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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엔 지속성과 초당파성이 중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27] 고려대 국제대학원 양성철 교수

박인규기자 2007.12.27 17:55:00

안녕하십니까? 박인규입니다.차기 정부와 대통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 나눠보는 특집 5부작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대북정책과 대미정책 등 외교 분야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통일 외교 안보정책은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폐기를 먼저 해야 대규모 경제지원과 협력이 가능하고. 인권문제와 관련해서도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낸 고려대 양성철 교수를 초대해 이명박 당선자 외교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짚어보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고려대 국제대학원 양성철 교수입니다. 양성철 교수는 1939년 전남 곡성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캔터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이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를 거쳐 제 15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김대중 정부때인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주미대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고려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박인규 : 차기 정부에 대해서 알아보는 5부작 마지막 순서인데요, 모든 분들께 저희가 공통질문을 드렸습니다. 이번 17대 대통령선거... 보수측 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요약되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보시면서 드러난 민심 어떻게 보셨습니까?
  
  
▲ ⓒ프레시안

  양성철 :
저는 역시 그 나라의 국민수준이 곧 그 나라의 정치수준이다 하는 것을 이번 대통령선거가 확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아마 우리 국민들 입장에선 현 노무현 정부의 여러 가지 무리수에 대한 혐오랄까 분노랄까 이런 것들이 이명박 지지표로 분출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말하면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심판이 이당선자에게는 반사이익이 된 셈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투표권자가 진실보다는 실리, 원칙보다는 실속을 찾은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포함해서 그 누구도 진실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명박특검법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이당선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한 진실규명이 어느 정도 이뤄지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며칠 전 중앙일보 한 논설위원이 이당선자 대신 반성문을 썼던 걸 읽었는데 아마 장본인이 반드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국민들이 이번 대선을 통해 진실보다는 실속을 택했지만 그러나 진실도 밝혀져야 된다, 그런 생각...
  
  양성철 : 진실도 언젠가는 밝혀져야지 영원히 덮어버릴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이랄까요, 주로 경제 부문, 말하자면 서민생활이 어려워졌다 이런 평가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참여정부의 지난 5년간의 외교정책을 평가하신다면, 공과 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어떨까요?
  
  양성철 : 사실 우리나라는 이백 몇 개 되는 나라 중에서 가장 독특한 외교를 하게 돼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유일한 분단국가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대외문제가 맞물려가게 돼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 대북송금특검을 강행한 것은 남북관계의 모멘텀을 잃게 했고 남북관계 진전을 크게 지연시켰다는 점에서 큰 실책이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물론 뒤늦게나마 남북관계 진전의 적극성을 보여서 지난 10월 3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남북 간의 구체적인 협력사업이 다시 모멘텀을 찾은 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미관계에서는 제 개인생각으로는 전시작전권 이양을 포함해 미 사령부 평택이전, 미군기지반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특히 지난 6월 말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은 큰 획을 그리는 노무현 정부의 성과라고 봅니다. 물론 한미 양국간 의회에서 비준절차가 남아있습니다만
  
  박인규 : 현 정부에 계신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던데, 우리들이 열심히 해서 민주화를 이루고 나니까 이제 국민들이 더 민주화에 대해서 목말라 하지 않더라. 성공의 역설이다. 성공하고 나니까 그 부분을 더는 필요치 않아 하더라. 많은 분들이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는 그래도 남북문제가 굉장히 폭발력 있는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남북문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건 남북 간의 긴장완화가 이뤄졌고 평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이번 대선에서 남북문제가 큰 이슈가 되지 않은 이유는 뭐였다고 보십니까?
  
