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평창 동계올림픽, 김연아 점화로 공식 개회
'평화' 평창 동계올림픽, 김연아 점화로 공식 개회
92개국 2925명, 17일간 열정의 경쟁 돌입
2018.02.09 23:20:01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 저녁 8시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개·폐회식장의 개회식으로 공식 개회했다. 

관심이 집중된 최종 성화 점화자는 예상대로 김연아였다. 

8시 정각 카운트다운과 함께 '평화의 땅'과 '태극: 우주의 조화'를 주제로 축하 공연이 15분간 열렸다. 한국 건국 신화를 바탕으로 한 '평화의 땅' 공연이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한 내빈 소개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내빈석에 앉기에 앞서 평창을 찾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도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태극기를 형상화한 '태극: 우주의 조화' 공연에 이어 개회국인 한국의 태극기가 무대에 입장했다. 태극기는 역대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인 강광배, 진선유, 박세리, 이승엽, 황영조, 서향순, 임오경, 하형주 등 8명이 운반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애국가 제창과 함께 태극기가 게양된 후, 8시 25분부터 참가국 선수단 입장이 진행됐다. 선수단 입장 순서는 첫 번째 참가국인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와 개최국인 한국(남북 단일팀)을 제외하고 개최국 언어, 즉 한글 자음 순서에 따라 정해졌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의 가나 선수단이 그리스 다음으로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러시아에서 개인자격으로 참가한 선수 169명은 오륜기를 앞세우고 입장했다. 선수단 입장 시 1988 서울올림픽 당시 공식 주제곡이었던 '손에 손잡고'를 비롯해 우리나라 여러 대중가요가 배경 음악으로 연주되었다. '손에 손잡고'가 연주된 이유는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올림픽 선수단 입장 시 개회국 가요를 트는 건 일종의 관례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제곡은 없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은 북한과 함께 91번째, 홍콩에 이어 가장 마지막으로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한국에서는 봅슬레이의 원윤종이, 북한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황충금이 공동 기수를 맡아 한반도기를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두 나라 선수단 입장 시 문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두 나라 선수단 공동 입장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서 10번째며,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남북 단일팀(여자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선수단 입장이 끝나고 다시금 '아리랑: 시간의 강'과 '모두를 위한 미래'를 주제로 축하 공연이 열렸다. '아리랑: 시간의 강'은 강원 지역 민요인 정선 태생인 소리꾼 김남기 선생의 '정선아리랑'을 시작으로, IT기술, 대중문화 역량 등을 강조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내용을 담았다. 

저녁 9시 30분, 축하 공연이 끝나고 이희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연설에 나섰다. 

이 조직위원장은 "세계는 남북 선수가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올림픽을 통해 남북이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는 화합과 평화를 이뤄내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를 갈망하는 세계인을 위해 희망의 불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카운트다운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평창"이라고 한국어로 인사한 바흐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 선수단의 공동 입장을 두고 "제가 아는 모든 선수들, 경기장에 계신 내빈 여러분, 개회식을 시청 중인 세계 모든 이가 이렇게 훌륭한 모습에 감동했다"며 "우리 모두는 한국의 평화 메시지를 함께 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개회 선언을 통해 올림픽이 공식 시작했다. 이로써 한국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FIFA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를 모두 개최한 다섯 번째 국가(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한국)가 됐다. 

공식 개회 축하 공연으로 '행동하는 평화'가 진행됐다. 전인권 안지영(볼빨간사춘기), 하현우(국카스텐), 이은미 등 한국의 대중 음악인이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을 함께 부르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곡이 끝난 후 LED 조명으로 형상화하는 비둘기를 하늘에 날리는 이벤트가 이어졌다. '손에 손잡고'에 이어 다시금 서울올림픽에 대한 오마주로 이해되기도 하는 부분이었다. 

곧이어 100명의 스노보더들이 슬로프를 따라 내려와 오륜을 형상화했고, 1218개의 드론이 오륜 형상을 하늘에 띄웠다. 

소프라노 황수미의 '올림픽 찬가'에 맞춰 올림픽기가 게양된 후, 선수단, 심판단, 코치의 선서가 이어졌다.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의 초미의 관심이 된 최종 성화 점화 행사가 시작됐다. 전이경 전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가 가장 먼저 경기장에 들어온 후, 박인비 선수(골프)가 성화를 이어받아 안정환 전 축구 국가대표가 성화를 들고 점화대로 향했다. 안정환은 박종아(남한)와 정수현(북한), 두 여자 단일팀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성화를 건넸다. 이들은 슬로프를 올라가 최종 점화자에게 성화를 건넸다. 

달항아리 모습을 본딴 점화대에 불을 붙인 최종 성화 점화자는 예상대로 김연아였다. 김연아가 피겨화를 신고 성화 점화대에 불을 붙이자 객석에서 큰 환호성이 터졌다. 미국 등의 언론은 김연아가 당연히 최종 점화자가 되리라 예상했으나, 일각에서는 남북 공동 입장에 맞춰 이에 조응하는 깜짝 점화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봉송의 마지막 주자 전 피겨선수 김연아가 성화를 받아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92개 참가국 선수 2925명(임원 포함 6500여 명)은 15개 종목 306개 메달을 놓고 오는 25일까지 17일간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일대에서 본격적인 승부에 들어가게 됐다. 참가국과 선수, 메달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보다 4개국, 67명의 선수가 더 늘어났다. 

금메달 102개(설상 70개, 빙상 32개) 역시 역사상 가장 많다. 소치 동계올림픽보다 4개의 금메달이 더 늘어났다. 

스노보드 빅에어(남·여),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남·여), 알파인스키 혼성 단체전, 컬링 믹스 더블에서 6개의 금메달이 늘어났고, 스노보드 평행회전(남·여)에서 2개의 금메달이 제외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은 역대 올림픽 역사상 단일국가로는 가장 많은 242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한국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15개 전 종목에 145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이는 소치와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한국은 6개 종목에 71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달고 뛰는 선수 중에는 귀화선수 19명도 포함되어 있다. 

북한은 5개 종목 2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하는 국가는 6개국이다.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크로스컨트리스키), 말레이시아(피겨스케이팅, 알파인스키), 싱가포르(쇼트트랙), 에리트레아(알파인스키), 코소보(알파인스키), 나이지리아(봅슬레이, 스켈레톤)가 주인공이다. '제2의 쿨러닝'을 꿈꾸는 국가의 선수들이 극동의 한국에서 세계와 경쟁하게 됐다.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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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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