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4억8000만 원 세금 포탈…김인종 등 3명 불구속 기소
이시형 4억8000만 원 세금 포탈…김인종 등 3명 불구속 기소
이광범 특검 수사 결과 발표…MB 도덕성 치명타, 檢 신뢰도 추락
2012.11.14 11:30:00
내곡동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14일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을 이명박 대통령 부부의 편법 증여 의혹으로 봤다. 시형 씨에게 수억 원 대의 조세 포탈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국세청에 통보될 전망이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억대의 조세 포탈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만으로도 이에 연루된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아들, 이 대통령의 큰형 등 이 대통령 일가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또 이광범 특별검사는 핵심 피의자의 진술이 번복됐고,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을 새로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단 30일 간의 기간만 허용한 이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사실상 수사를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인데, 핵심 피의자의 아버지가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 이광범 특별검사와 특검팀이 내곡동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시형 최대 4억 8000만 원 포탈…김인종 9억 7000만 원 배임

특검팀은 시형 씨의 증여세 포탈 혐의를 포착했고, 청와대 경호처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호처 직원 1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특검은 시형 씨의 조세 포탈 관련 수사 결과를 전속 고발권을 가진 국세청에 통보했다. 특검팀은 당초 시형 씨가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했다고 봤으나, 시형 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다"고 말해 '편법 증여'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시형 씨의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서는 수사 기간의 태부족으로 밝혀내지 못했다. 김윤옥 여사 및 이상은 다스 회장으로부터 받은 12억 원을 증여 금액으로 볼 경우, 10억 원 이상 40%인 증여세율에 따르면 시형 씨의 증여세 포탈 추정 액수는 약 4억8000만 원이 된다.

추징 세액이 5억 원 이상이면 국세청이 형사 고발을 할 수 있다. 결국 시형 씨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어렵고, 대신 국세청이 세금 추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광범 특별검사는 내곡동 땅을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시형 씨에게 증여한 것으로 본 이유와 관련해 "직업, 연령, 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볼 때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증여세법 조항을 들었다. 시형 씨는 김윤옥 여사 명의로 된 논현동 자택 일부를 담보로 6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 특별검사는 "김윤옥 여사가 이시형이 변제를 할 수 없을 경우 본인 소유 부동산을 매각해 변제할 의사가 있었던 점, 평소 이시형이 김윤옥 여사에게 차량 구입비, 용돈, 생활비 증여받아온 점 등에 비춰 이시형은 자금을 증여 받아 사저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단순 수탁자가 아니어서 부동산실명제법과 관련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에는 부실투성이였던 기존 검찰 수사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에 초점을 맞춘 셈이었다면,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시형 씨가 갑자기 진술을 번복해 증여세 포탈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배어 있다.

수사 기간 부족과 관련자들의 비협조로 특검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회장이 장롱에서 꺼내 준 현금 6억 원의 출처는 밝히지 못했다. 매입 과정 전반에 이명박 대통령이 간여했다는 정황도 수차례 발견했지만, 이 대통령의 경우 배임 등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헌법 84조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다만 이 대통령의 간여 정황에 대한 수사 자료는 관할 지검인 서울중앙지검에 이관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임기가 끝난 내년 초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처장과 함께 사저 부지 매입을 주도한 청와대 직원 김태환 씨 역시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당시 부동산 거래 자료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청와대 경호처 직원 이 모 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았다. 내곡동 특검팀이 새로 밝혀낸 부분은 이 대통령 부부의 편법 증여 정황과 함께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의 배임 액수가 9억 7000만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광범, 검찰 질타 "기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에서 특검 시작"

이번 특검 "수사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지만, 수사 기간의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수사 기간 30일은 특검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이다. 이 짧은 기간 안에 청와대의 비협조 및 압박, 이 대통령 일가의 잦은 말바꾸기 등이 이루졌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최교일 지검장)에 진술한 내용과, 특검에 나와 진술한 내용이 180도 바뀐 것이다. 진술이 바뀌면, 바뀐 진술에 대한 진의를 다시 파악해야 한다. 결국 서울 중앙지검의 수사가 엉터리였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특검은 그만큼 업무 부담을 느껴야 했다.

이 특검은 "저희에게 단 30일의 수사 기간만 부여됐고 특히 국가 대사인 대선을 목전에 두고 수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검팀이 가진 시간적 한계, 상황적 한계가 있지만 저희는 철저한 사실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이 특검은 "내곡동 사건 수사는 기존 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것이고, 여기에는 (기존 검찰의) 수사 진행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도 포함됐다. 의혹 해명을 위해 구성된 특검팀은 어떤 결론이더라도 도출된 결론이 어떤 수사 과정을 통해 이뤄진 것인지 법률이 허용된 범위 내에서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번 특검이 대통령 일가 눈치를 본 엉터리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이뤄진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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