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검열, 언론·학계는 탄압" MB식 신공안?
"인터넷은 검열, 언론·학계는 탄압" MB식 신공안?
[토론회]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겠다는 것인가"
2008.07.02 19:05:00
"인터넷은 검열, 언론·학계는 탄압" MB식 신공안?
지난 50여 일간의 촛불 시위 동안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해당하는 언론과 학계, 인터넷을 제약할 수많은 규제책을 쏟아냈다. 이명박 정부가 각 분야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질 때마다 근시안적이고 폭력적으로 내놓은 정책들이 한국 민주주의의 전면적 퇴행까지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학계 탄압 및 인터넷 검열을 비판하는 전문가 긴급토론회가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겠다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열렸다.
  
  "온라인에도 '명박산성' 지으려 하나"
  
  최근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인터넷 통제 전략. 민경배 경희대 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는 "정권 출범 초기까지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정책이나 공약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던 이명박 정부가 촛불 시위와 맞물리자 갑자기 온 기관에서 경진대회라도 하듯 이런 저런 정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가 △'아프리카TV' 나우콤 문용식 대표 구속 △한나라당이 내놓은 일명 '인터넷 사이드카'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실명제 강화 정책 △경찰의 '인터넷 분석 및 대응팀' 구성 △검찰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수사 등이다. 민 교수는 이들 정책을 두고 "충분한 정책적 검토 없이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쏟아낸다"는 것과 "건전한 토론문화 육성이 아닌 여론의 장으로서의 인터넷을 최대한 억제시키기를 목표로 삼는다"는 것을 공통점으로 들었다.
  
  민 교수는 "인터넷 여론을 정치적 이유로 인해 규제하려는 생각 자체가 광화문 뿐 아니라 온라인에도 '명박 산성'을 구축하려는 잘못된 생각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신뢰가 담보되지 않은 인터넷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발언에서도 보이듯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규제 정책은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불신과 잘못된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몰이해는 1일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과 관련된 게시글을 위법이라고 결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민 교수는 "방통심의위 위원의 면면을 보니 언론 계통의 전문가가 대부분이던데 언론적 관점에서만 봐서 그런지 (인터넷에 대한) 전문성이나 정보의 양이 부족했고 포괄적인 판단을 하지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고주 압박하는 운동은 한국에 처음으로 등장했을 뿐 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소비자운동인데 이를 두고 합법, 불법을 따지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특히 소비자 광고 불매운동이 불법이라고 판단한 주 근거가 '영업방해'라는데 이는 방통심의위의 심의 대상 밖에 있는 사안"이라며 "심의 대상 바깥에 있는 항목을 들어 불법으로 판단한 것자체가 심의 결과의 불법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PD수첩> 수사는 '언론장악' 신호탄"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 압박은 더욱 집요하고 전면적이다. 게다가 조중동이 <PD수첩>이 여론을 호도하고 허위 사실을 내보낸 것처럼 매도하면서 이들이 벌이는 '진실게임'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이라는 본질을 가리는 것도 큰 문제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프리온을 수년간 연구해온 입장에서 당시 방송내용을 돌이켜 볼 때 결코 의도적 왜곡이나 허위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검찰은 <PD수첩>이 식품재료나 화장품 등으로부터 위험성을 언급했다는 것도 수사의 이유로 거론하는데, 그렇다면 이를 경고하는 공문까지 발송한 식약청도 수사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우 교수는 조중동 등이 문제삼는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CJD'라고 언급한 것을 <PD수첩> 제작진이 'vCJD'라고 번역한 것에 대해 "미국의 권위있는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서 아레사 빈슨을 두고 'vCJD'라고 밝혔고 그 진단을 방송에서 언급했다고 해서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과 관계시키는 것은 과장'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물론 '다우너'는 여러 질병이나 건강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이 증상이 주목을 받게 된 건 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징이 다우너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최근 그 방송을 다시 봤는데 '다우너는 모두 광우병 소'라는 식의 호도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수첩> 건을 "이명박 정부의 언론 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김서중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PD수첩>의 사회적 역할을 경험하면서 언론장악의 의지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PD수첩>을 빌미로 현 공영방송 시스템을 부정하고 방송산업의 재편과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의도를 실천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YTN, 스카이라이프, 아리랑TV 등에 일명 '특보사장단'을 내려보내고 KBS 정연주 사장을 교체하려고 하는 것도 "현 정부가 의도하는 언론 구조개편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건이라며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고 지상파 공영방송 사영화도 시도해 우호적인 방송을 만들어내려 할 텐데, 이 모든 과정에서 일어날 모든 비판을 입막음 하기 위해 '특보 사장단'을 꾸리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희종 "손숙미 문제제기에 한편으론 즐거웠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창끝'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해온 학자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우희종 교수에 대해 제기한 '연구 성과 미비', '자기 표절' 등의 의혹에 하나하나 논박하면서 "우희종 교수로 인해 추가 협상 과정에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전문가 행세로 곡학아세를 못하게 되자 우 교수에게 정권의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결이 안되는 것은 서울대학교 본부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있으며 수의학계에서 우 교수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기묘하게 우 교수를 해꼬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추측하기로는 지난 황우석 교수 사태에서 우 교수가 수의학계 일부로부터 밉보인 것이 잠복해있다가 이러한 정권의 터무니 없는 음해와 결합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 본부는 이번 문제가 연구 부정이나 부적절 행위와 상관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 교수를 보호하지 않는 것은 이미 국가권력이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대 연구처장이 사석에서 공공연하게 '앞으로 우 교수는 연구비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이런 이야기는 연구자에게 엄청난 압력이며 정치인 길들이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의 젊은 교수들이 우희종 교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자신의 연구분야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전문가로서 과학적으로 훈련받은 소신에 따라 발언했을 때 어떤 처우를 받게 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우희종 교수는 "손숙미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떤 의미에서 즐겁기도 했다"며 "여러가지를 다 검토했을 텐데 겨우 연구보고서 정도를 들고나온 것을 보고 '아, 내가 제대로 살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출신인 손숙미 의원을 두고 "사람들이 '인간광우병'에 의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을 수 있으나 정치가 교수들의 머리를 더 이상하게 만들 수 있구나. 정치와 권력을 더 무서워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PD수첩>이 진짜 비판받아야 할 점은"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등은 MBC <PD수첩>을 두고 '좌파 방송'이라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이날 우희종 교수는 <PD수첩>에 대해 조중동 등과는 전혀 정반대의 시각에서 비판을 내놨다.
  
