 녹조라떼'를 세상에 알렸다. 그후 '녹조라떼'라는 말은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4대강사업을 풍자하는 언어로 쓰였다. ⓒ대구환경연합(정수근)


매년 늦은 봄 시작되어 늦가을 아니 겨울까지 지속되는 심각한 녹조 현상은 4대강에서 생명을 앗아가버렸다. 그 많던 낙동강의 고유한 물고기들은 해마다 죽어가며 자취를 감추었고, 그 물고기들을 잡아 생계를 이어가던 어부들 또한 하나둘 낙동강을 떠나갔다.

강바닥은 썩은 펄로 뒤덮이며 산소는 고갈되면서 그 속에서 부글부글 메탄가스들이 올라와 썩은 냄새마저 풍기는 죽음의 공간으로 전락해갔다. 그 속에서 번성하는 생명들이라곤 붉은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들뿐이다.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는 환경부 지정 최악의 수질 지표종들이다.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낙동강은 최악의 수질로 전락했음을 증명한다.

1,300만 식수원이 위험하다

생명이 사라진 낙동강이다. 그 생명이 사라진 낙동강의 강물을 먹고 사는 우리 인간들. 그렇다면 그 물을 먹고 살아가는 인간들은 무사할까? 녹조 현상은 녹색을 띄는 남조류의 이상증식을 이르는 말이고, 그 남조류는 청산가리의 100배에 해당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물질을 내뿜고 있다.

그 맹독성물질이 내뿜는 남조류들이 이상 증식하는 낙동강의 강물을 마시고 1,300만 영남인들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그 물을 먹고 사는 영남인들은 안전할까? 비단 강물은 마시는 물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농작물을 기르는 농업용수로도 쓰인다.

남조류가 들끓는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인들 안전할까? 일본의 유명 조류학자 다카하시 도루 구마모토보건대 교수는 녹조가 창궐한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도 조류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마저 안전하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 2012년 10월 말 4대강사업 보 담수 후 그 해 가을 낙동강에서 수 십만 마리 물고기가 폐사했다. 녹조에 이어 4대강사업의 심각한 부작용을 알리는 두 번째 신호탄이었다. 이후 매년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낙동강에서 우리 고유종 물고기는 씨가 말랐다. ⓒ대구환경연합(정수근)


▲ 2016년 2월 낙동강 칠곡보 아래 강준치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원인을 찾아보자 뱃속을 가득 채운 기생충이 원인임이 밝혀졌다. 기생충마저 창궐하는 낙동강이다. 강이 정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대구환경연합(정수근)


설상가상 그나마 잡히는 물고기 뱃속에서는 기생충까지 창궐하고 있다. 지난 겨울 강준치 뱃속을 우글거리는 기생충과 뱃속을 뚫고 나온 기생충의 모습은 강이 심각한 질병에 걸린 상태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총체적 난국이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강, 그 강물 속에 독성물질이 창궐하는 낙동강. 과연 이대로 죽어가는 낙동강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물고기가 죽어가는, 생명들이 살 수 없는 낙동강에서 우리 인간들 또한 살아갈 수 없음을 증거하는 것이 아닐까?

새와 야생동물이 떠나는 낙동강

인간들뿐만 아니다. 낙동강은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새들과 야생동물 또한 그 속의 물고기 등을 잡아먹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서 강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맹독성물질이 창궐한 물을 인간들이야 환경당국이 신봉하고 있는 이른바 고도정수처리라도 해서 마신다 하지만, 새들이나 야생동물은 맹독성물질이 창궐한 강물을 그대로 마실 수밖에 없다. 그들의 안전은 누가 담보해줄 것인가?

설상가상 4대강사업 전 얕은 낙동강을 마음 놓고 건너가면서 삶을 영위해왔던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강을 건널 수 없게 돼버렸다. 최소 수심이 6미터에 깊은 곳은 10미터가 넘어가는 낙동강을 건너갈 수 없게 되면서 그들의 서식처 또한 반토막 나고 말았다. 이것이야말로 심각한 생태적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심심찮게 목격되는 로드킬은 4대강의 심각한 부작용 중의 하나인 것이다.

