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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에 소변보며 23시간 근무…그런데 사장은 수억원 슬쩍?"

연세대 주차 관리 위탁업체, 부당 이득 취득 의혹

최하얀 기자 2013.01.30 18:52:00

신촌 연세대학교에서 지난해까지 주차 관리를 위탁받아 수행해 오던 업체가 원청인 연세대학교와 맺은 표준 계약서보다 적은 인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8년 7개월에 걸쳐 약 10억 원 규모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요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현장에 투입된 탓에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온다.

지난 29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연세대와 주차 관리 위탁업체 아마노 코리아(주)의 2012년도 표준계약서를 보면, 업체는 주차 정산원 28명, 주차 유도원 24명 등 총 60명을 투입하기로 지난해 3월 연세대와 계약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산원 24명, 유도원 19명 등 총 52명이 지난해 연세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들은 이처럼 업체가 위탁 계약을 위반하며 8명의 노동자를 투입하지 않았고 그만큼 연세대로부터 상당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세대에서 8년 이상 장기 근속한 주차 유도원 이아무개(53) 씨는 "이는 지난해에만 있었던 특이한 일이 아니다"라며 "매년 비슷한 규모로 적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같은 방식의 인력 미투입이 매해 되풀이됐을 거란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아마노 코리아(주)가 연세대에서 취한 것으로 노동자들이 추정하는 부당 이득 규모는 10억여 원에 달한다. 이 업체가 2004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8년 7개월 동안 위탁 업무를 도맡은 데다, 표준계약서상 계약 인원 미투입 시 월급여액에 따른 일정한 산정 근거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주차 관리 노동자의 평균 월급여는 약 11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연세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이종윤(29·경제) 학생은 "아마노 코리아(주)가 부당 취득한 돈은 연세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의 일부이자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일한 대가"라며 "업체는 지금이라도 부당 이득금을 학교에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세대는 아마노 코리아(주)가 위약금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업체가 처음 학교에 들어오던 2004년에 학교에 맡긴 보증금 5억을 돌려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9일 밤 연세대 주차 정산소 노동자가 1평이 채 되지 않는 크기의 정산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하얀)

비인간적 근로 조건, 23시간 동안 정산소에 박혀 소변은 깡통에…


아울러 필요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현장에 투입된 탓에, 연세대 주차 관리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 강도와 근로 조건에 시달려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차 정산원의 경우 최대 23시간(오후 9시~다음날 오후 8시) 동안 별도의 휴게 시간 없이 1평 남짓한 정산소에 머물러야 했다. 정산원 김아무개(52) 씨는 "정산소를 잠시도 비울 수 없어서 일회용 캔에 소변을 보고, 그 안에서 식사를 하며 일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부스가 있다"며 "그런 데에 배치되는 날에는 더욱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괴롭다"고 말했다. 실제 연세대 캠퍼스 내에서 가장 열악한 정산소로 알려진 알렌관 인근 정산소는 성인 남성 한 명이 간신히 앉아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정산소가 낡아 노화된 전선 피복이 벗겨지며 합선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김 씨는 "어떤 정산소들은 비 오는 날에는 누수가 되는데, 그런 날 특히 위험하다"며 "이런 열악한 근로 조건을 회사(아마노 코리아(주))에 항의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학생 이종윤 씨는 "연세대가 이처럼 비인간적인 근로 조건과 노동 강도, 10억 원대의 부당 이득 취득을 8년 동안 몰랐을 리 없다"며 "아마노 코리아(주)와 연세대 사이에서 눈먼 돈이 오갔을 거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연세대가 이런 상황을 정말 몰랐던 거라면, 심각한 직무 유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세대 총무팀 관계자는 30일 <프레시안>과 만나 "계약 인원이 미투입됐단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마노 코리아(주)의 설명은 다르다. 아마노 코리아(주) 관계자는 30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계약 인원보다 적은 인력이 투입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하지만 이는 연세대 실무진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며 진행한 것이므로 계약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장 상황에 따라 인력이 유동적으로 투입되기도 한다"며 "계약서상 위약금 조항은 임의 제재 조항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세대에서 처음 위탁 관리를 시작하던 2004년 연세대에 지급한 보증금 5억 원도 무리 없이 반환받을 수 있도록 연세대와 논의 중"이라며 "노동자들의 억지 주장에 당사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면 필요한 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근로 조건에 시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 아마노 코리아(주) 관계자는 "연세대는 근무환경이 좋은 현장"이라며 "노동자들이 부당하다고 느끼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주차 관리 노동자들과 이 학교 학생들은 31일 오전 11시 연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마노 코리아(주)의 부당 이득 취득 정황과 열악한 주차 관리 노동자의
근로 조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론보도] "연세대 주차관리 위탁 업체 부당이득 취득 의혹" 관련

본지는 지난 1월 31일자 "캔에 소변보며 23시간 근무…그런데 사장은 수억원 슬쩍?"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해까지 연세대 주차관리업무를 위탁받았던 업체가 표준계약서보다 적은 인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8년 7개월여에 걸쳐 10억여 원의 부당이익을 취했으며, 직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렸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관리대행업체 아마노코리아는 연세대와 협의 후 적정인원을 투입해 주차관리업무를 시행했으므로 1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으며, 정산원은 1일 3교대근무 및 교문폐쇄시간시 휴게시간 제공, 유도원은 1시간 근무 후 1시간 휴게제를 시행하는 등 우호적인 근무여건을 제공했다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주차정산원의 경우 최대 23시간 별도의 휴게시간 없이 1평 남짓한 정산소에 머물러야 한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일요일 근무자의 경우 야간 정산원이 일요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3시간 근무 후 다음날 휴근하는 근무제도에 따른 것으로 해당 근무시간에 주임직 1명, 관제직 1명을 두어 휴식 및 식사시간 교대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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