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폐기
文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폐기
"대선 공약 못 지킨 점 사과"…경제정책 기조 바뀌나?
2018.07.16 15:04:25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최저임금위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고용 상황,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최저임금위의 결정에 대한 수용 의지를 밝히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심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가계소득 기반 확대를 통해 성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공약 이행을 위해선 내후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1650원(19.7%)에 달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사용자 측과 노동계 등 양 방향에서 오는 공격에 대해 최저임금위 결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설득을 시도했다. 노동계를 겨냥해서는, 10.9% 인상이 낮은 것만은 아니며 앞으로도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측을 향해서는, 부동산·신용카드·세제 혜택을 통해 인건비 상승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를 향해 "최저임금위는 작년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결정함으로써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의지를 이어주었다"며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실질 인상률은 9.8%이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인상률은 2.4%에 그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용자 측을 향해서는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 안정 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 카드 수수료와 가맹점 보호 등 조속한 후속·보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한 근로장려세제(EITC) 대폭 확대 등 저임금 노동자와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주는 보완 대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들이 집단행동 돌입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반발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으며 정부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지 않는다"면서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동시에, 가계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킴으로써 일자리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이어서 이뤄지는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우리 경제가 감당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노사정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 달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와 민생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사정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하겠다"면서도 그것이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다"고 한 부분은 이른바 '속도 조절론'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에 총대를 매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데 대해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일부 연령층, 일부 업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 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고, 사업자 부담능력을 감안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소득주도 성장보다 혁신성장과 이를 위한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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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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