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우리-한나라, 원내교섭단체 허용하라"
민주노동당, "우리-한나라, 원내교섭단체 허용하라"
노회찬 '5석-5% 룰' 제안, "외국은 예외없이 모두 허용"
2004.04.19 18:09:00
민주노동당, "우리-한나라, 원내교섭단체 허용하라"
4.15총선에서 정당투표 득표율 13%, 10개의 의석 확보라는 괄목한만한 성과를 거둔 민주노동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할 것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대해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의 이같은 요구는 비록 의석수에서는 우리당이나 한나라당에 비해 크게 열세이나, 4.15총선에서 처음 도입한 정당투표 득표율만 놓고 본다면 우리당(38.3%)이나 한나라당(35.8%)에 비해 결코 크게 뒤질 게 없는 명실상부한 '제3당'이라는 점에서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적극적 수용 태도가 요구된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5석 또는 정당득표율 5% 돼야"**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지난 16일 총선직후 기자회견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제기한 데 이어, 19일 노회찬 당선자도 "민주노동당의 정치실리적 차원이 아니라 다수정당의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의 일환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행 20개 의석에서 5석 또는 정당투표 득표율 5%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10% 이상의 정당득표율을 얻은 것을 무시하면서 전체 의석수의 10%도 안 되는 20석만을 교섭단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모순"이라며 "교섭단체 제도를 채택한 24개국 가운데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국회특권폐지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해 계속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혀, 현재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애 미온적인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상대로 이같은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채진원 민주노동당 정책국장는 이와 관련, "현재 우리나라의 국회 교섭단체 제도는 국회운영 관련의견을 사전수렴하고 소속정당의 정책을 국정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생겼지만 권한과 혜택의 집중이 지나치다"며 "교섭단체 구성원 수는 절대적인 객관적 수치가 있는 것이 아닌만큼 정치적 상황이나 외국의 사례 등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 국장은 노회찬 당선자가 제시한 '5석, 5%'라는 기준에 대해"국민 의사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요건인 비례대표의석 배분기준(정당득표 3%, 또는 5석), 정치적 다원성 확보라는 정당명부제의 취지, 의원입법발의 요건(10인)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내교섭단체 돼야 의정활동서 정책차별성 부각 가능**

현행법상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우선 국고보조가 크게 늘어난다. 예컨대 국고보조금의 50%를 교섭단체 수로 나누어 우선적으로 지급받는 것은 물론, 정책입법에 필수적인 정책연구위원을 국고보조로 둘 수 있고, 여기에 수십억 단위의 입법지원비까지 받게 된다.

현행 국고보조금은 2백80여억원으로, 민주노동당의 경우 원내교섭단체가 될 경우 57억원을 지원받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23억원만 배정받게 된다. 무려 연간 34억원의 국고보조비 차액이 생기는 것이다.

단지 국고보조금 배정뿐 아니다. 원내교섭단체는 국회운영의 실질적인 핵심으로 윤리심사(징계)요구, 의사일정 변경동의, 국무위원 출석요구, 의안 수정동의, 긴급현안질문, 본회의 및 위원회에서의 발언시간 및 발언자 수, 상임위 및 특별위 의원선임 등에 있어서도 권한을 갖는다.

적은 숫자의 의원이라는 한계를 갖고서도 17대 의정활동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민주노동당 입장에서 보면,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불가결한 선결과제인 것이다.

외국의 경우 영국, 미국 상ㆍ하원, 호주, 독일 상원 등은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으며, 교섭단체를 두는 경우에는 의원정수의 3~5% 이내로 정하고 있다.

<표 외국의 교섭단체 구성요건>

***전문가들 "우리당과 한나라당, 교섭단체 기준 완화해야"**

김윤철 민주노동당 정책의원은 "민주노동당은 예전부터 국회교섭단체의 권한 및 요건 축소를 주장해왔다"며 "더군다나 17대 총선에서 얻은 13% 득표율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성 등 민주노동당의 대표성을 생각했을 때, 의석 수를 기준으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의사가 무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4.15총선에서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고 1인2표제라는 정당투표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기본 취지가 국회의 정책 생산능력 및 의원입법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만큼 정당투표에서 13%라는 높은 지지율을 획득한 민주노동당에게 원내교섭단체 참여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수용여부가 주목된다.

2000년 총선직후에도 원내교섭단체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당시는 자민련이 14석밖에 못얻자 JP(김종필)의 요구로 DJP연합 차원에서 논의된 정략적 논의였기에 한나라당의 반발로 관철될 수 없었다. DJ는 당시 한나라당 반발로 기준완화에 실패하자, 민주당 의원들을 자민련으로 보내는 초유의 '의원 꿔주기'를 통해 DJP연합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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