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전남 기업도시 등 전국서 '땅사냥'
통일교, 전남 기업도시 등 전국서 '땅사냥'
3조원 동원해 전남 J프로젝트-서울-경기-강원도 싹쓸이 나서
2005.02.07 11:06:00
통일교, 전남 기업도시 등 전국서 '땅사냥'
문선명 교주의 통일교가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편승, 전남 서남해안 일대에 '기업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이미 수백만평의 땅을 매입하는 등 수조원의 자금을 동원해 국내 부동산시장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경실련 "지난해 정부 이미 통일교를 기업도시 개발자로 선정"**

'기업도시 특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기업도시법에 일관되게 반대해온 경제시민단체인 경실련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기업도시 1번 타자는 국내 재벌기업이 아닌 통일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도시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 관리들을 만나보니 '시민단체들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11월께에는 기업도시 후보 2곳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며, "한 건교부 중견간부는 '기업도시 후보 2곳중 1곳은 통일교가 이끄는 통일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통일교는 이미 전라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남의 J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위해 기업도시 후보지역에 수백만평의 땅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건교부 관계자의 전언을 전하기도 했다.

전남도의 'J프로젝트'란 전남 서남 해안 간척지에 인구 50만명의 신도시를 1, 2단계에 걸쳐 오는 2013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 구체적으로 신도시는 해양레저타운(4백만평), 교육타운(3백70만평), 골프타운 등 종합위락공간(9백20만평), 실버타운(1천80만평) 등 도합 3천2백만평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1단계에만 18홀짜리 골프장 10개를 비롯해 호텔, 외국인학교를 건설하고, 2단계에 추가로 골프장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당시 국가적 논란을 빚어온 공주-연기의 신행정수도보다도 넓은 초매머드 규모였다.

중앙정부도 'J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 지원 입장을 밝혀, 지난해 7월29일 노무현 대통령은 목포에서 열린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에서 "관광, 레저, 스포츠 분야에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전남에 큰 판을 벌이려고 한다"며 전폭적 지원입장을 밝혔었고, 이에 앞서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목포 남쪽에 수십개의 골프장 코스가 들어서는 대형 리조트 특구 건설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J프로젝트 지원을 기정사실화했었다.

따라서 경실련의 전언은 지방자치단체인 전남도뿐 아니라 건교부, 청와대, 재경부 등 중앙부처도 통일교의 'J프로젝트' 추진 사실을 사전인지하면서도 통일교에게 이 사업을 맡기려 했다는 물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11월께 통일교와 또다른 한 그룹의 시범 기업도시 선정을 발표하려던 계획은 통일교를 가장 먼저 기업도시 개발자로 선정발표할 경우 국내외의 비난여론이 고조될 것이라는 정치적 우려에 따라 올해로 시범 기업도시 선정 발표를 늦추며 시범 기업도시도 2곳이 아닌 4곳 정도로 늘리며 함께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간 조선>, "통일교, 전남에 이미 1백80만평 매입"**

이같은 경실련 전언은 최근 한 언론의 취재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주간조선>(2월14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미 전남 여수시 화양면 일대의 땅 1백80만평을 사들인 통일교는 향후 3백만평까지 사들여 10년간 1조6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통일교가 매입하는 일대의 땅이 지난해에 전남이 'J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정한 경제자유구역 화양지구(2백99만평)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

<주간조선>은 이와 관련, "화양지구가 뒤늦게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것을 놓고 전남도와 여수시가 통일교의 투자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추가 부지 매입이 용이해질 뿐 아니라 개발지구 주변의 수자원 보호구역 해제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여수시 투자유치사업소 관계자는 "통일교가 여수 개발을 위해 땅을 사들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가 접촉을 해 유치 노력을 했다"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화양 개발지구는 사회간접자본 시설 지원과 세제상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시인했다.

