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의 외교적 선택 : 미일동맹에서 동아시아외교로
日 민주당의 외교적 선택 : 미일동맹에서 동아시아외교로
하토야마 시대 일본과 동아시아, 전망과 제언 <3·끝>
日 민주당의 외교적 선택 : 미일동맹에서 동아시아외교로
코리아연구원(www.knsi.org)과 <프레시안>은 8월 30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 대해 평가하고, 일본의 새 정부와 미국, 중국 그리고 한반도 관계에 대해 전망하고 제언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코리아연구원은 통일외교안보 및 사회통합 문제에 대한 정책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설립된 네트워크형 싱크탱크다.

<1> 2009년 일본의 선거혁명과 '새로운 일본' - 양기웅 한림대 교수
<2> 민주당 신정권의 등장 의미와 새로운 한일관계 - 이원덕 국민대 교수 <편집자>

1. 일본 총선거와 외교안보쟁점

지난 8월 31일 일본총선거는 중의원의석 480석 가운데 무려 308석을 얻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2005년 총선거에서 얻은 115석에서 단숨에 193석이 늘어난 308석의 거대여당으로 등장하였다. 미국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오바마후보가 외친 '변화(Change)' 구호는 일본에서 '정권교체'로 바뀌어 민심을 파고들었다. 일본의 유권자는 더 이상 자민당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털고 일어나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였다. 일본역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였고, 에도시대 이래 국가통제에 길들여져 왔던 일본국민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엄청난 용기이자 선택이었다.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당하여 자유민주당으로 출범한 이래, 집권 54년간 전후일본을 이끌어온 자민당호는 300석에서 119석으로 1/3 가까운 수준으로 의석이 줄어든 채 주역에서 퇴장하였다. 스웨덴 사민당의 70년지배나 이스라엘 노동당의 장기집권 못지않게 세계에서 유례없는 장기정권이자 안정다수를 차지해 온 우월정당으로서 자민당 지배의 종말이었다. 자민당뿐만이 아니고 전후일본을 지탱해 온 자민당-관료-재계간 철의 삼각형이라는 지배구조가 붕괴한 순간이었다.

일본국민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장기불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자민당의 무능함, 관료제의 비효율성과 기득권 집착, 대대손손 선거구를 차지하면서 정치권력을 움켜쥐어 온 세습정치가들의 모습에 실망하였다. 고이즈미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된 일본형 신자유주의는 사회곳곳에 빛과 그림자를 만들면서 전국적으로 빈부격차, 도농격차를 확대시켰다. 핍박해진 생활경제와 높아져가는 실업율, 자녀들 육아와 교육비에 지쳐가는 소시민들, 연금문제와 의료보험제도의 미비로 불안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우울한 중장년층, 소자화와 고령화에 활기를 잃어버린 지방은 자민당정권의 보조금삭감에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한번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보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선거혁명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민주당 지지보다는 자민당 거부라는 네가티브(negative) 선거가 특징이었다. 유권자의 정책관심도 외교안보가 아닌 국내정치이었다. 외교안보는 별다른 선거쟁점이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총선용 매니페스토에서 5가지 약속을 들었는데 세금낭비 근절, 자녀양육과 교육, 연금과 의료, 지역주권, 고용과 경제가 주요 내용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외교안보 정책은 포함되지 못했다. 더구나 2007년 매니페스토에서 민주당의 외교안보 비전은 '주체적인 외교를 확립한다'로 7개의 제언에 들어갔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아예 주요항목에서 누락되었다. 외교안보정책을 평가하여 투표한 유권자는 겨우 3~4%에 불과하였다.

