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교육 금지법안, 무얼 담았나?
선행교육 금지법안, 무얼 담았나?
['사교육 중독', 이젠 빨간불] "선행교육은 불량 식품, 공급자를 처벌해야"
2012.07.25 18:23:00
선행교육 금지법안, 무얼 담았나?
'선행교육 금지법' 최종안이 발표됐다. 법률안은 학교 교육과정에 앞서서 교육관련 기관이 제공하는 모든 선행교육을 금지하고, 유발 요인을 규제할 기관을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교육운동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5일 서울 용산구 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선행교육 금지법' 최종안을 선보였다. 단체는 최종안 발표와 동시에 의회 및 정치권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입법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선행교육=불량 식품, 공급자 처벌해야

법률안은 먼저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이라는 용어를 구분했다. '선행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 앞서서 교육관련 기관이 제공하는 교육이다. '선행학습'은 학습자가 학교 교육과정에 앞서서 하는 학습을 가리키는데, 다음 시간에 학습할 사항을 미리 조사하고 연구하는 예습과는 구별된다.

이는 학교 및 사교육 기관이 선행학습에 앞장서지 말고 "학교의 정상적 교육과정에 맞추어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에만 서비스를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특히 규제 대상을 선행 '학습자'가 아닌 선행 '교육 관련 기관'으로 설정해 법률 명칭을 선행학습이 아닌 '선행교육 금지법(규제법)'으로 명명했다. 이 단체는 "불량 식품을 이용한 소비자가 아닌 불량 식품을 만든 공급자를 처벌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교육이 공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나쁜 관행이라고 봤다. 학교 진도를 남보다 앞서 나감으로 입시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도록 하는 것은 경쟁의 공정성에 어긋나는 일종의 반칙 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단체는 "법률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선행학습 풍조를 막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행교육 유발 요인 규제

'선행교육 금지법'은 선행교육 유발 요인에 대한 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학교마다 진도가 다르고 교육 관련 기관이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선행 교육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고려한 것이다.

유발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가 국가의 교육과정에 앞서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단위 학교에 주어진 자율권을 활용하여 편법이나 변칙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행위, △학교 시험에 학교에서 가르친 교육과정의 수준을 벗어나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하는 등 지나치게 어려운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행위,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에서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를 넘어서는 학업수준이나 자격을 요구할 경우, △대학이 별도의 시험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는 경우이다.

또한, 선행학습 프로그램 선전도 규제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가르친다'와 같은 선전 행위가 금지된다. 특히 '법률안 제4조 5항과 6항'에 따라 미취학 아동 및 국가 교육과정에 편성되어 있지 않은 과목을 학습하려는 초등학생에 대한 과도한 선행교육은 시수를 제한함으로써 규제할 계획이다. 이 경우, 시수 제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관리 감독 기관, '교정위' 설치

'선행학습 금지법'이 제대로 적용되는지를 감독할 기관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 소속의 '교육과정운영정상화추진위원회(교정위)' 설치도 법률안에 명시됐다.

교육감은 교정위에 선행교육신고센터를 설치해 위반 사항 신고 시 포상금을 지급하거나, 교정위 직권으로 선행학습 유발 행위를 조사할 수 있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이 교정위에 선행학습 유발 행위를 하는 교육기관의 즉각적인 조사 및 시정 요구,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학교가 교정위의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감은 재정 지원 중단이나 삭감, 또는 책임자 징계를 할 수 있고, 학원 등 사교육 기관은 등록 말소, 교습 정지 등을 당하게 된다.

공교육 정상화 가능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과 시행으로 공교육의 정상화와 함께 사교육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학교는 학원의 선행 교육을 의식해 교육과정을 앞서가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학생은 더이상 학습 노동에 시달리지 않아 학업에 대한 흥미도가 향상으로 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단체는 "영어 유치원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전일제 영어 학원의 폐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과도한 조기 교육 열풍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법률의 규제 여부를 떠나 학습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선행학습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입법 청원을 위해 11월 말까지 1인 시위 및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9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 시민들이 참여하는 야간 문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교육 중독', 이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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