  양성철 : 바로 박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성공의 아이러니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남북관계는 거의 상례화, 정례화, 루틴화됐다고 봅니다. 하루에도 남쪽 개성공단 일꾼들이나 금강산 관광 여행객수가 수백 수천 명이 드나들 정도가 돼 있어요. 그래서 과거 1972년 7.4공동성명 때의 감격이나 또는 최근에는 2000년 6월 15일에 역사상 처음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때의 감격이나 감동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고 볼 수 있겠죠. 이걸 달리 표현하면 남북관계가 진전하면 진전될수록 진척되면 진척될수록 이를 찬성하는 세력이나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미 뚜렷이 갈려지게 되고 또 남북 문제에 대한 여야 간 유리 불리가 서로 상쇄하기 때문에 옛날과 달라서 어느 한쪽이 남북문제를 들고 나온다고 해서 그쪽이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아닌 셈이죠. 다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사업, 또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되고 있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 여러 가지를 찬성하냐 반대하냐 서로 각을 세운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이미 남북관계에 관해서는 국민적 여론분포가 이뤄져 있다. 하지만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됐지만 아직 남북간 평화가 공고화된 건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북한 핵폐기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연말까지 북한이 핵불능화를 하고 북핵프로그램을 신고한다고 했는데, 최근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의혹을 해소한다고 미국에다가 제시한 샘플에서 우라늄이 나왔어요. 그래서 상당히 긴장을 하고 또 이게 북핵폐기에 상당히 걸림돌이 되는 거 아니냐 우려들을 하시던데 양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양성철 : 결론부터 얘기하면 먼저 2.13 베이징합의에 이은 지난 10월 3일날 베이징 6자회담 제2단계 조치에서 영변 및 다른 지역의 기타 핵시설불능화작업이 2007년 12월 31일 이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6자회담 대표들이 합의를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지연된다고 해서 6자회담이 곧 결렬된다든지 성급한 결론은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다 아시다시피 2002년 10월 부시정부 1기 외교안보팀이 제기한 북한 고농축우라늄핵개발 시인, 지금은 고농축이란 말은 빼고 농축이라고 자꾸 해쌓는데 이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왜냐면 부시정부가 2002년에 이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했는데 2003년에 이라크전쟁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이유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다 했는데 사실상 지금까지 하나 증거물이 나타난 게 없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또 이란,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해서 유엔안보리를 포함해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었는데 바로 금년 12월 3일에 백악관에 있는 DNI...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가 하는 NIE라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이란이 벌써 핵개발계획을 2003년에 중단했다. 이것도 부시정부에 대해선 두 번째로 당혹스러운 일인데
  
  박인규 : 결과적으로 부시행정부가 거짓말을 했다
  
  양성철 : 그렇게 신뢰성문제가 나오는데 설상가상으로 2002년에 제기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자체도 아무 증거가 없다고 됐을 때는 3중 신뢰도를 잃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부시정부로서도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서 아마 북한에서 무슨 샘플을 보여준 것 같은데 거시서 무슨 흔적이 있다 이런 걸 공식적으로 한 게 아니라 신문이 흘렸다 이런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
  
  박인규 :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죠. 양교수님 말씀은 어떤 면에선 이번에 핵농축 흔적이 나온 게 미국 정부로선 반가운 일일 수 있다, 그런 말씀이신데
  
  양성철 : 반가운 게 아니라
  
  박인규 : 자기네 말을 입증하는 거니까, 북한에게 불리하지는 않을까요?
  
  양성철 : 그게 미국에도 유리한 건 아니죠. 원심분리기나 샘플에 농축흔적이 있는 것과 농축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든지 고농축이라는 건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박인규 : 아직은 흔적뿐이기 때문에 이것을 고농축우라늄이라고 하기는 그렇다
  
  
▲ ⓒ프레시안

  양성철 :
다른 소스도 파키스탄의 핵개발을 한 닥터 카네로부터 북한이 핵개발 청사진을 받은 것도 사실이고. 또 원심분리기 1세대분을 몇 십 개 받은 것도 사실이나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할 만한 여건도 안 돼 있고 여러 가지 해서 지금 현재로 봐서는 최소한 2002년 고농축 프로그램을 시인했다는 얘기는 많이 과장됐다. 과장된 것으로 끝나면 좋은데 거기에 파장된 일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거기에 대해선 누군가 이쪽에서도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우라늄농축을 시도는 했겠지만 위협적일 만큼 본격적으로 한 건 아니다.
  
  양성철 :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죠.
  
  박인규 :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정책으로 들어가서 말이죠.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해라, 그래야 본격적인 경제교류,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이건 이전의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는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풀어야 되니까 미국에 보조를 맞추고 남북관계는 또 별도로. 말하자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병행한다 이런 전략이었는데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이명박 정부의 선핵폐기 후 남북대규모 경제교류, 이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바람직한 것인지
  
  양성철 : 글쎄요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얘길 하는가는 이명박 당선자하고 얘길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현재 남북문제는 남북문제대로 지금 아까도 말씀한 대로 크게 진전하고 있고. 또 북한 핵문제도 6자회담 틀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서 선후를 따져서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된다든지 이런 방식의 접근보다는 방금 박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병행전략이 중요하다.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굴러가고 6자회담을 통한 틀 내에서의 북한핵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아마 북한의 본격적인, 대규모 남쪽에서의 북한에 대한 경협이나 이런 것은 물론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한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는 저도 같이 생각합니다만 지금부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런 여러 가지 사업들을 중단한다든지 지연시킨다든지 이런 것은 그렇게 현명한 대북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북한에선 아직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대해서 공식논평을 안 내놓고 있어서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고 있긴 한데, 이전 정부에서는 북한의 인권문제라든가, 지난번 10.3 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나니까 북한에서는 개방이란 말을 굉장히 싫어하더라, 개방이란 말을 쓰지 말자,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명박 당선자께서는 북한 인권문제에서도, 개방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고 하거든요. 이게 남북관계에 바람직한 건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어떻게 보십니까?
  
