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년만에 조양호 아들 '학사 비리'가 정리될 것 같다
무려 20년만에 조양호 아들 '학사 비리'가 정리될 것 같다
정부 "조양호, 인하대 임원 취임 취소"...인하대 "법적 대응"
2018.07.11 15:57:2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20년 전 인하대에 부정 편입학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조 사장의 학사 학위를 취소하라고 인하대에 통보했다. 

조양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인하대) 이사장은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됐다.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조 사장 일가 비리가 연달아 수면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11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인하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달 4~8일, 14~15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조 사장이 다닌 미국 학교의 졸업 기준은 평점 2.0점 이상, 60학점 취득이었다. 조 사장은 이 학교에서 33학점(평점 1.67점)만 이수했고, 1997년 인하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21학점을 추가 취득했다. 이어 이듬해인 1998년 3월에 인하대에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 편입학 자격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이상 수료(예정)자와 전문대학 졸업(예정)자였다. 조 사장은 해당 자격을 갖추지 못한 만큼, 편입학이 불가능했다. 

조 사장은 인하대가 외국대학 이수자에게 부여한 편입학 자격도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인하대는 외국대학 이수자의 경우 평균평점이 아니라 이수학기를 기준으로 편입학 자격을 부여했다. 즉, 3학년에 편입학한 조 사장의 경우 미국 대학에서 4학기 이상을 이수했어야 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미국 대학의 4학기 이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같은 의혹은 조 사장 편입학 시기인 1998년 이미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총장 등 9명의 문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인하대는 총장에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교무처장만 경징계(견책)했고, 나머지 7명은 경고·주의 처분했다. 당시에도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은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었다. 

조 사장은 인하대의 졸업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 인하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140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120학점만 이수하고도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에 관해 인하대는 조 사장이 미국 전문대학 교환학생 자격으로 취득한 21학점을 졸업학점에 포함했지만, 교육부는 해당 학점에 관해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졸업학점에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교육부는 조 사장의 1998년 편입학과 2003년 학사 학위 수여를 취소하라고 인하대에 통보했다. 아울러, 1998년 당시 징계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데 관해 인하대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하대와 한진그룹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사실도 확인됐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이사장 재임 시절 일우재단 장학금 6억3000여만 원을 인하대 교비에서 집행한 사실을 교육부는 적발했다. 인하대 부속병원 빌딩 청소·경비 용역비 31억 원을 조 회장 특수관계인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줬고,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용역비 15억 원도 특수관계인 3개 업체에 몰아준 사실도 확인됐다. 

인하대 부속병원 근린 시설인 지하 1층 식당가 시설공사도 조 회장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체결, 대학에 손해를 끼친 사실도 확인됐다. 인하대는 공사비 42억 원을 지급하고 해당 업체가 15년 7개월 간 지하 1층 시설 임대료를 가져가는 계약을 맺었는데, 해당 업체의 임대료 총수입은 공사비의 4배에 가까운 147억 원에 달했다. 

인하대 부속병원이 조 회장 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 1층 커피점을 평균 임대료보다 싸게 임대해 임대료 1900만 원, 보증금 3900만 원의 손실을 병원 측에 끼친 사실도 교육부는 적발했다.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교육부는 조 회장의 학교법인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키로 했다. 아울러 검찰에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수사 의뢰 대상은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전 이사장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법령 위반이 확인된 사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사립학원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하대 측은 교육부 처분 내용에 반발했다. 인하대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 조치가 과도하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 달까지 교육부에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하대는 "이사장 임원 취임 승인 취소는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거나 '학사 운영에 부당하게 관여했을 때'만 가능하다"며 "교육부 발표 내용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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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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