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500조 육박, 금리쇼크 태풍이 온다
가계빚 1500조 육박, 금리쇼크 태풍이 온다
미국 4차례 이상 가파른 금리 인상설 대두, 한국은?
2018.02.22 18:25:16
가계빚 1500조 육박, 금리쇼크 태풍이 온다

최근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옥스퍼드 경제연구소 등의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가계부채 세계 10대 위험국'에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통계는 2016년까지 3년간 가계부채 통계를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2016년 이후 1년 사이에 다시 무려 108조 원이 증가해 145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나 정부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에 급제동을 걸어 3년만에 연평균 증가율을 한자릿수로 줄였다는데도 100조 원이 훌쩍 넘게 가계빚이 늘어나는 것은 막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4·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1450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8조 4000억 원(8.1%)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금액으로 '가계부채'로 통용된다.

증가액 규모만 놓고 보면, 2015년(117조 8000억 원), 2016년(139조4000억 원)보다 적다. 증가율도 정부 목표치(8% 수준)에 부합한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최근 3년간 가계 가처분소득 평균 증가율 5%)보다 가계빚 증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가계신용 규모는 한은이 2002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대다.

▲2017년말 기준 가계부채가 1년 사이에 108조 원 늘어 1450조 원을 돌파했다. ⓒ연합


신용대출 등 금리 높은 기타대출 급증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 강화와 주택 매매 감소 등으로 예금은행 기준으로 증가폭이 전년(40조8000억원)의 절반 수준(21조 6000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은행 기타대출 잔액은 196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1조6000억원이 늘었다. 직전연도 증가액 12조 9000억 원의 두 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분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기타대출만 5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금리 상승에 취약한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변동금리에 노출된 대출 비중이 상당히 많은 반면, 시중금리는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을 보장할 정도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 의사록에 '추가적인(further)'이라는 문구가 새로 들어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했던 '2018년 3회 인상설'이 '4회 이상 인상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그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가팔라질 것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연준 동향에 민감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중 미국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3.1%에 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954%로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30년물은 3.233%로 상승,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레드라인'으로 불리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3%' 금리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이날 연준 의사록이 공개되자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경우 1.5~1.75%가 돼, 한국의 기준금리(1.5%)보다 높아진다.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한국의 기준금리도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추가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한미 기준금리차가 0.5% 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자본유출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후임이 부임하면 5월과 7월 사이에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나아가 하반기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최고금리가 5% 선을 넘어섰다. 가계부채 증가에 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가운데, 금리 쇼크의 태풍이 다가오는 양상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