▲ 4대강사업 전 매년 수 천 마리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찾은 낙동강 해평습지. 4대강사업후 '해평호수'가 돼자 철새들이 극감했다. 유명 철새도래지 해평습지 명성을 안겨준 흑두루미는 더 이상 해평습지를 찾지 않는다. 도래 개체수가 극감해버린 것이다. ⓒ대구환경엽합(정수근)


새들 또한 낙동강을 떠나버렸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 해평습지는 지금 칠곡보로 강물이 같혀 '해평호수'가 돼버렸다. 그 결과 4대강사업 전 수천 마리가 도래하던 흑두루미는 더 이상 해평습지를 찾지 않는다. 올 겨울 도래한 흑두루미 총 수는 고작 87마리뿐이었다. 너무 초라한 수치다. 내년에는 흑두루미가 낙동강 코스를 완전히 포기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이처럼 수많은 생명들이 4대강 보로 말미암아 낙동강을 떠나거나 그곳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런 낙동강 강물을 마시며 그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을 먹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인들 누가 안전하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을까? 우리도 그들의 대열을 따를지 모른다. 심각한 위기의 상황인 것이다. 이런 위험한 4대강을 그냥 두고만 봐야 하는가?

수문을 열자 생명이 약동한다

이렇게 죽어가는 낙동강을 되살릴 방법은 과연 없는가? 아니다. 방법은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처럼 "강은 흘러야 한다" 또한 만고의 진리이고, 강은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되살아날 수 있다. 촛불혁명을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의해서 수문이 열린 낙동강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1월 13일 낙동강 보의 수문이 추가로 열리자. 강은 흐름을 일부 회복했고, 그렇게라도 강이 흐르자 놀라운 변화들이 나타났다. 특히 지천과 만나는 합수부에서는 낙동강이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모래톱이 돌아오고, 떠나갔던 생명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었다.

▲ 낙동강 함안보와 합천보 수문을 열자 낙동강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모래톱과 습지가 부활했고 떠났던 새들도 돌아오는 놀라운 변화 말이다. 황강 합수부가 4대강사업 이전 모습으로 거의 복원됐다. ⓒ대구환경연합(정수근)


황강 합수부와 회천 합수부는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빠르게 '복원'돼가면서 참으로 '기분 좋은' 변화를 보여준다. 드넓은 모래톱은 모래강 낙동강의 모습으로 빠르게 되돌려 놓고 있다. 모래를 되찾은 낙동강은 강물을 정화시키고, 물고기와 새와 야생동물들을 불러 모은다. 다시 생명이 약동하고 있는 것이다.

왜가리는 물고기를 사냥하고,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는 다시 되살아난 모래톱에 내려앉아 휴식을 취한다. 천연기념물 고니 가족도 찾아와 달라진 강에서 그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새들이 돌아온다는 것은 그곳에 먹이(생명)가 많다는 것으로, 흐르는 강은 그렇게 뭇생명들이 약동하고 있음을 증거해준다.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그렇다. 강은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되살아난다. 모래톱이 돌아오고 생명들이 돌아오고 강물이 맑아지는 것이다. 강물이 맑아지면 그 물을 마시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간의 안전 또한 보장받게 되는 것일 터다.

낙동강을 흐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낙동강을 가로 막고 있는 초대형 보를 없애주면 된다. 그러나 당장 그것들을 없애지 못한다면 수문이라도 열어주면 된다. 다행히 낙동강 하류 2개 보의 수문은 열렸다. 그 수문이 열리자 나타나는 '기분 좋은' 변화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중상류 낙동강 6개의 보는 아직 굳게 닫혀 있다. 대구경북 구간의 낙동강 보들이 모두 굳게 닫혀 있는 것이다. 수문개방을 반대하는 지역의 여론이 높기 때문이란 이유다. 농민들이 농사를 못 지어서 반대가 심하단 이유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바는 사실과 다름을 알려준다.