외교안보정책이 주요 쟁점이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의 외교안보정책을 규율하는 큰 비전틀이 부재한 채, 애매모호한 우애(友愛)외교라는 이미지로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외교비전, 정책브레인, 새로운 외교독트린과 구체적인 일정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민주당내 이념스펙트럼도 다양하여, 비핵3원칙과 아시아중시 외교를 내건 하토야마(鳩山由紀夫) 대표, 평화헌법 수호를 외치는 민주당 내 구 사회당그룹, 헌법개정과 미일동맹을 강조하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二) 그룹 등, 다양한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통일된 합의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더구나 진보적인 사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면서, 민주당은 명확한 외교노선과 정책을 채택하지 못했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점은 있지만, 기본적인 외교안보정책 방향은 매니페스토 안에 정리되어 있다. 1996년 창당 이래 민주당은 정책매니페스토를 만들어 왔으며, 총선거를 앞두고 명시된 외교비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외교면에서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관계를 구축해간다. 2)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미일지위협정을 개정하여 미군재편이나 주일미군기지를 재검토한다. 3)동아시아 공동체의 구축을 지향하며, 아시아외교를 강화한다. 4)통상, 금융, 에너지, 환경, 재해구원, 감염대책 등의 분야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내 협력체제를 확립한다. 5)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화물검사를 실시하여(PSI),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 6)납치문제 해결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세계평화와 번영을 지향한다. 7)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참가하며, 해적대책을 위한 활동을 실시한다. 8)핵무기 근절을 위하여 선두에 서서 활동하며, 테러 위협을 제거한다. 9)동북아시아 비핵화지대를 지향하고, 포괄적인 핵실험 금지조약을 조기에 발효시키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헌법논의를 지지한다.

▲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차기 총리(왼쪽)와 오카다 가쓰야 외상 지명자 ⓒ로이터=뉴시스

2. 심리적 탈미(脫美): 미일동맹의 변화?

얼핏 보면 다양한 내용이 서술되고 있지만, 민주당의 외교안보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미추종에서 벗어나서 대등한 미일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아시아중시와 동아시아공동체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는 그리 쉽지 않다. 미일동맹 추종 vs 자주외교의 이중주는 시계추처럼 여러번 오갔기 때문이다.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사토 에이사쿠(佐藤英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수상기에 자민당정권은 미일동맹에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반면,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의 일소국교정상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英)의 일중국교정상화, 최근 후쿠다(福田康夫) 정권의 공명(共鳴)외교는 미일동맹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에의 접근을 시도한 자주외교 전략이었다. 1990년대 걸프전에서 엄청난 전비지원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받았던 일본외교는 국제공헌과 PKO파병을 통하여 독자적인 보통국가론과 자주외교를 모색해 왔다.

일본민주당의 외교비전에서 분명한 점은 미일동맹의 상대화를 자주 언급하면서 아시아중시와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을 외교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3년 하토야마 유키오와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가 함께 창당한 신당사키가케는 리버럴리즘을 강조하였다. 정책론으로서 리버럴리즘은 비군사면에서 경제공헌을 중시하며, 일본의 총보수화를 막아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민주당내 주요 인사들의 심리적인 탈미(脫美)현상은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수상후보는 지난 8월 27일 뉴욕타임즈에 발췌 기고한 글 "A New Path for Japan"에서 아시아중시 외교를 천명한 바 있는데, 그는 금융위기를 미국식 시장경제가 불러일으킨 결과로 지적하였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대신후보도 1960년 미일정부간 밀약으로 미군핵항모가 일본정부 묵인하에 입항한 사실을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이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통보적인 핵항모 입항이 드러나면 미국정부는 난처해질 수 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후보도 오키나와 북부 해안에 새로운 미군기지 신설에 반대하였다. 그는 미국이 동아시아에 제7함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하며, 따라서 한국·일본에 일련의 기지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대외인식은 미국주도의 세계질서와 시장경제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면서, 보다 대등한 미일관계를 형성하여 일본외교의 자기발신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G2체제 중심의 국제질서에 매몰되지 않고, 대중, 대미관계에서 자주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토야마 수상의 비핵화에 대한 집념, 우애외교와 동아시아공동체, 미국 일국주의에 대한 의문제기 등은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심리적인 탈미가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발사가 일본열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의 핵우산과 밀접하게 연관된 비핵3원칙 문제를 얼마나 추구할 수 있을까. 일본 내에서는 북한핵에 대항하기 위한 핵무장론이나 비핵3원칙의 재검토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2009년 6월 19일자 산케이신문에서 니시하라 타다시(西原正) 평화안보연구소 이사장은 비핵3원칙을 완화하여 미국 핵항모의 일본기항을 공개적으로 용인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의 탈미형 자주외교 노선에 대하여 미국언론과 정부는 우려감을 표시하면서 일본민주당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노골적으로 하토야마정권에 대한 경계감을 감추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하토야마를 경험이 부족한 정치인으로 묘사하고, 북핵위협 요인이 존재하는 데 비하여 일본이 미국과 결렬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하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아프간 등 미국의 핵심외교 순위에 일본이 동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게재한 바 있다.

