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테크닉', '盧의 열정' 있는가? 그게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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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선진화 담론' 깨야 진보진영 집권한다"
2011.05.03 16:48:00
진보·개혁 진영의 집권을 위해서는 보수가 주도해 온 '선진화' 담론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정치학 박사)는 3일 '복지국가와민주주의를위한싱크탱크네트워크(복싱네트)' 창립 기념 심포지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계승과 발전'에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민주화 이후의 역사를 우리 사회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됐지만 감성적 다수가 집단행동을 통해 법을 무너뜨리고 결과 평등주의를 초래해 시장의 발전을 왜곡시킨 시기였다고 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른바 '한국식 보수주의자'들이 보는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시각을 분석한 것이다. 고 교수는 이어 한국 보수주의의 최고 이데올로그로 꼽히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의 '선진화 담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선진화 담론의) 인식은 지금까지 법의 지배 위에 군림하면서 온갖 특권과 특혜를 누려온 소수 기득권 세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고 오히려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촉진해 온 다수 대중의 피땀어린 노력을 척결해야 할 사회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관점"이라고 규정하며 "따라서 한국의 진보 개혁 세력은 수구 보수주의자들의 그같은 퇴행적 역사인식에 맞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굳건하게 수호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입각해 사회 발전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설정,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박 교수의 '선진화 담론'에 기대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고 교수의 주장은 이런 '선진화 담론'의 허구를 적극적으로 깨야 한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통해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데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언급하고 가야 한다"며 한국이 이미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음을 증명하는 근거도 제시했다.

고 교수는 "국제 기구에서는 명시적인 선진국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 않지만 통상 IMF의 '선진경제국가' 29개국 포함 여부, 30개국으로 이뤄진 OECD 가입 여부, 국민소득 2만 달러 기준 충족, UNDP가 발표하고 있는 인간개발지수(HDI) 0.8 이상인 고(高)HDI 국가에 해당하느냐 여부 등 4대 조건을 충족하면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를 모두 충족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한국은 IMF의 '선진경제국가' 29개국에 포함돼 있고 OECD 가입국이며 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인간개발지수' 역시 2006년 보고서에서 0.912로 26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 교수는 민주정부 10년 개혁의 한계를 지적하고 △제도권의 정당 정치와 시민 정치가 적극 결합한 연합 정치의 틀 마련 △정당 개방 등 정당 개혁 △가치 정치 지향, 소통과 연대 △분권과 자치의 '생활정치 지향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고 교수는 "민주진보세력이 가치를 분명히 해 정체성과 선명성을 강화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진보 좌클릭' 이라고 주장하며 "'뉴딜정치연합'을 하나의 모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뉴딜정치연합'은 이른바 '빅텐트론, 야권단일정당론, 민주진보대통합정당론' 등보다 폭넓은 개념으로 양당제, 다당제 질서 모두에서 성립 가능한 '가치 중심 연대'를 의미한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 ⓒ뉴시스

"DJP, 노무현의 열정과 테크닉 없이 '연합' 얘기 말라"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최소 강령 연합' 즉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통합하는 낮은 단계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연합의 수준을 최소한으로 낮춰야 한다. 그리고 그 연합이 대중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대중에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가치로 연합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고원 교수의 문제인식과 맥을 갖이 한다.

고 박사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은 예술이었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열정이 있었다. 이런 정도의 열정과 테크닉 없이 연합을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작년 6.2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단일화는 막판에 손학규가 해결했고, 이번 4.27재보선 김해을에서 막판 단일화는 문재인이 나서서 마무리를 했다. 손학규, 문재인에게서는 희망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그같은 열정과 테크닉이 없는 연대는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박사는 "보수 논객들은 '이번 4.27재보선 보니 정말 후보단일화 정치연합 엄청난 위력 있더라, 저게 선거에서 앞으로 제일 중요한 변수 될 거라고 본다'고 말하고 있다. 아주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민주당의 '야권통합정당론'을 비판했다. 그는 "이는 정당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인데, 당을 통합하려면 강령을 일일이 맞춰봐야 한다 (내년 총선까지 1년 여 남았는데) 이게 말이 되나. 선거에서 이긴 나머지 '오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본적으로 민주 정부 10년을 평가할 때 이전 정부의 실패가 거론되고, 그 책임이 두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두 대통령은 (조선시대) 정조 이래로 보수에 집중된 힘의 용수철을 (진보 쪽으로) 잡아 당겨놓은 사람"이라며 "그래서 진보 민주 진영이 과거 10년에 비해 너무나 편해졌고, (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편해진 면이 있다. 그러나 이에 감샤하기는 커녕 매일 비판만 했다"며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ilys123@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