겨울 농업용수가 필요한 농가는 비닐하우스로 농사짓는 일부 농가들이고, 그 농가들은 강물을 끌어다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100미터 아래 관정을 파고 지하수를 퍼올려 그 지하수로 농사짓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 낙동강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비닐하우스들. 경북 성주 겨울 비닐하우스에서 참외를 재배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강물로 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100m 아래 암반관정을 뚫어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다. 보를 열어 수위를 떨어뜨려도 농사에 지장이 없다는 게 현장조사에서 밝혀졌다. ⓒ대구환경연합(정수근)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적어도 지금부터 새봄이 와 모내기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강물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대구경북의 낙동강 6개 보의 수문도 열 수가 있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수문개방을 통해 강의 변화상을 확인하고 그 확인된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연말 4대강 보의 존치여부를 결정하겠다 했다. 그렇다면 그 변화를 제대로 목격하기 위해서라도 낙동강 모든 보의 수문은 열려야 한다.

왜곡된 여론을 조장하는 일부 세력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번 겨울에서 늦은 봄 동안은 농사지을 강물도 필요치 않다.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이 되살아나는 기분 좋은 변화를 바라 보자. 그곳에서 낙동강 부활의 새 희망을 발견해가자.

4대강사업 과오 반성하고 결자해지 자세로 영남인이 나서자

낙동강은 520km에 이르는 거대한 수체다.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살아간다. 생명들의 연속체 즉 낙동강은 520km의 거대한 생명체다. 그 생명체를 8토막 내어놓은 것이 4대강사업이다. 토막 난 낙동강을 이어야 한다. 함께 흐르게 해야 한다. 낙동강 상하류가 함께 흘러야 한다.

낙동강이 흐르자, 모래톱이 돌아오고 습지가 되살아나고 새와 야생동물이 돌아오는, 생명의 질서가 잡혀가는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생명의 그물이 하나둘 복구되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이 저 상류에서부터 하류로 함께 흘러가면서 보여줄 놀라운 변화가 무척 기다려지는 이유다.

▲ 낙동강 황강 합수부 모래톱 일출. 4대강 재자연화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 대구환경연합(정수근)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낙동강 강물을 먹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1,300만 영남인들이 가장 먼저 나서서 외쳐야 한다.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라고 말이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온전히 흘러가기 위해선 대구경북의 낙동강을 막아세운 저 거대한 6개 보의 수문도 당장 열려야 한다.

그러니 낙동강 보를 당장 열게 하자.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둬선 안된다. 특히 영남의 정치인들에겐 말이다. 바로 영남의 유력 정치인들이 낙동강을 망친 주범들이기 때문이다. 영남의 시민들이 이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사실 4대강사업이 그렇게 강행될 수 있었던 것은 영남인의 책임도 크다. 당시 영남인들이 MB에게 속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기 때문에 MB는 어쩌면 그런 영남인의 암묵적 동의로 4대강사업을 강행할 수 있었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 영남인들이 비난받는 이유다. 그러므로 영남인들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결자해지한다는 자세로 수문 개방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

▲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그 길에 영남인이 먼저 나서야 한다. ⓒ대구환경연합 정수


그러니 영남인들이 먼저 나서서 문재인 촛불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저 보의 수문을 당장 열라고 말이다. 그것이 강이 살고 새가 살고 고라니와 삵 등의 수많은 생명들이 사는 길이자,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의 안전을 담보하는 길이다. 바로 우리 영남이 사는 길이다.

'낙동강 중상류 6개 보의 수문들도 마저 열어라! 낙동강이 되살아날 것이다.' 부디 2018년이 4대강 재자연화의 원년이자, 낙동강의 회생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낙동강 뭇생명들과 함께 간절히 소망해본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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