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1석, 몸집은 불렸는데...
민주당 +11석, 몸집은 불렸는데...
앞으로 2년 더 여소야대…야권 정계개편 촉각
2018.06.14 02:51:39

여당 압승, 야당 참패로 끝난 6.13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초미의 관심은 정계개편이다. 폐허 속에서 대규모 이합집산이 이뤄질 수 있는 야권 발 정계개편설이 꿈틀거린다. 야권 지형이 달라지면 더불어민주당이 공격적인 정계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의석수를 불렸다.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수통합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12석의 한국당과 30석의 미래당이 보수통합에 성공할 경우, 130석의 민주당은 원내 1당 지위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 구성에 차질을 빚고, 개혁입법 추진 동력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따라서 원내 1당 사수는 민주당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다음 총선까지 2년이 남은 상황에서, 야당의 입법 비토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과반 의석 확보를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명분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가 이번 지방선거로 재확인된 만큼, 원활한 국정운영과 이를 뒷받침할 입법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 12월 민주연구원에서 진행한 '문재인 정부 2017년 국정운영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 관련 법안 242건 중 39건이 통과돼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여소야대에서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180석이 확보되지 않으면 법안 통과가 어려운 실정이고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인해서 시행령을 통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당, '범보수 연합'에 맞서 '범진보 연합' 꾸릴 가능성도

인위적 정계개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여당 발 정계개편은 쉽사리 꺼내들기 어려운 카드였다. 하지만 조건이 달라지면 전략도 달라진다. 만약 보수야당 발 정계개편이 가시권에 진입해 원내 1당 지위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면 민주당이 공격적인 정계개편으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국회의장 당선을 위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합쳐 원내 제1당이 될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할 수도 있다"라며 범보수 연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장단 구성을 이합집산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후반기 국회를 정글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뭉친다면, 역으로 우리 당을 중심으로 평화와 정의 모임 등 다른 당을 모으는 원심력이 생겨 범진보 연합이 성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도 지난 6일 <평화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예 그쪽에서 합당 절차라든가 이런 걸 거쳐서 우리 1당의 지위가 어려워진다고 하면, 저희 당도 나름대로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되겠다, 어떻게 대응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들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무소속 후보들이라든가 다른 당의 후보들도 저희 당에 대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뜻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방선거가 지나면 한번 저희도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의 말대로 민주당이 그릴 수 있는 정계개편 대상은 무소속 일부 의원들과 정체성 차이가 크지 않은 민주평화당이다. 그러나 민주평화당은 민주당과 호남권 지지기반이 겹쳐 양당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최후의 시나리오라고 선을 긋는 이유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원내 제1당에 올라서기 위해 보수통합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당도 무리한 시도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평화당과의 통합은) 보수 통합에 맞선 최후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평화당 역시 흡수통합 식 정계개편에는 응할 수 없는 처지다. 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통합은 민주당의 착각이고, 민주당은 헛꿈 꾸지 말라"며 "평화당은 호주머니에 있는 공깃돌이 아니다. 이쪽 집어넣었다, 저쪽집어 넣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평화당은 협치 차원에서 연정 모델에는 긍정적 사인을 보내고 있다. 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평화 노선을 지지하기위해 연정을 할 수는 있으나, 통합 형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박지원 의원도 광주 유세현장에서 "다당제를 만들어 준 호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 통합은 하지 않겠다"며 "촛불 혁명의 완성, 법과 시스템에 의한 개혁을 위해서 연정 등 소통과 협치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권 발 정계개편은 역풍이 예상되는 '몸집 불리기' 방식보다 협치를 명분 삼아 평화당 및 정의당 등과 연정이나 개혁입법 연대를 모색하는 쪽으로 진화할 수 있다. 다만 국정운영에 공동 파트너십을 전제로 하는 연정의 경우, 수위 높은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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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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