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데스크톱 PC, 공룡처럼 멸종할까
내리막길 데스크톱 PC, 공룡처럼 멸종할까
MS·인텔 시장 지배력 저하…PC의 진화 본격화
2013.04.17 16:21:00
내리막길 데스크톱 PC, 공룡처럼 멸종할까
지난 11일 시장 조사 업체 IDC는 올해 1분기 데스크톱 PC 출하량이 7630만 대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IDC가 1994년 데스크톱 PC 시장 조사를 시작한 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이며, 7.7%가 감소할 것이라고 했던 예상치의 약 2배에 이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소형화된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면서 데스크톱 PC의 위기설은 시작됐다. 하지만 데스크톱 PC 시장이 예상치를 뛰어넘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데스크톱 PC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의 시대 역시 저물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예전만 못한 MS·인텔 동맹에 태블릿PC가 기름 부어

IDC의 조사가 나온 후 <포브스> 온라인 판에는 12일 'PC가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는 글이 실렸다.

<포브스>는 데스크톱 PC 시장을 6500만 년 전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에 빗댔다.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공룡의 멸종 원인은 외부에서 날아온 혜성(태블릿PC)으로 보통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룡 스스로 거대한 체구를 유지하기 위해 먹이를 먹어 치운 결과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빠졌을 것이란 추론도 남아 있다. 데스크톱 PC 시장의 '공룡'이던 MS와 인텔 역시 공룡의 최후를 맞을 수 있는 위기에 빠졌다.

우선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칩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인텔이 예전 같지 않다. <포브스>는 인텔이 과거에는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개선된다는 가설)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 개선을 이뤄왔지만,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PC매거진>이 인텔의 첫 듀얼 코어 제품을 2005년 4월 테스트했을 때 속도가 3.7기가헤르츠가 나왔지만 오늘날 컴퓨터는 이 속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왜냐면 CPU 칩은 130와트에 가까운 전력을 소비하는데 일반 노트북의 전력은 그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즉, 인텔은 더욱 빨라진 CPU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력을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딜레마를 마주해 속도 개선 위주의 개발에서 돌아섰고, 현재 인텔의 CPU는 소비 전력 대비 성능은 올라가고 있지만 전체 성능 자체는 크게 올라가지 않음으로써 무어의 법칙을 더 이상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MS도 인텔과 비슷한 시기에 '실수'를 저질렀다. 2001년 윈도 XP로 대성공을 거둔 후 MS는 윈도 비스타를 출시했지만 잦은 버그 등으로 외면을 받았다. 윈도 XP가 밀려난 것은 2009년 윈도 7이 출시되고 난 이후다. 사람들은 MS 새 운영체제가 나오면, 운영체제를 최적 환경에서 작동시키기 위해 하드웨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MS의 윈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새 운영체제를 꼭 설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하드웨어를 업데이트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름을 부은 것은 태블릿PC의 등장이다. 애플의 아이패드 발표와 MS의 윈도 7 발표는 2009년 3개월 차이로 이뤄졌다. 당시 데스크톱 PC 전문가들은 아이패드가 PC를 밀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후 애플은 약 44개월 동안 1억2100만 대를 팔았다.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의 가능성을 열자 안드로이드 진영이 가세했고, MS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PC 다변화의 시대 본격화됐다

데스크톱 PC 시장의 하락세는 한때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해왔던 MS-인텔 동맹의 시대가 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는 14일 컴퓨터 서버 시장에서도 클라우딩 방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인텔의 지배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딩 방식은 여러 개의 기본 서버를 필요로 해 반도체 칩이 많이 필요하지만, 과거보다 간편하고 값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인텔의 경쟁 제조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운영체제는 MS가 아닌 애플과 구글의 제품이다. 모바일 기기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에도 인텔이 아니라 퀄컴 등 경쟁사의 제품이 들어가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는 윈도 8 버전이 생각만큼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MS도 자신의 태블릿PC '서페이스'에 인텔 제품을 쓰고 있지만, 라이벌 엔비디아의 칩을 쓴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MS의 주력 사업인 '엑스박스'(Xbox) 게임기도 최신 기종은 인텔이 아닌 AMD의 칩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 8 모바일 버전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퀄럼의 칩을 쓰도록 제작돼 MS도 이제 인텔과 맺은 동맹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데스크톱 PC 진영에서는 사람들이 데스크톱 PC와 모바일 기기를 병용해서 쓰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데스크톱 PC가 '멸종'할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한다.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데스크톱 PC를 대체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용자가 세부 설정을 바꿀 수 없는 운영체제에 프로그램은 지정된 앱스토어에서만 받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모바일 진영을 옹호하는 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는 데스크톱 PC에서 최근 문제가 커지고 있는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에 의한 보안 위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커다란 매력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결국 이용자들은 자신이 기대하는 PC의 기능에 따라 데스크톱 PC와 모바일 PC 중 하나를 주로 사용하는 기기로 선택할 것이다. '공룡'이 멸종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진화는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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