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남한 해커에 해킹당했다"
北 매체 "남한 해커에 해킹당했다"
"불법, 무법의 해킹 행위…남한 당국, 해커들 처벌해야"
2011.01.11 12:14:00
北 매체 "남한 해커에 해킹당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이 사이트에 가해진 해킹이 남한 해커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고 지목했다. 며칠 전 이 사이트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을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해킹'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었지만 이들 스스로 이 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민족끼리'는 10일 '우리 홈페지(홈페이지)의 영향력을 막아보려는 비렬한 도발행위'라는 논평을 통해 "지난 8일 밤부터 9일 오전 사이에 '우리 민족끼리' 홈페이지가 불법침입자들의 해킹행위로 잠시 폐쇄되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이는) 우리 홈페이지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고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논평은 "불법침입자들은 '우리 민족끼리' 홈페이지에 침입하여 우리의 제도와 존엄을 모독하고 비난하는 글 쪼박(조각)들을 올려놓고 적재해놓은 자료들을 삭제하는 등 불법, 비법행위를 감행했다"며 "지난해 12월말에도 이 불법침입자들은 (우리 홈페이지에) 디도스(Ddos)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이번에 감행된 불법, 무법의 해킹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엄격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남조선의 현행법에 의하더라도 인터넷 상에서 불법해킹행위로 남에게 정치적, 경제적 피해를 주었을 때에는 그에 대한 사죄배상을 하는것은 물론이고 엄격한 법적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남한 사이트를 직접 거론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논평은 "남조선의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인싸이드'에 등록된 '코메디 갤러리'라는 인터넷 카페 가입자들이 이번 행위를 저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마치도 우리가 자기들의 사이트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그에 대한 '반격'을 한것처럼 여론을 오도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세상 사람들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이트의 극우보수불망종 따위들과 해킹이나 해서 무엇하겠는가"라며 디씨인사이드에 대한 디도스 공격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들은 또 "('우리민족끼리'는) 언론활동을 벌리는(벌이는) 공화국의 인터넷 언론으로서 남의 싸이트에 침입하거나 해킹이나 일삼는 단체가 아니"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그 어떤 불법해킹을 한적도 없으며 그러한 유치한 놀음을 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불법행위는 '우리 민족끼리'의 영향력을 막아보려는 극악한 반통일 대결분자들의 비열한 망동"이라며 "이번 해킹을 감행한 자들은 저들의 비열한 행위가 초래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 지난 8일 '유튜브'에 올라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동영상. 게시자는 '우리민족끼리'로 돼 있어 계정을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한 회원은 해킹이 이 사이트 회원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우리민족끼리 해킹사태'란?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1일 이 사이트 '독자마당'에 올라온 한 편의 시(詩). '첫 글자의 진리'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12행으로 돼 있는데 얼핏 보기에는 김 위원장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각 행의 첫글자만 이으면 '김정일 미친× 김정은 개××'로 읽혔다. 이 소식은 지난 6일 대북 단파라디오 <자유북한방송>에 의해 국내에 알려졌다.

'우리민족끼리'는 외부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독자마당' 게시판을 개설한 뒤 관리자 검열을 거친 글만 올려 왔는데 이 시의 경우 단순히 김정일 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보고 미리 걸러내지 못했다. 이 시는 이튿날 밤 10시까지 그냥 방치돼 수백명이 읽고 나서야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디시 연북갤)의 한 회원은 연북갤에 올린 글에서 우리민족끼리에 올랐던 '첫 글자의 진리' 게시물이 연북갤 회원에 의해 작성돼 보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민족끼리 상황정리'라는 글에서 "(한 회원이) '우리민족끼리' 외부인 투고란에 세로 드립(각 행의 첫 글자를 잇는 방식)으로 김정일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우리민족끼리'가 보복으로 디시인사이드 사이트를 6∼7일 이틀간 디도스 공격했다"며 "(공격에) 격분한 연북갤 회원들이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6일 연북갤은 디도스 공격으로 30여 분간 마비된 바 있다. 다만 디도스 공격의 특성상 배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북갤 회원들에 의해 감행된 공격은 큰 '성과'를 올렸다. 8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김정일 부자가 중국 황제에게 절하는 만화가 등장했다.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어서 인사드려라!"라고 말하며 굽실거리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중국 없인 나라의 자주성도 못 지키는 북한의 구걸 외교"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유튜브'에도 김정은이 스포츠카로 사람들을 치고 지나가며 "인민들은 다 쓸모없어"라며 웃는 내용의 2분짜리 동영상이 올라왔다.

또한 같은날 '우리민족끼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김정일 력도(역도)와 아들 김정은을 몰아내 새 세상을 만들자!', '조선인민군대여! 핵과 미사일 개발에 14억달러를 랑비(낭비)한 김정일 역도에게 총부리를 겨누자', '우리도 남녘의 인민들처럼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 '300만 인민이 굶어죽는데 초호화 별장에서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 김정일을 처단하자'는 내용의 글 4건이 올라와 있다.

이 사태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등 외신들에 의해서도 다뤄졌다. 외신들은 이번 해킹이 김정은의 생일인 8일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 "남한 해커들이 김정은의 생일을 무례하게 축하했다"고 전했다. '우리민족끼리'가 10일 비난 논평을 낸 것은 이같은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nowhere@pressian.com 다른 글 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