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이 1억4천인데, 연월세 1억4천을 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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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궁중족발 국민참여재판 진행...변호인 "왜 그랬는지 판단해달라"
2018.09.04 14:47:44
연매출이 1억4천인데, 연월세 1억4천을 내라고요?
자기 가게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서촌 '궁중족발' 사장 김 씨가 살인미수 혐의로 4일과 5일 양일에 거쳐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김 씨는 지난 6월7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길가에서 건물주 이 씨에게 망치를 휘둘렀다. 이 일로 건물주 이 씨는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김 씨가 살인의 고의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4일 오전에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각각 기소요지와 변론요지를 배심원들에게 설명했다. 검찰 측은 김 씨가 건물주 이 씨를 살해하려는 결심을 하고 망치를 미리 준비했다며 살인미수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설사 살해할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살인미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반면, 궁중족발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의 이면, 즉 궁중족발 사장이 망치를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 측도 궁중족발 사장 김 씨의 폭력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폭력은 우리 사회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문제다. 용납돼선 안된다. 그러나 폭력 자체, 사건의 표층에만 초점을 맞춰 본다면, 이 사건의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게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프레시안>은 하게 됐다. <프레시안>이 '왜 그는 망치를 들었는가' 하는 의문에 독자들도 조금 더 많이 관심을 갖길 바라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프레시안>은 '폭력'이라는 명백히 드러난 문제를 강조하고 지적하는 검찰 측의 주장보다는 궁중족발 변호인 측의 주장을 더 상세하게 전한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다음은 궁중족발 변호인 측의 변론 내용 요지다. 

ⓒ프레시안(허환주)


지은 죄만큼만 처벌해 달라는 것

이 사건 관련해서 피고인(궁중족발 사장)은 피해자(건물주)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지은 죄 만큼만 처벌해달라는 것이다. 피고인은 망치를 들고 피해자를 혼내주겠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속에 '내가 망치를 휘둘렀을 때, 그가 다칠 수도 있겠다'라는 상상을 하지 않았겠나. 이는 피고인도 반성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피고인을 살인미수죄로 기소했다. 피고인은 자기는 살인미수가 아니라면서 자신의 고의가 무엇인지를 봐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살인미수로 기소한 것에 대해서, 죄가 없다는 게 아니라 상해만 처벌해달라는 것이다. 망치로 머리를 쳤으니 살인미수라는 게 검찰 논리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망치를 사용했다고 해서 살인미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얼마나 쳤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쳤다고 무조건 살인미수로 인정하지 않는다.

더구나 피해자의 머리 부분 상처 관련해서 두개골에 전혀 골절된 부분이 없고, 두피에만 피가 났다. 그래서 머리 부분 상해는 전치 3주다. 살이 다친 거지 뼈가 다친 게 아닌 셈이다. 그런데 검찰은 망치로 여러 번 머리를 쳤다고 한다. 머리를 망치로 쳤다면 함몰되지 않았겠나. 그런데 두피만 찢어졌다. 그런데도 검찰은 살인미수로 피고인을 기소했다. 왜 그랬을까. 사건 당시 언론에서는 사건 관련 자극적인 보도가 줄이었다. 그렇다 보니 무리하게 살인미수로 기소한 게 아닌가 싶다. 

피고인이 그렇게 버틴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사건의 경위에 대해 말하겠다. 경위를 말하는 이유는 피고인이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왜 그런 부분에 이르렀는지 양형을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위가 살인 고의가 생길 정도인지를 봐달라는 것이다. 

피고인은 2009년 5월 21일, 사건이 발생한 태성빌딩 1층에 궁중족발을 개업해서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장사해왔다. 2년씩 3회 계약 갱신을 한 뒤, 2015년 5월에 1년짜리 계약을 했고, 그에 따라 계약완료는 2016년 5월이었다. 장사하던 곳은 서촌으로 시장이다. 궁중족발 이전에는 인근에서 실내포장마차를 10년 운영해왔다. 자영업만 20년 해온 셈이다.  

피고인과 처는 낮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일 14시간씩 명절 당일, 설날 당일 빼고는 363일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서촌이 맛집으로 뜨지 않았나. 피고인이 고민하다 돈을 투자해 젊은이 취향에 맞춰 가게를 리모델링했다. 그때 빚이 생겼다. 그럼에도 2017년 한해 매출이 1억4800만 원에 불과했다. 여기서 순이익은 고작 2800만 원이었다. 처와 피고인이 363일 일했는데도 이들 둘은 한 달에 200만~300만 원 정도 돈을 고작 가져가는 식이었다. 게다가 리모델링 등으로 빚이 5000만 원 있었다. 