일본민주당 압승직후 미국무부 보도관은 미군기지의 오키나와현내 이전결정과 괌이전에 대하여 일본정부와 재교섭할 생각은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미일양국은 2014년까지 후텐마비행장을 오키나와현내로 이전하고 미해병대 8천명을 괌으로 이동한다는 미군재편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가 인도양급유를 통하여 결정적이고 중요한 국제공헌을 하고 있다고 확인하였다.

외교정책의 현실과 미국의 견제에 대하여 일본민주당도 조금씩 정책변경을 통하여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토야마 수상후보는 금년 7월 기자회견에서 비핵3원칙을 현실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여 기존입장의 변화를 나타냈다. 해상자위대의 인도양급유활동 연장반대는 정권공약에서 누락되었고, 미군지위협정도 개정착수에서 개정제기로, 미군기지 이전은 반대에서 재검토로 한발 뒤로 물러났다.

최종적인 민주당, 사민당, 국민신당간 연립정권 정책합의문의 결과는,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된 것이었다. 일단,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주일미군기지 이전 문제는 원칙적으로 미국에 요구하기로 하였다. 사민당의 양보로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해외이전 추진은 공동합의문에서 제외되었다. 비핵3원칙을 재확인하고, 중국이나 한국과 협력하여 아시아국가의 신뢰를 얻어서 동아시아공동체로 나아가는 것, 북한에 대하여 핵개발과 납치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데 합의하였다.

3. 아시아중시 외교의 현실

일본민주당은 아시아외교를 강화하여 중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각국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강고한 미일동맹에 비하여 한일관계와 일중관계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 왔다. 한일관계에서 본다면, 자민당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와 경제협력, 1993년 고노(河野)담화에서 위안부문제 공식사과, 1995년 무라야마(村山)담화에서 전쟁를 통해 아시아국민들에게 끼친 피해 반성, 1998년 김대중-오부치(小淵) 한일파트너십 선언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각료들의 거듭된 망언, 야스쿠니 참배와 과거미화, 영토문제의 빈번한 제기와 같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태생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일본민주당의 출발은 처음부터 매니페스토를 통하여 과거사반성, 아시아중시외교를 강조함으로써 이미 절반은 자민당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과거사문제, 역사인식, 야스쿠니신사 A급전범 분사검토, 일본군위안부 보상문제에 있어서 일본민주당의 전향적인 인식은 한일관계를 크게 진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특히 민주당내 주요인사인 하토야마, 간 나오토(菅直人), 오자와, 오카다 등이 친한파인 점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오카다 차기외무대신은 외교정책과 환경문제에 경험이 풍부하고 한국, 중국과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주일 한국특파원들과 만나서 의사소통을 해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민주당은 중일관계에서도 식품안전, 인권과 환경, 에너지, 군사력 투명화, 동지나해 가스전개발 등의 현안이 있는 만큼, 건설적인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해갈 예정이다. 북한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6자회담이나 중국이 보다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청하고, 일본 민주당과 중국 공산당간 설치한 교류협의기구를 통하여 양당간 지속적인 교류와 협의를 유지한다고 적고 있다. 자위권 행사는 전수방위에 한정하여 헌법9조에 따라 무력행사를 하지 않고, 유엔국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나 아소 타로(麻生太郞)수상이 가치관외교를 중시하면서 대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민주당의 아시아중시, 하토야마의 우애외교는 실질적인 외교독트린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언론은 하토야마정권이 중일관계를 크게 호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토야마 수상후보는 선거기간 중 [Voice]라는 일본잡지에 유럽통합의 이상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논의를 거쳐서 아시아 공통의 통화를 실천해야 하며 정치적 통합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유럽통합을 모델로 한 동아시아공동체의 구축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다분히 이상적인 외교정책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미일동맹에 대한 일본인들의 집착, 한일과 중일간 영토분쟁, 보수우익과 산케이신문·후지테레비와 같은 우파언론, 관료조직의 저항을 물리치고 국내개혁과 외교비전을 궁극적으로 달성하기에는 장애물이 지나치게 많은 현실이다.

