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거취' 선관위에 맡긴 文대통령 '부메랑'
'김기식 거취' 선관위에 맡긴 文대통령 '부메랑'
김기식 사의 표명…야당, 조국 민정수석 정조준
2018.04.16 21:59:28
'김기식 거취' 선관위에 맡긴 文대통령 '부메랑'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외유성 해외 출장 등의 논란에 휩싸였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일 취임한 지 2주 만이다. 

김 원장은 이날 저녁 금감원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사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관한 선관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의 사의 표명에 앞서 선관위는 김 원장의 이른바 '5000만 원 셀프 후원' 의혹과 관련해 "국회의원이 종전의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건 공직선거법 113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말인 지난 2016년, 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 원을 기부한 것이 초기 가입비 1000만 원, 월 회비 20만 원을 내고 있던 '종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본 것이다. 

선관위는 다만 "국회의원이 보좌직원들에 대한 보답과 퇴직에 대한 위로를 위해 금전을 지급하는 것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에 해당해 정치자금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이 됐던 외유성 해외 출장 문제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우리 위원회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면서도 "국회의원이 정책 개발 등 정치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 시 사적 경비 또는 부정한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한 출장 목적 수행을 위해 보좌 직원 또는 인턴 직원을 대동하거나 해외 출장 기간 중 휴식 등을 위하여 부수적으로 일부 관광에 소요되는 경비를 정치자금으로 지출하는 것만으로는 정치자금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보좌직원의 퇴직금을 주는 행위 ▲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한 해외출장 ▲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해외출장 ▲ 해외출장 중 관광 등의 사안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선관위에 질의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4가지 항목 중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후원금을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함에 따라 김 원장은 곧바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원장의 사의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문 대통령은 선관위 판단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의 사표는 17일 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김 원장을 금융개혁의 적임자로 언급하며 선관위 판단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던 만큼, 선관위의 이날 판단은 문 대통령에게 부메랑이 됐다. 여론 악화가 확인되었을 때 매듭을 지었어야 할 문제를 문 대통령이 법적 영역으로 끌고 가면서 실기해 인사 파문으로까지 증폭시킨 원인 제공을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더미래연구소'의 이사를 맡았었고, 한차례 강의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국 민정수석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인사검증자가 아닌 김기식의 동지이자 변호인을 자처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부적격자임이 판명됐다"며 "대통령은 조 수석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인사참사를 일으킨 조 수석은 사퇴하고 국민과 기 싸움을 벌인 문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민주평화당도 인사와 민정라인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김 원장에 대한 검증 책임론과 민정수석실 총사퇴 요구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선 언급할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해외 출장 건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실이 검증했고 적법하다고 본다"면서도 "후원금 부분은 민정수석실이 검증할 때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방어선을 쳤으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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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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