이런 가운데, 피고인의 계약 만료일이 2016년 5월로 다가왔다. 피해자(건물주)는 궁중족발 건물을 계약만료일에서 넉 달 전인 1월 매입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궁중족발 사장에게 월세 지급계좌를 알려주지 않았다. 자연히 궁중족발 사장도 월세를 내지 못하게 됐다. 그렇게 3개월치 월세가 밀린 4월 14일 피해자는 석 달 동안 월세가 체납됐다는 이유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임대기간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한마디로 나가라는 이야기였다. 피해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를 5년만 보호한다는 것을 알고 이 건물을 매입했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이야기했다. 사실 계약 연장 생각 없고, 세입자 다 내보내고, 건물 리모델링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리모델링을 한 뒤, 1순위로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했다. 리모델링 전 궁중족발 사장의 계약조건은 보증금 3000만 원, 월세가 297만 원이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리모델링 후 보증금 1억, 월세 1200만 원으로 1순위 계약할 권리를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주고는 장사를 할 수 없었다. 피고인은 그 말을 듣고는 인근 부동산중개소에 가서 '나가겠으니 권리금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나가려고 했던 피고인이 그렇게 버틴 이유가 뭘까. 피고인이 기대한 권리금이 1억5000만 원이었다. 당시 서촌의 권리금 시세가 그 정도였다.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2년 동안 여러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법원은 ‘이 사건의 점포 월세가 얼마인가’를 질의해왔다. 이에 감정평가를 맡겼더니, 피고인이 주는 월세와 거의 비슷하게, 304만3000원이 적정 월세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피해자는 월세를 3배로 올리지 않았나. 결국, 피고인은 2016년 5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새 임차인을 못 구했고, 권리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피고인이 가게를 점거하고 장사를 계속한 이유다. 

99 가진 자가 1을 뺏으려 한다 

'망치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 가게에 있었던 일은 재산권과 권리권 문제다. 피고인과 피해자간 소송이 2년이 흘렀는데, 그간 12번의 강제집행이 있었고, 가게 테이블, 싱크대 등을 피해자가 강제집행을 통해 가져갔다. 이후 이 집기들은 경매에 부쳤고, 피해자가 이를 모두 사들였다. 피고인은 무작정 못 나가겠다는 게 아니었다. 피해자에게 권리금을 회수할 권리를 방해받았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것을 근거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10조 3항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임대인이 이 조항을 위반하면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피고인이 왜 이 건물에서 점거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본인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아무리 이런 분쟁이 있었다고 망치로 사람을 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12번 강제집행이 있었다. 2017년 9월에 1차가 있었고. 12월9일에 2차 강제집행이 있었고, 그때 강제집행이 완료됐다. 이후 피고인은 유치권을 행사하며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그때(2차) 피고인은 싱크대를 붙잡고 저항하던 중, 왼쪽 손가락 네 마디가 부분절단 되기도 했다. 이를 말하는 이유는 피고인과 피해자 간 감정 골이 깊어져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피고인은 요리사이지 않나. 지금도 왼손에 감각이 없다. 

게다가 피해자가 궁중족발 건물 등기부등본을 떼보지 않았나. 등기부를 떼보니 피해자가 굉장한 자산가라는 것을 알게 됐다. 피해자는 이 사건 건물을 49억 원에 샀다고 알려졌는데, 등기부에 있는 담보 자금을 보니 10억 정도가 자기 돈이고 나머지 80%는 은행대출로 샀다. 그리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등기부에 담보로 들어가 있는 다른 부동산을 보니, 현 시세가 아닌 공시지가로 한 10개 정도 304억 원 규모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이 있다는 게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피고인의 시선으로 보면, 99를 가진 이가 본인이 가진 1을 뺏지 못해 저렇게까지 할까 하는 억하 심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은석


망치를 보여주며 혼내려 했을 뿐

마지막으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계속 문자를 보낸다. 피고인의 처에게도 문자를 보낸다. 처는 수신거부를 했다. 2017년 11월부터 사건당일까지 계속 문자를 보냈다. ’점거 또 한다며, 계속해, 감옥 갈 생각 잘해' 등 조롱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6월 1일부터 사건 당일인 7일까지도 총 103건의 문자를 보낸다. 대부분 ‘빚이나 갚어, 양아치야’ 이런 식이다. 피고인은 답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 전날인 6월 6일, 피해자는 강제집행이 완료된 가게에 다시 와서 궁중족발 간판을 마저 철거해갔다.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는 피고인과 50분 간 전화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다. 그 문자를 받고 피고인은 차를 몰아 피해자가 사는 청담동으로 갔다. 당시 차 조수석에는 망치가 있었다. 형 차였는데,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우연히 차 트렁크에 망치가 있는 것을 피고인이 발견했다. 이것을 본 피고인은 피해자를 혼내주겠다는 생각으로 조수석 아래로 그 망치를 옮겨놓았다. 하지만 사건 당일, 피고인은 본인이 그 망치를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언젠가 혼내주겠다고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후 피해자 집에 도착한 피고인은 망치를 보여주면서 혼내려 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도망을 쳤고, 이후 피고인은 망치를 들고 그를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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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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