  우 교수는 "이번 협상 타결에서의 문제의 본질은 EU등 다른 나라의 수입 기준이나 최근의 과학적 연구결과를 무시한 채 특정위험물질(SRM) 등의 수입을 허용한 '수입조건'에 있는 것이지 미국 쇠고기의 안정성 여부가 아니었음에도 (<PD수첩>은) 방송을 미국 쇠고기 안전성에 맞춤으로서 오히려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수입하는 입장이면서도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 못하고 권고 사항에 불과한 OIE 통상기준 만으로 협상을 타결했다는 사실과 보다 강화된 조건으로 재협상해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만 지적하면 되는데 굳이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거론함으로서 결코 정답이 없는 문제로 치달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때문에 정부는 추가협상을 하면서도 비중이 크지 않은 30개월 이상 소의 쇠고기 수입 중단과 뇌, 척수 등을 금지했을 뿐이며 유럽에서는 SRM인 소의 창자 등을 그대로 수입하며 '현장조치'라는 느슨한 조건을 수용해 오히려 미국의 요구사항을 받아주는 협상 결과를 얻어왔다"며 "결국 정부가 추가협상이라는 형태로 도마뱀 꼬리자르기라는 대국민 기만극을 연출하는데 <PD수첩>이 일조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왜곡과 유포에 의한 국민 혼란의 책임은 결코 <PD수첩>에 있지 않다"며 "OIE의 통상 기준을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국제 기준인양 주장해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는 누구인가? 협상 몇 일 만에 미국의 입장만 대변하는 정부의 공무원들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적 내용마저 왜곡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일부 전문가 책임은 누가 물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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