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송영무…야당 "사퇴하라" 한목소리
위기의 송영무…야당 "사퇴하라" 한목소리
‘계엄 문건', '성 인식' 논란 겹쳐 사면초가
2018.07.11 13:45:17
위기의 송영무…야당 "사퇴하라" 한목소리
사흘 뒤 취임 1년을 맞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입지가 불투명해졌다.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 집회 계엄령 검토' 사건과 관련해 주무장관으로서 역할을 방기한 책임론에 부적절한 여성관을 드러낸 설화까지 겹친 탓이다.

기무사가 촛불 시위에 대한 계엄령을 검토한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을 통한 수사를 지시한 이유가 송 장관의 미온적인 대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송 장관이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 사건을 지난 3월에 보고받았고, 청와대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음에도 송 장관이 이를 무시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이 사건을 수사할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하면서 송 장관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도록 해 이같은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청와대가 국방부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없고 당연히 송 장관이 무시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송 장관이 3월 최초 보고 후 국방부가 어떤 조치를 취했냐는 질문에 "송 장관이 보고를 받고 지금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위 등을 놓고 국방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송 장관이 청와대에 바로 보고를 했느냐는 질문에도 김 대변인은 "칼로 두부 자르듯이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사실관계에서 회색지대 같은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 지난봄부터 기무사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해왔고, 지금 문제가 되는 문건의 내용도 그런 큰 틀의 내용을 추진하며 함께 해결하려 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독립수사단 구성 지시를 언급하며 "국방부 장관을 질책하는 의미도 담겨 있어서 국방부 장관을 빼고 아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게 좋겠다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송 장관이 지난 3월 최초 보고를 받고도 뭉갠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렇게 볼 점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송 장관이 지난 9일 한 간담회에서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여성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야당은 일제히 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앞서서 군대 내 성평등 가치를 주장하고 실천해야 할 장관의 입에서 결코 나와서는 안 될 발언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송 장관 발언에 대해 단순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성폭력은 가해자의 위계와 폭력으로 발생하는 것이지 특정 성의 행동거지가 원인이 아니다"라며 "송 장관의 이러한 여성 인식으로 과연 군내 성폭력 근절과 여군의 지위 향상을 제대로 구현할 수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송 장관의 자격과 품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했다. 

조 대표는 "장관의 여성에 대한 인식과 사고 수준이 이 정도니 군의 성 군기가 잡히지 않는 것"이라며 "송 장관에게 한 마디 덧붙이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군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신뢰받는 군을 만들기 위해 송 장관이 국방사령탑을 더 이상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왜곡된 성 의식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정도면 실수가 아니고 습관이고 오래 가지고 있던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송 장관은 여성의 행동거지를 운운하기 전에 본인의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인사 실책을 인정하고 송 장관, 탁현민 비서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전세계에서 미투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군은 전혀 개선될 여지가 없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군 장성들의 성폭력 사건이 반복된 데 대한 비판이지만, 송 장관의 여성관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지난 9일 "여성을 그저 농담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저열한 성 인식으로 촛불 시대에 걸맞은 군 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시대착오적인 인사들은 촛불 내각에서 설 자리가 없을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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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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