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날을 아시나요?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날을 아시나요?
[사회 책임 혁명] 멀지만 가야 할 길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날을 아시나요?
6.12 북미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미국의 일부 핵전략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관련 '검증가능한(verifiable)' '불가역적인(irreversible)' 등 표현이 빠진 것을 두고 "놀라울 정도로 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미국이 끌려간 회담'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자신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놀랍고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70년이나 된 적대 관계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남북 자유 왕래까지 목표지점까지는 아직 한참 가야 한다. 이제 첫발을 뗐을 뿐이다.

이 거대한 역사적 회담에 6.13 지방선거가 묻혀 버렸다. 지역적 이슈와 여야의 선거 프레임 자체가 소멸해 버렸다. 그래도 투표는 진행되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이긴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대승이었다. '보수의 궤멸'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존재 가치를 회복할 쇄신의 길도 멀지만 가야 할 길이다.(이 길 역시 기후변화 대책만큼 어려운 길일 것이다)

뜬금없이 필자의 관심 분야와 거리가 있는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로 서두를 시작한 것은 이 두 '거대한 폭풍'에 묻혀버린 기념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별로 주목받지 못한 날이었지만, 올해는 더더욱 '소외계층‘이 되어 버렸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기념일에 불과하겠지만, 앞으로 우리는 이날을 특별히 기억하고 챙겨야 한다. 이날은 1972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 환경회의가 열린 날이다. 113개국과 3개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이 회의에서 각국은 '유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창설과 국제연합환경기금 설치를 합의함으로써 환경 관련 국제기구가 처음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해에 열린 제27차 국제연합총회에서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기념해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한국도 1996년 매년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선 기념일 행사로 끝날 뿐 특별히 이날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하나뿐인 지구'를 깨닫는 데에는 엄청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6월 17일은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이었다. 이날은 1994년 6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상이변과 산림황폐 등으로 사막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는 국가들의 사막화를 방지하여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사막화방지협약(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을 채택한 날이다. 이때도 그 해에 열린 제49차 국제연합총회에서 사막화방지협약 채택일을 기념하기 위해 6월 17일을 사막화방지의 날로 지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막화'는 우리나라에서 더 더욱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어디 '사막화'만 먼 나라 이야기인가? 기후변화도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먼 나라 이야기였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최소한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15년 11월 30일 파리에서 무려 195개국이 참가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 전후부터였다. 각 나라가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하겠다고 국제적으로 약속한 자리였다.(그러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한국도 2030년 배출전망치(BAU, 특별한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미래의 배출량) 대비 37%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약속을 했지만 한국 정부도 아직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를 '뼛속 깊이' 실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사람들이 체감해야 그때 심각성을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미세먼지를 보라. 불과 2~3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그렇게 실감하지 못했다. 기껏 황사가 닥쳐도 며칠 지나면 사라지니 계절적 현상으로 치부해왔다. 그러다가 미세먼지가 일주일씩 몇 차례나 반복되며 도시를 뒤덮고 시민들의 대책 요구 목소리가 커지자 그때야 정부는 대책 마련에 정신이 없는 형국이다. 그것도 지난 수십 년간, 수백 년간 누적된 문제가 이제 나타나는 것을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서는 당장 눈앞에 볼 수 있는 대책을 찾고 있다.(지방선거 초반에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으로 내건 것을 기억할 것이다.)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면 단기간에 뭔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최소한 몇 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할 일이 의외로 많다. 미세먼지 대책도 그중 하나다. 미세먼지 대책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 대책도 기후변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각각 별개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해법을 찾는 길은 어느 누구도 가본 적 없다. 그러나 가야 한다.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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