민주당내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념스펙트럼은 분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합하기에는 엄청난 정치적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오카다 외무대신 후보는 전후일본의 구상이었던 평화헌법을 존중하면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대테러특별조치법에 반대한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나 일본교직원조합과 연계된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의 진보적 교육정책,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하는 리버럴모임의 대표인 히라오카 히데오(平岡秀夫)는 대표적인 호헌파이다. 그는 방위성승격에도 반대한 바 있다.

한편, 우파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는 일본외교의 기축은 미일동맹이며, 평화헌법 제9조에 자위권을 명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서 대조적이다. 당내 소장파인 호소노 고시(細野豪志)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주장하고 A급전범의 분사에도 반대하고 있다. 개헌과 야스쿠니 참배를 주장하는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도 있다. 보수파의 선봉인 마쓰바라 진(松原仁)은 납치의원연맹 사무국장대리로서 남경대학살이나 종군위안부 문제를 전면부정하고 있다. 도쿄재판이나 평화헌법을 승자의 강제물로 간주하는 우익입장과 거의 다를 바 없다.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혼재한다. 민주당은 납치문제에 대하여 매니페스토에서 국가책임으로 전력을 다해서 해결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핵개발과 납치문제를 하나로 해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압력파도 있고, 핵개발논의에 납치문제를 연계시킬 필요가 없다는 온건파도 존재한다. 하토야마대표는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대화를 중시하고 있다. 북한우라늄 농축시험 성공보도에 대하여 오카다 외무대신 후보자는 핵개발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대북제재를 계속해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동아시아공동체론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이상적이다. 켜켜이 쌓인 한일간, 한중간 갈등요소를 풀어내고 협력과 통합을 추진하기에는 갈길이 너무 멀다. 동아시아공동체, 동북아협력의 실패전철은 노무현정부에서 이미 우리가 먼저 겪은 것들이다. 고이즈미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로 한일 셔틀회담은 중단되었다. 현직 일본수상이 5년 재임기간동안 중국에 가지도 못했고, 제대로 된 중일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도 못했다. 경제협력면에서 민주당은 미국,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농업단체의 반발로 공약을 부분 수정한데다, 한국제조업이 일본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일본민주당의 미래는 수많은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달려 있다. 인도양 급유활동을 계속할지 당장 내년 1월까지 결정해야 하며, 후텐마기지 이전문제, 집단적자위권의 해석변경 등은 훨씬 중요도나 우선순위가 높은 쟁점들이다. 내년 7월 참의원선거를 생각한다면 진보적인 사민당을 배려하면서 참의원내 연립여당을 유지해야 한다. 연립여당간 합의가 깨질 경우, 정국운영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명확한 외교비전과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당내 이견과 연립여당간 정책을 수렴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2010년과 한일관계

일본민주당의 집권은 한국외교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집권과 미-중 G2체제의 가시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발사, 일본민주당의 등장과 아시아 중시외교, 미국-북한간 대화 등, 대외정세의 변화가 눈앞에 임박해 있다. 갈등심화로 인한 남북대화 부재극복, 미국 민주당이나 일본 민주당의 새로운 외교전략과 대응책 마련, 한일양국 정치인들의 세대교체이후 대화채널의 구축 필요성 등은 한국외교가 기존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외교는 새로 등장한 일본민주당과 어떻게 양국관계를 설정해가야 할까. 첫째, 동아시아 공동체, 아시아 중시 외교를 지향하는 일본민주당의 외교정책이 양국관계에 있어서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아시아공동체는 한국이 이론과 정책면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양국이 협력하여,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가 중국중심의 패권시스템이 되지 않도록 한일양국이 적절하게 견제해가야 한다.

둘째, 한일강제합병 100년인 내년 2010년에 대비하여 양국간 정책대화를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모습은 일본이 한일합방 100년을 사죄하는 담화를 국회에서 결의하고,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법안을 통과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먼저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과거 100년에서 한일미래 100년으로 화답하고, 빠르면 2011년경 천황의 방한을 추진해갈 필요가 있다.

셋째, 일본민주당의 개혁과정을 관찰하면서 양국간 공동협력과 아울러 한국 사회와 경제시스템의 대안을 모색해가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사회의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정책정강은 한국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한일양국이 활발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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