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 빠진 허탕 회담? 뭣이 중헌디…
CVID 빠진 허탕 회담? 뭣이 중헌디…
"한미 군사훈련 중단, 북한에 비핵화 명분 제공"
2018.06.13 12:42:26
CVID 빠진 허탕 회담? 뭣이 중헌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중단을 언급한 가운데,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명분을 주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에서 한국 언론 진흥재단 주관으로 열린 언론 포럼에 참석한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은 적대적인 북미 관계 청산의 가장 상징적인 조치"라며 "트럼프가 북한이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명분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언급이 한국 정부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나 주한미군 주둔 문제는 보수층에서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적대 관계가 유지됐을 때와 해소됐을 때가 다른 데도 불구하고 고정관념 속에서 보는 분들이 많다"며 국내 여론을 생각했을 때 한국 정부가 먼저 꺼내기 어려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축소 부분은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며 "그런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수위와 관련해선 "결국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대적인 군사 훈련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 역시 핵 무기를 실은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소위 '전략자산'이 한미 훈련에 전개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벌써 한미 훈련에 대해 6개월 주기의 훈련만 중단하는 것이지 통상적인 훈련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며 "전략자산을 (훈련에) 전개하지 않는 정도에서 타협된 결과가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북한을 상대로 한반도에서 진행하는 훈련이 아니라,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에서 한미 훈련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雙中斷,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이 사실상 관철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동의한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문제가 핵심이었는데 그 부분을 트럼프가 열어버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더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미국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정치적인 문제에서 밀리면 밀릴수록 외교 문제를 더 밀고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남북미 3국 중 정치적 입지가 가장 불안한 것은 트럼프"라며 "그래서 트럼프 혼자로는 어렵다. 남북과 중국이 함께 이 프로세스를 끌고 나가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가 국내에서도 지지를 받고 더 강력하게 프로세스를 가져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13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KPF 언론포럼 :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에서 대담하고 있는 고유환(왼쪽) 동국대학교 교수와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CVID보다 중요했던 것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주류와 한국 일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준형 교수는 "신뢰가 없으면 'V'(verify)도 불가능하다"며 양측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뢰가 없어도 검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건 불가능하다. 북한이 계속 숨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북한의 자발적 포기에 대한 우리와 미국의 신뢰라는 공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 정상이 "'Trust first, and then test', 즉 두 사람이 먼저 믿고 그 믿음이 맞는지를 테스트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연달아 올린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이렇게 해외 지도자를 사랑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라면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신뢰를 결심하고 출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믿기 힘들다고 평가하는 두 사람(트럼프-김정은)이 역설적으로 가장 정확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와 김정은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설사 공동선언에 CVID가 들어있었다고 해도 이들의 만남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CVID만 있지 구체적인 로드맵은 하나도 없지 않냐'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 결과를 차분히 짚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국면이 굉장히 빠른 속도감을 가지고 진행되다보니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이 마치 속도가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충분한 함의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고유환 교수 역시 "이번 공동성명의 핵심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다"라며 "긴 평화를 위한 첫 단계이자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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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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