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해산돼야 민주당도 산다
한국당이 해산돼야 민주당도 산다
[최창렬 칼럼] 한국당 환골탈태 기대 난망…정당 재정렬 이뤄져야
한국당이 해산돼야 민주당도 산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한 독해는 향후 정당체계의 변화와 관련하여 중요하다. 자유한국당의 '궤멸적 참패'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지금도 선거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이 아직 멀었고 그동안 집권 세력에 대한 지지는 하락할 것이며 보수세력은 결국 한국당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선거 이후의 한국당의 행태는 정상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표심은 한국당의 냉전적 안보관과 기득권에 집착하는 정당의 해산을 명했으나 당사자들은 표심의 향배를 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한계를 파고들어 보수표심을 자극하고 경제 지표 악화 등 경제 전반의 먹구름을 부각시키면 다음 선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지방선거 대패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당에서 오히려 선거 패배 후 증폭되고 있는 권력투쟁에는 최소한의 이념과 노선에 대한 피상적 논쟁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공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복당파'와 친박의 적대적 갈등에서 박근혜의 탄핵과 파면의 과정에 나타난 촛불의 민심에 역행했다는 고백적 서사는 찾아볼 수 없다. 민심과 선거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집단적 편가르기의 종착지가 어딘지에 대한 인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반성과 통찰의 메시지가 없기 때문이다. 
 
한 두 명의 탈당과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은 울림을 주지 못한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인적청산과 공천 룰을 확정한 후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들 자유한국당의 환골탈태를 보여줄 수 있을까. 선거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진단하고 극단적 안보보수와 냉전적 수구이데올로기에 편승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스스로 비판하고 자성과 성찰의 엄중한 의식을 명시적이고 공개적으로 행한다면 한국당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 인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다. 지금의 행태나 이제까지의 양태로 볼 때 이러한 기대나 전망은 무망해 보인다. 그들의 기본인식과 철학의 한계와 주권자의 의지를 독해할 능력과 동력이 한국당 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수구 정치인들이 한국정치에 끼치는 폐단은 깊고도 넓다. 그들은 냉전 체제에 편승하여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토양에서 안보보수의 명분은 한국사회 전반을 규정했고, 산업화와 근대화라는 성장 만능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은 유보되고 정치적 배제는 일상이 되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된 19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도 왜곡되고 일탈된 안보관을 대표적으로 견인하는 세력이 한국당이다. 
 
한국당의 민심과 배치되는 이념 지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발목을 잡으면서 민주당에게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결과적으로 안겨줬다. 또한 제1야당의 수구에 기반한 몽니는 입법부 부재라는 반의회주의적 상태를 귀결했다. 이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무능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의 수구적 반시대적 행태가 결과적으로 한국정치의 희화화를 초래했다.
 
수구로 전락한 보수가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다음 선거에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려면 한국당의 해산이 정도다. 그리고 보수를 대표해왔다는 정치인들이 무소속으로 또는 다른 정당에 흡수되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진행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냉전세력이 소멸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정당 체계도 재정렬의 전기(轉機)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유권자에 의한 인적청산이 이루어지는 게 순리다. 
 
한국당의 갈등이 비대위와 새로운 지도부를 거치면서 봉합되고 또 다시 경제와 안보 등에서 민주당 등 다른 정당과의 적대적 공존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자신의 성과 없이 또 다시 반사이익에 안주하는 무능한 집권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정당체계 내에서 반개혁적 정당의 존재는 정당간 경쟁 자체를 무위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구야당에 대한 비토가 반사적으로 집권당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끝났다. 선거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의 하락이 주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정당체계의 변화에 한국당의 해산과 범진보 진영의 연대 및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정당들의 재정렬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확실한 전망은 유보될 수밖에 없다. 촛불시민들의 정치적 에너지도 소진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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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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