  양성철 : 여기선 두 가지 문제가 중요한데요, 하나는 우리가 발언을 했을 때 유효성의 문제하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는 직접당사자입니다. 남북관계에서는. 제3국, 미국이나 캐나다라든지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건 아주 손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관계를 많이 진척한 상황에서, 마치 둘이 친구가 서로 나쁜 점을 갑자기 비위를 건드릴 것 같으면 서로 사이가 나빠지는 식으로, 조심해야 된다. 유효성 차원에서나 과거 냉전시대의 동서독 통일과정에서 보아온 것과 마찬가지로 동구권이나 소련이 인권문제가 유효하게 제재를 받거나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건 잘 아시지만 소련, 동구권,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소위 유럽안보협력회의 그걸 통해서 유효했던 말이죠. 그러니까 북한도 공산국가란 말이에요. 공산국가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북한을 포함한 다자간 국가 간의 협약을 통해서 문제를 푸는 게 가장 유효하다. 그러니까 지금 베이징 2.13합의에서 동북아 평화안보메카니즘을 만들게 돼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우리가 다루면 돼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남북관계나 진전되고 북미 또 북일 정상화가 된 다음에, 아니면 그런 과정에서 이런 인권문제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가장 유효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인권문제를 지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의 인권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양성철 : 그렇습니다. 아주 핵심을 말씀하셨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시면서, 말하자면 대북정책에 관해 조언하시는 학자들 중 한 분이 예를 들면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많은 합의를 했는데 10월 달에. 그 중에 예를 들면 NLL문제가 있으니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조성해서 군사긴장도 좀 풀고 협력도 해보자, 그래서 아직 타협은 안 됐지만 그런 논의가 되고 있는데 그런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사항 같은 것들이 굉장히 좀 늦어지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될 거 같습니까
  
  양성철 : 글쎄요 속도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기본 틀이나, 남북관계도 그렇고 6자회담 틀도 그렇고, 이건 우리 대한민국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있는 일이란 말이에요. 북한이란 상대가 있고 또 6자회담의 경우는 다섯 나라 상대가 있기 때문에 국가 간의 신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정부가 합의한 사항이나 협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크게 조정하지 않고, 조정할 일이 있더라도 물밑으로 해서 순리를 따라 조정하는 것이지 갑자기 일방적으로 이건 안 된다 폐기한다 중단한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자격지심에서 얘기하면
  
  박인규 : 기존 틀은 가급적 존중해 주는 게 중요하다
  
  양성철 : 그렇죠. 그러나 NLL문제를 거론하셨는데 NLL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핵불능화나 그 다음 단계 핵폐기 단계까지 온 다음에 그야 말로 북미관계 정상화나 북일관계 정상화가 돼서 북한이 정상국가, 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건설적으로 참여하는 단계에 오면 자연스럽게 NLL 문제도 해결되지 않나. 그래서 지금 현재 그걸 지나치게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박인규 : 주변 상황이 호전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되는 게 좋다. 많은 분들이 북한이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관련해서 아무래도 이명박 정부 출범 한 6개월 동안은 이른바 서로가 눈치도 보고 기선잡기도 하고 조정기를 거칠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벌써. 기존 남북경협이 앞으로 어떻게 좀 돼나가야 될까요?
  
  양성철 : 제 생각에서는 아까 얘기한 것처럼 남북경협이라든지 6자회담 틀은 지금 진행과정에 있으니까 그것은 되도록 진행하고. 그리고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지적해야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 연속성, 대외신임도가 굉장히 중요하고 또 남북관계나 대외문제는 초당적, 초정치적인 접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뒤집힌다든지 앞뒤가 바뀐다든지 이렇게 하는 건 정도가 아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국내정치는 국내에서 하는 거지만 외교는,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정치는 국경선에서 끝나고 외교는 시작한다. 이런 얘기가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된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기존 정책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발견되지 않는 한은 가급적 좀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남북관계를 넘어서 대외관계를 좀 보면 말이죠. 지금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관계가 좀 어려워졌고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 이게 정확한 지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명박 정부가 나오게 되면 아무래도 한, 미, 일 공조가 강화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전망하시는데 동의하십니까?
  
