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대나무숲'에 성희롱·막말·체벌 등 '스쿨 미투'
학생들, '대나무숲'에 성희롱·막말·체벌 등 '스쿨 미투'
[언론 네트워크] 대구지역 학생 스쿨 미투 제보 200여건
학생들, '대나무숲'에 성희롱·막말·체벌 등 '스쿨 미투'
"수업시간에 음담패설해요. 벌 준다고 겨드랑이, 밑 부위 만져요.(대구 O중학교 200번쩨 제보)"
"수업 중 밤에 짧은 옷 입고 돌아다니다 성폭행 당하는 여자 책임이래요.(대구 K여중 178번째 제보)"
"여학생들 얼굴·몸매평가 서슴치 않고, 생리하는데 엎드려뻗쳐 시켜요.(대구 J중학교 161번째 제보)"

대구 지역 학생들의 '스쿨 미투(#School Me Too.학생들도 고발한다)' 끝이 없다. SNS 익명 제보창 '대나무숲'에 선생님들의 성희롱, 성추행, 막말, 체벌 등 인권침해 사례를 제보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30일까지 페이스북 '학생인권 대나무숲(일명 대숲. SNS를 이용해 익명의 제보를 올리는 온라인 페이지)'에 올라온 대구지역 학생들의 스쿨 미투 제보는 모두 200여건이 넘어섰다. 지역 중학생들의 제보가 가장 많았고, 일부 지역 고등학생들과 심지어 초등학생들의 스쿨 미투 제보도 있었다. 이처럼 이날까지 대숲에 제보된 대구지역의 학교는 10여곳에 이른다. 수성구에 있는 학원도 제보 대상에 있었다.

▲ '학생인권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학생들의 '스쿨 미투' 중 일부 캡쳐.


앞서 대구 수성구 A사립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들에 대한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학내 포스트잇 운동, SNS 미투를 통해 알리면서 스쿨 미투가 지역사회 청소년들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A여자중학교 학생들처럼 온라인을 넘어서 학내 현장에서도 스쿨 미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숲에 제보된 전체 내용을 살펴본 결과, 기존 미투 운동처럼 성폭력 사례가 많았다. "선생님이 옷을 들추고 자기 신체 부위를 보여줬다", "저희 반 애 몸을 만졌다", "속 옷 부위를 만졌다" 등이다.

막말·체벌·성차별·성(性)소수자 비하 등 인권침해 제보도 많았다. "엉덩이를 때리면서 찰지내라고 수치스러운 말을 했다", "볼펜 딸깍 소리가 났다는 이유로 체벌당했다", "학생들에게 깜둥이(흑인을 경멸하는 용어) 별명을 부른다", "성평등을 말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성평등을 실천하지 않는다", "페미니즘 말도 안되고 이해도 안된다", "여자는 못생기면 성형하면 된다", "오크 같이 생긴 게 눈알을 뽑아버리겠다", "학부모총회에서 교사가 '동성애는 죄악이다. 저는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내용이다.

제보자 학생들은 대숲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고발하며 선생님들의 사과와 학교·교육청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제보 방식은 대숲의 몇 번째 제보인지 숫자를 기입하고 해당 학교명과 고발 대상 교사의 과목을 해시태그(#)에 올린 뒤 자세한 고발 내용을 적는 것이다. 해시태그(hashtag)는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사용되는 기호다. 해시 기호 '#' 뒤에 특정 단어를 쓰면 그 단어 글을 모아서 볼 수 있다.

▲ 대구 A사립여중 '스쿨 미투'.ⓒ학생인권 대나무숲


대숲을 운영하는 곳은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 대구구미지부'다. 이들은 몇 개월째 '스쿨미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현재는 제보가 쏟아져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대신 지금까지 제보를 모아 피해 학생들을 접촉한 뒤 시민단체와 연대해 집회, 기자회견 등 단체행동을 할 예정이다. 제보창은 이후 다시 연다.

아수나로 대구구미지부 한 관계자는 30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선생님과 학생 간 위계 속에서 말하지 못한 성폭력,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각보다 많은 제보가 들어와 일단은 제보창을 닫고, 지금까지의 사례를 모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의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교육청 한 관계자는 "해당 대나무숲을 비롯해 비슷한 SNS를 교육청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중"이라며 "신빙성이 있거나 제보가 많이 올라오는 사례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학내에서 직접 실태조사를 벌이고, 진위 여부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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