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이 전두환 핵무기개발 직접 저지"
"레이건이 전두환 핵무기개발 직접 저지"
日언론 보도, 美 "안보리 회부 불가피", 日 "철저한 한국사찰 필요"
2004.09.10 09:51:00
"레이건이 전두환 핵무기개발 직접 저지"
한국의 우라늄 및 플루토늄 추출실험 사실을 잇따라 언론에 흘린 미국이 우리정부 전망과는 달리 "우라늄 농축실험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국은 1982년 전두환 정권시절 플루토늄 추출사실을 적발한 뒤 도널드 레이건 당시 미대통령이 직접 이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져, 부시 미정부의 이같은 노골적 '언론 흘리기(Leak)' 전술이 북핵협상과정에 한국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을 한층 짙게 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일본정부도 한국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철저한 사찰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서방언론들도 "한국이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니' 이란이 될 것"이라는 비판적 보도로 일관하고 있어, 우리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양상이다.

***아사히 "레이건이 전두환 만나 중지시켜"**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9일 오후 "한국은 전두환 정권 당시인 1982~1983년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계획을 극비리에 추진했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80년대 전반에 서울주재 미국 대사관에 근무했던 전직 미국 정부당국자의 말을 인용, 당시 레이건 정부가 그같은 정보를 입수, 계획 중지를 요구했으며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83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계획 중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당시 재처리 작업을 통해 추출했던 플루토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계획은 한국 정부의 지시하에 연구기관에서 이뤄졌다"고 밝히고 "추출된 플루토늄의 양과 순도는 비밀로 취듭됐다"고 덧붙였다.

아사히 신문은 또 이와 관련된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박정희정권이 70년대후반 냉전하에서 핵무기개발에 착수했었다"며 "그러나 미국정부가 한미동맹 파기 등 한국에 압력을 가한 결과 박대통령이 70년대말 당시 카터 정권에게 핵무기개발 계획 중지를 약속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정부는 미국에서 원자력발전소의 기술과 시설을 수입할 때 미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을 요청했기 때문에 1975년에 가입했다"며 "이와 별도로 핵무기개발을 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정부에게 약속했었다"고 덧붙여, 전두환 정권당시의 플루토늄 추출이 NPT 위반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같은 아사히 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플루토늄 추출은 과학자들의 연구용이었다"는 이날 오전 우리정부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는 동시에, 미국이 무려 22년전 미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중단시킨 한국의 핵개발 내용을 왜 이 시점에 흘리고 있는가에 대한 의혹을 한층 증폭시킨다 하겠다.

이같은 아사히 신문보도와 관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상상력이 의한 글"이라고 일축했다.

***美 관리, “우라늄 농축 안보리 갈 것”**

미국은 IAEA총회에서 보고로 그칠 것으로 예상한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2000년 우라늄 추출실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끌고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 관리들을 인용, “한국이 4년전에 했던 우라늄 농축실험은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질 것 같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고위 관리는 통신에 “안보리에 한국을 회부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 미국 관리도 이와 관련 “한국은 NPT 조약을 기술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에 한국을 다르게 다루는 것은 일관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안보리 회부 목적은 “한국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확산에 대한 일관된 접근태로를 확립,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리도 “이 실험이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면 IAEA는 유엔 안보리에 행동조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보 보고 목적으로 위반 사항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 미국 관리도 “이러한 보고로 안보리 의장의 한국에 대한 온건한 질책 정도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안보리는 90년대 초에도 리비아와 루마니아가 NPT 위반을 인정한 뒤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북한-이란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안보리 회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나, 안보리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 IAEA총회(오는 11월 개최)가 열리기 두 달전에 안보리 회부 불가피성을 언급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신들, 비판적 보도 일색**

한국의 플루토늄 실험에 대한 국제적인 의혹의 시선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확인도 IAEA의 통보 후 6개월이나 걸렸다며 비판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당시 미국은 이 사안에 개입해서 그 프로그램이 끝나게 됐다”며 아사히 신문과 마찬가지 맥락에서 미국의 개입에 따른 전두환정권의 플루토늄 개발 중단 사실을 전한 뒤,“비엔나에 있는 외교관들은 한국 정부가 자신의 핵 활동을 깨끗하게 밝히길 꺼려하는 모습을 보여 한국의 투명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IAEA 전 사찰단원이었고 현재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대표를 맞고 있는 데이비드 올브라이트는 “한국이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미니’ 이란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통신은 이어 익명을 요구한 IAEA에 정통한 서방 외교관을 인용, “IAEA는 지난해 한국에서 플루토늄 극소량을 발견 한국에 통보했으나 한국 정부는 올 봄이 돼서야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는 등 6개월이 걸렸다”고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 아울러 통신은 플루토늄의 순도를 “무기급”이라고 칭해 한국 정부 발표와는 다른 내용을 전했다. 한국정부는 9일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순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었다.

통신은 또 “IAEA는 오랫동안 한국이 과거에 플루토늄 실험을 했다는 것을 의심해왔지만 한국이 지난해 IAEA 안전협정 추가의정서에 서명한 뒤에야 이 실험과 관련된 환경 셈플링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외교관들을 인용, “한국은 외국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센세이셔널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 부인해왔다”며 “일단 한 국가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성을 잃으면 그러한 실험이 핵무기개발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시키기가 더 어려운데 그들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본, IAEA 철저한 사찰 촉구**

한편 일본도 한국의 플루토늄 실험에 대해 IAEA의 철저한 사찰을 촉구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교도(共同) 통신에 따르면 9일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플루토늄 실험을 핵무기 개발과 연관지을 수는 없지만 NPT 조약에 비추어 부적절한 것”이라며 “IAEA는 그 양에 관계없이 작은 양이라도 완벽한 사찰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이어 “일본은 IAEA가 왜 그 실험을 사찰하는데 실패했는지, 또는 다른 요소는 개입되지 않은지 한국정부가 발표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차기 6자회담에서 핵실험에 대한 설명을 할 것으로 일본은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쿵취엔(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9일 정례 브리핑에서 “80년대 한국은 지금 우리 모두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는 어떤 행동을 했다”면서도 6자회담 관련 “매우 어려운 시기에 이 사실이 6자회담을 파탄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관련국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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