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에 새로운 무슬림 여성 히어로가 떴다
MCU에 새로운 무슬림 여성 히어로가 떴다
케빈 파이기, BBC와 인터뷰서 "미즈 마블 준비 중"
2018.05.14 17:15:08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팬들은 새로운 캐릭터 캡틴 마블을 고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블은 벌써부터 그를 잇는 새로운 여성 히어로 미즈 마블(Ms. Marvel)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MCU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BBC 아랍과 인터뷰에서 "미즈 마블의 MCU 실사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 영화의 정확한 제작일이 언제일지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코믹북 관련 소식을 주로 전하는 <코믹북리소스(CBR.COM)>는 올해 말경 미즈 마블의 공개일자를 확인할 수도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미즈 마블은 여러모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이벤트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을 마블이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미즈 마블이라는 히어로 명은 대를 이었다. 1대 미즈 마블은 바로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캡틴 마블>의 히어로 캐럴 댄버스다. 마블은 캐릭터를 리뉴얼한 '마블 나우' 이벤트 후 캐럴 댄버스에게 '캡틴 마블'이라는 새 간판을 제공했고, 댄버스를 잇는 새로운 미즈 마블로 미국의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난 10대 소녀 카말라 칸(Kamala Khan)을 낙점했다. 마블 세계관에 처음 등장한 '무슬림 여성 히어로'다. 

출생에서 볼 수 있듯, 미즈 마블은 현대 유럽·영미권에 대두한 무슬림 혐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수 있는 캐릭터다. 

그간 MCU는 새롭게 대두한 현대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리진 않았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미국의 패권주의를 은근슬쩍 다뤘고, <블랙 팬서>가 인종문제를 테마에 다루긴 했지만, 이들 문제는 그간 다른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서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무슬림 혐오 문제는 다르다. MCU에서 무슬림은 대체로 조역의 수준에서 소비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카말라 칸을 등장시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즈 마블의 기원을 다룬 책으로 국내에도 정식 발간된 <미즈 마블1, 2, 3>(G. 윌로우 윌슨 글, 애드리언 알포나 그림, 이규원 옮김, 시공사 펴냄)에서 카말라 칸은 독실한 무슬림인 아버지, 오빠와 갈등하는 평범한 미국의 10대 소녀다. 이 갈등은 어디까지나 어느 가정에나 있을 법한 사춘기 청소년과 부모와의 갈등 정도로 녹여진다. 이로써 독자는 무슬림을 '악마' 정도로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계기를 얻는다. 

미즈 마블은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기에도 최적화된 캐릭터다. 그간 미국 슈퍼 히어로 만화는 여성 캐릭터를 '큰 가슴, 노출이 많은 수트'를 입은 정형화된 모습으로 그려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당장 지금도 MCU의 주요 캐릭터를 비롯해 여러 영화화된 히어로 작품에서 관객은 전형적인 여성 히어로의 모습을 지켜 본 바 있다. MCU에서 완다 막시모프 역을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은 <엘르> 최신호와 인터뷰에서 가슴을 지나치게 노출하는 자신의 의상을 두고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미즈 마블은 이 같은 대상화에 반하는 캐릭터다. 몸은 비쩍 말라 가슴을 부각하지 않고, 대충 만들어낸 듯한 의상은 신체를 노출하지 않는다. 보통의 10대 청소년이 입을 듯한 의상에 가깝다. 

더구나 남녀 역할을 전복하는 히어로이기도 하다. <미즈 마블>에서 칸은 짝사랑하는 '일반인' 남자 친구가 위기에 처할 때, (비록 좌충우돌하긴 하지만) 마치 '백마 탄 왕자'처럼 남친을 구출한다. 

마블이 그간 일각에서 제기된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리라 여겨지는 부분이다. 비록 MCU와 공존의 가능성은 적지만, 마블은 이미 넷플릭스에 제공하는 드라마 <제시카 존스>에서도 페미니즘 이슈와 성 소수자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미즈 마블에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공을 인정받아, <미즈 마블>은 <CBR.COM>이 2014년 선정한 '100대 톱 코믹스'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평받았다. MCU가 스파이더맨과 짝을 이룰 10대 청소년 캐릭터로 내세우기에 여러모로 최적인 캐릭터다. 

문제는 있다. 미즈 마블은 신체를 자유롭게 변형하는 캐릭터다. 이 능력은 그가 테리젠 안개에 노출되어 마블 세계관에서 엑스멘, 어벤져스 등과 함께 큰 축을 담당하는 인휴먼이 됨에 따라 얻게 됐다. 

그런데 마블은 이미 ABC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시리즈 <에이전트 오브 실드>와 <인휴먼스> 등을 낸 바 있다. 비록 이들 드라마가 느슨하게 MCU와 연관을 가지지만, 케빈 파이기와 아이작 펄머터와의 갈등으로 인해 MCU에 인휴먼 스토리가 들어올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관련기사: MCU의 창조자, '감독들의 감독' 케빈 파이기

이와 관련, <CBR.COM>은 이 문제를 두고 "마블 스튜디오가 MCU만의 인휴먼 연대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피니티 워> 이벤트로 우주가 리셋될 가능성까지도 있는 만큼, 이 이벤트의 여파로 미즈 마블이 탄생한다는 식의 스토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디즈니가 최근 인수한 폭스의 영향에 따라 엑스멘이 MCU에 등장하는 게 가능하다면, 피닉스 포스의 여파에 따라 미즈 마블이 탄생한다는 식의 이야기 전개도 물론 가능해진다. 올해 11월 개봉 예정인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마블 세계관의 강력한 힘 중 하나인 피닉스 포스를 다룬다. 

물론, 캡틴 마블과 미즈 마블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둘을 스승과 제자의 식으로 그리는 것 역시 가능하다. 실제 만화 세계관에서도 둘은 이 같은 관계를 느슨하게 가진다. 만화 세계관에서 평범한 시절 칸은 캡틴 마블의 팬으로, 그의 팬픽을 그리던 아이였다. 

▲ 국내에 정식 출간된 <미즈 마블> 코믹스.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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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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