  양성철 : 한, 미, 일 공조도 중요하지만 우리 이웃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과 협조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군사안보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나 다른 협력 차원에서 보더라도 중국이 이제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통상 제 1국이 됐고 러시아도 통상 제 8위국으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한미일 공조도 중요하죠.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과 협조도 아주 필수요건이란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4강외교가, 또 다국적 외교가 중요하지 어느 한 나라... 미국을 중시하는 것은 좋으나 주변 다른 나라를 경시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건 금물이고 또 위험하기 때문에. 또 사실 대미일변도의 외교는 지난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국력이 많이 부강해져서 10위권에 드는 나라가 됐기 때문에 방금 말씀한 대로 4강외교라든지 다자외교에 전력투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4강외교. 어떻게 보면 4강 간에서 균형을 잡는 외교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일부 보수신문 이런 데서는 특히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미국을 경시하고 중국이 지나치게 경도됐다고 평가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 ⓒ프레시안

  양성철 :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미국과 우리 관계는 유일동맹국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또 한미FTA를 해서 경제 차원에서도 아주 튼튼한, 양다리를 가진 큰 동맹국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미국에 너무 집중된 외교를 했는데 우리가 좀 더, 중국도 부상하고 있고 러시아도 다시 새롭게 태어나고 있으니까 과거 전통적인 냉전시대에 미,일 일변도 외교에서 중국과 러시아도 어느 정도 형평을 가져오는 외교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한미 간의 동맹을 깨는... 훼손한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분명히 노무현 정권에서 한미FTA도 했고 또 한미 안보동맹은 튼튼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박인규 : 이명박 당선자께서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한다고 선언하셨고. 지금 많은 언론을 보면 대부처주의라고 부처들을 많이 통폐합할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아니지만 외교부와 통일부를 하나로 합친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외교부와 통일부를 합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양성철 : 아무리 작은 정부를 만들더라도 외교부와 통일부는 성격이 다릅니다. 분단국가인 동서독시대에 동서, 서독에 내독성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엔 아직 통일부가 있는데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는 통일부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통일부 하는 일과, 남북관계는 특수관계 아닙니까. 통일부가 하는 일과 외교부가 하는 일이 다릅니다. 그런데 외교부 속에 통일부가 흡수된다면 그 국가로 취급하는 상황이 되니까.
  
  박인규 :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양성철 : 예. 너무나도 그건 잘못된 방향이다. 특히 우리가 통일로 가는 길에서 본다면. 그래서 물론 작은 정부일수록 좋겠죠. 그러나 통일부를 외교부로 흡수하거나 병합하는 것이 작은 정부로 가는 상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외교부와 통일부의 통합 이전에, 부처이기주의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외교부는 한미관계를 더 중시하고 통일부는 남북관계를 중시하고. 그러다 보니까 각 부처의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또 그러다 보니까 어느 부처가 힘이 세냐에 따라서 약간 달라지죠. 물론 한미관계도 중요하고 남북관계도 중요하죠. 그것의 균형을 맞추는 게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양성철 : 그래서 대통령이 있는 거고 국무총리가 있는 거기 때문에 각 부처마다 부처이익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또 부처가 주장하는 중점정책이 있고. 이런 것이 아무래도 서로 갈등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정, 조율, 또는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죠
  
  박인규 : 10년 만에 보수정부가 새로 출범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동안 어떻게 보면 대북정책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이끌어왔는데, 많은 분들이 큰 변화가 있는 거 아니냐 걱정도 많이 하십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성철 : 당부보다도 한 소시민으로서 말씀드리면 내년은 바로 건국 60주년입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에 있는 230개 나라들 가운데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남북문제가 진행상황에 있고 6자회담 틀에서. 또 외교관계도 아까 한미관계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 전시작통권을 2012년까지 이명박 당선자 임기 내에 해결해야 할 문제죠.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습니다만. 그래서 가능하면 남북문제도 그렇고 대미관계, 외교관계는 머뭇거리거나 뒷걸음질 치는 것보다는 계속 앞서가는 것이 좋겠다 하는 것이고.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외교는 상대방이 있고 당사국이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지속성, 연속성, 점진성, 초당성, 이런 초정치적 접근이 중요하다. 그리고 누구나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뭘 바꾸고 싶고 차기 리더십을 각인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는데 그 유혹을 과감히 버리고 신중하게 나가는 게 좋겠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구체적으로는 작전권 이양이라든지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순조롭게 양국 간의 화해 속에 마무리되길 바라고 북한이 핵을 불능화하고 그 다음 단계인 폐기까지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박인규 : 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마지막 시간으로 주미대사를 지낸 고려대 양성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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