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PD수첩>의 예언…'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1년 전 <PD수첩>의 예언…'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한미 쇠고기 협상, 그후 1년' 방송…"정부는 국민 기만"
2009.04.29 09:55:00
1년 전 <PD수첩>의 예언…'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송일준, 조능희 PD와 김은희, 이연희 작가 등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이 검찰에 체포된 29일 <PD수첩>은 '한미 쇠고기 협상, 그후 1년' 편을 방송했다. 이춘근 PD가 체포되고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 검찰의 압수 수색을 시도할 때부터 미리 제작했던 방송을 제작진의 체포에 맞춰 내보낸 것.

이날 <PD수첩>은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졸속적으로 밀어붙인 한미 쇠고기 협상의 결과 당시 <PD수첩>을 비롯한 언론과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일들이 그대로 벌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어 그럼에도 '명예 훼손' 혐의로 제작진을 체포하는 등 부당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과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있으나마나 검역증, 하지도 않는 작업장 점검"

이날 <PD수첩>은 30개월령 이하 쇠고기임을 판단하는 미국의 '품질 체계 평가 프로그램(QSA)'이 믿을만한 것인가부터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 내수용에서 사용되는 QSA 제도에 추가해 한국에 수입되는 쇠고기가 30개월 미만이라는 확인을 받아냈다"고 선전했으나 '업계 자율 규제인 QSA를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PD수첩>은 "검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관건이나 약 3%만이 검사 대상이고 최근의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의 불합격 건수 60건 가운데 현물과 검역증이 다른 것이 34건으로 가장 많다"면서 송기호 변호사의 발언을 빌려 "심지어는 수출국 정부의 검역증조차 없고 부패하기까지 한 경우도 있다"고 고발했다.

또 한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검역관 제도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공개한 파견 업무 실적을 보면 검역관이 수출 작업장을 상시 점검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이에 대해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파견한 검역관이고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내정 간섭으로도 이해될 수 있어 한계가 있다"고 변명했다.

<PD수첩>은 "장태평 장관의 발언은 정운천 전 장관이 미국과 합의 없이 검역관을 보냈다는 것 아니냐"며 "정운천 전 장관은 미국의 수출 작업장을 점검해 미국의 쇠고기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점검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미국 쇠고기 수입을 위해 우리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OIE 따른다며 캐나다, 유럽 쇠고기까지 수입?"

또 졸속적으로 체결한 한미 쇠고기 협정이 이후 캐나다 등 다른 나라가 통상 압력을 가하는 빌미로 작동됐다. 이 역시 1년 전 한미 쇠고기 협정을 체결 할 당시 <PD수첩>을 비롯한 언론과 시민사회 등에서 전면적으로 제기했던 우려다.

<PD수첩>은 캐니다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보다 더 안전한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들어 "지난해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과학적이라며 수입 기준으로 삼았으나 지금은 쇠고기 시장 압력의 빌미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장태평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광우병이 발생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국가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32조을 수정해가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광우병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데 체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적에 "그렇게 말하면 WTO에 제소된다"는 식이 정부 측의 입장인 것.

또 한미 쇠고기 협정이 체결될 당시 'OIE 기준이 과연 안전한가'라는 비판에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은 "미국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태국, 중국, 홍콩, 대만 등과 협상하고 있어 곧 (우리처럼) 타결 짓는 국가가 많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여전히 일본과 대만 등은 미국과 협상 중이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축산협회가 미국 정부에 OIE 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한발 물러선 상태.

현재 FTA 협상이 진행 중인 EU에서도 만약 쇠고기 협상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광우병 120여 건이 발생했음에도 이들 국가가 OIE에서 광우병 통제국 지위를 얻은 상태라 "한국은 사실상 OIE에 따라 수입 조건을 맞춰가야 하기 때문에 더 엄격한 수입 조건을 정하는 것은 어렵다"(송기호 변호사)는 지적이다. 이에 <PD수첩>은 "외교통상부가 밝힌대로 한-EU 협상과 쇠고기 협상이 별개라는 것이 지켜지길 바란다. 경제적인 문제로 국민들이 건강을 걱정하는 일이 다시 없길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국제 전화 한통만 해보면 알 것을"

한편, <PD수첩>은 최근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 앞에서 벌어진 검찰과 MBC 조합원들의 대치 모습과 이춘근 PD의 자택에서 벌여진 을 비추면서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CJD를 vCJD라고 번역한 것을 보수 언론과 정부가 "<PD수첩>의 공정성 문제 중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하는 것을 두고도 "어머니가 설명하려는 사안이 무엇인지, 국제전화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면 알 수 있으나 (그러지 않고) <PD수첩>의 공정성을 문제삼는 소재로 거론되어 왔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 정부의 <PD수첩> 고발과 같은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최근 각국 대사관에 '공무원과 언론사 간의 소송에서 <PD수첩>과 유사 사례가 있는지' 자료 수집을 요청을 했고 대부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사례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또 주미대사관에서는 '설리번 사건'(뉴욕타임즈가 설리번 경관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폭행했다고 보도해 소송한 사건)을 보고 했으나 이 역시 법원에서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오보였으나 현실적 악의가 없는 한 언론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며 <뉴욕타임스>에 무죄로 판명이 됐다.

정부의 <PD수첩> 고소가 '비상식적'이라는 데에는 법조계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이춘근 PD가 검찰에 나가기 시작하면 신문사 기자들 다 나가야 하고 자료 내라고 해서 다 내면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한 제보자가 다 노출되어 사실상 방송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보수적인 성향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도 "노무현 정부 때 고위직의 민사소송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제는 '형사'로 하겠다는데 할말 없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정부정책은 언론 비판의 성역이 아니다"

<PD수첩>은 "<PD수첩> 보도에 대해 명예 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만약 업무방해가 진짜 있었다면 해당 언론사가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명예 훼손은 정책 비판에 대해 제기한 것이고 업무 방해라면 과연 그 업무상 피해가 <PD수첩> 때문인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어 <PD수첩>은 "민주주의의 감시와 비판은 언론의 사회적 책무다. 여기에 성역이 있을 수 없고 정부 정책에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PD수첩>은 감시와 비판자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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