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데인 MB정부, 촛불 꺼지자 약속 깰 준비
촛불에 데인 MB정부, 촛불 꺼지자 약속 깰 준비
2008년 '광우병 발견되면 수입 중단' 약속, 왜 깨졌나
2012.04.26 11:14:00
촛불에 데인 MB정부, 촛불 꺼지자 약속 깰 준비
미국에서 광우병 (소 해면상뇌증·BSE) 사례가 발견됐지만 한국 정부는 검역 중단 조치를 유보했다. 이는 2008년 촛불 집회 당시 정부가 한 약속을 깬 것이어서 반발이 거세다.

2008년 5월 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주요 일간지 1면에 공고문을 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새로 발견될 경우에 대한 약속이다. 내용은 △ 즉각 수입 중단 △ 이미 수입된 쇠고기 전수조사 △ 검역단 파견 현지 실사 참여 △ 학교 및 군대 급식 중지 등이다. 같은 해 6월 22일, 정부가 내놓은 '미국산 쇠고기 추가 협상 관련 Q&A' 보도자료에도 광우병 발생 시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실제로 광우병이 발견된 지금, 이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당시 약속한 수입 중단의 전 단계인 검역 중단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서 다양한 비판을 하고 있다.

2008년 당시에도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리라는 지적은 종종 나왔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하향조정하는 경우에만 우리 정부가 수입 중단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합의해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라는 약속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그렇다면, 약속이 깨진 데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일까. 정부는 촛불 집회가 끝난 뒤인 2008년 9월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근거로 든다.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검역 중단을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서도 광우병 전문가들은 정부가 '꼼수'를 쓴다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지금과 같은 사태를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이미 촛불 집회가 끝난 상태라서 이런 반발은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문제는 야당이다. 2008년 9월,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민주당도 합의를 해줬다. 이명박 정부의 '대국민 약속 깨기'를 민주당도 거든 셈이다. 그리고 보수 언론은 이 대목을 파고 들었다. 미국에서 광우병 사례가 발견된 다음날인 26일, <조선일보>에는 "4년전 "광우병 발생 즉시 수입 중단" 약속했지만 여·야 합의로 법 개정"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민주당도 '약속 깨기'의 공범이라는 이야기다. 야당이 이번 사태를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거하는 내용이다.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는 지킬 의지도 없는 약속을 쏟아내다, 촛불이 꺼지자 마자 뒤집을 준비를 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그리고 광우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자 여당의 들러리를 섰던 민주당이 모두 욕을 먹는 이유다.


▲ 2008년 5월 8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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