이미 통일교는 화양면 일대 1백80만평을 매입해 놓은 상태로 지난해 9월 통일교 계열사인 ㈜일상 문용현 대표와 김충석 여수시장이 투자협약서(MOU)에 서명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통일교의 개발 계획은 개발사업자인 ㈜일상이 오는 4월까지 실시계획 승인을 재경부에 제출하면 정부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10월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허가가 나오면 곧바로 11월부터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체결된 투자협약서에 따르면 일단 통일교는 2007년까지 2천억원을 들여 여수시 외곽 2만여평을 관광호텔, 콘도, 워터파크 등이 들어설'오션 리조트 특구'로 개발할 예정이다. 통일교는 구체적으로 지하 2층, 지상 33층, 연면적 1만8천6백평의 호텔과 7천6백평의 콘도(7층), 9백평의 쇼핑몰, 4천5백평의 워터파크 등을 건설하겠다는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통일교, 서울-강원-경기에서 대대적 부동산 사냥**

<주간조선>은 이밖에 "현 정부 출범 이후 통일교가 인수한 사업과 향후 투자 액수를 감안하면 3조원 가까운 통일교 자금이 국내에 유입됐거나 유입될 전망"이라면서, 통일교는 J프로젝트외에 대대적 부동산투자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한 예로 통일교는 여의도 LG그룹 사옥 쌍둥이 빌딩 바로옆의 여의도 22번지 1만4천여평 부지에 1조원을 투자해 통일교 본부 건물로 쓰일 초고층(70층~120층) 건물과 국제 컨벤션 시설, 업무ㆍ쇼핑 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통일교는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이 2백층 규모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허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고도제한에 묶였던 이 곳도 개발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일교는 또 2007년까지 경기도 김포 일대에 5만평 규모의 헬기 공장을 짓기 위해 이미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경기도와 지난해 9월 투자협약서도 체결했다. 비행기 임대업을 하는 미국의 통일교 계열사인 워싱턴타임스에이비에이션(WTA)과 미국 굴지의 헬기 제조업체인 시콜스키(Sikorsky)가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추진할 이 헬기 조립 공장 역시 투자 규모가 3천억원에 달할 전망으로, 미국 시콜스키사는 기술력만 제공하고 통일교가 외자를 유치해 투자비를 조달할 계획이다.

통일교는 강원도에도 막대한 땅을 사들이고 있다. 통일교 계열사인 세계일보는 2003년 2월 용산의 세계일보 사옥부지를 매각한 돈으로 쌍용양회로부터 강원도의 용평리조트를 사들였다. 당시 세계일보는 용평리조트의 총주식 3천8백만주 가운데 1천7백만주(44.7%, 8백50억원)를 일반 공모를 통해 사들였고, 1천7백80만주(46.8%, 8백90억원)를 쌍용양회와 양도양수 계약을 통해 취득했다.

서울 강남 터미널의 초고층 호텔 센트럴시티 역시 통일교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통일교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센트럴시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영풍문고 등이 들어서 있는 대형 상업시설을 임대 운영하고 있고 JW메리어트호텔을 운영하는 센트럴 관광개발의 최대 주주(지분 69.49%)다. 센트럴시티는 작년 10월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대표이사 사장에 통일교 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신달순 용평 리조트 사장이 선임됐고, 이를 계기로 통일교 인수설이 나돌고 있다.

***경기 가평에도 수십만평 사들여**

이같은 <주간조선> 보도와 관련, 통일교 계열사인 세계일보의 고위관계자는 <프레시안>의 확인결과 "대부분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일교는 예로부터 국내 부동산 투자에 강한 집착을 가져왔다"며 "80년대말 세계일보를 창간하면서 장차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을 겨냥해 사옥부지로 미군 기지 옆 용산땅을 매입한 것이나, 몇해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세계일보 사옥부지를 팔고 적자투성이인 강원도 용평리조트를 사들인 것이나 모두가 부동산 재테크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평리조트 매입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통일교가 헛다리 짚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최근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재추진하면서 성사시에는 막대한 부동산 차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또 "<주간조선> 보도외에도 통일교는 이미 수년전부터 경기도 가평에 수십만평을 사들이며 종합병원단지를 세우는 등 국내 곳곳에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부동산 투자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선명 교주는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도 여러차례 대규모 부동산 투자계획을 제안하는 등 한국에 자신의 기반을 옮기려는 노력을 집요하게 해왔다. 하지만 통일교를 이단시하는 국내 개신교 등의 반발이나 일본 등지의 '외자 유출' 의혹 제기 등으로, 그 시도는 번번이 좌절했다. 그러나 통일교가 전남의 기업도시 개발자로 선정될 경우 상황은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과연 문 교주의 오랜 숙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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