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EU "2014년까지 FTA 타결 추진"
미국과 EU "2014년까지 FTA 타결 추진"
[분석]"경제를 명분으로 한 지정학적 동맹"
2013.02.15 15:41:00
미국과 EU "2014년까지 FTA 타결 추진"
이제 자유무역협정(FTA)은 특정 국가들의 양자 협정이 아니라, 거대 경제권끼리 하는 협정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개별 국가들의 FTA를 맺는 것은 경제블록식 FTA에 이르기 전에 거치는 중간단계로 변질되고 있다.

압권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014년까지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TAFTA)을 타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2기 정부 첫 연두교서 연설 말미에 "EU와 포괄적인 범대서양무역투자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고 선언하고, 곧바로 미국과 EIU 당국이 즉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면서 TAFTA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TAFTA가 맺어지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0%에 해당하는 FTA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를 지배해온 서방권이 하나의 FTA로 묶겠다는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자유무역을 위한 경제적 의미로만 보기 어렵다.

중국에 대항하는 서방의 경제동맹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은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은 경제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할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14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범대서양 협정이 노리는 더 큰 효과(Transatlantic pact promises bigger prize)'라는 칼럼으로 그 배경과 의미에 대해 짚어 주목된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연두교서에서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 추진을 선언한 직후 미국과 EU당국이 FTA 협상 착수를 공식 발표했다. ⓒAP=연합

"냉전 이후 잃어버린 서방권 연대 회복 프로젝트"

범대서양무역투자파트너십(TTIP)으로 명명된 미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은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를 낼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협정으로 얻으려는 것은 그 이상이다. 무엇보다 지정학적인 의미가 깔려있다. 경제는 지정학적인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버락 오바마는 유럽 문제로 고민을 한 적이 없다. 중동이나 동아시아에 관심을 보여왔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중국과 관계를 맺는 동시에 태평양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식으로 견제하는 방식을 취했다.

오바마가 유럽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게 있다면, 주로 유로존 위기가 글로벌 경제나 미국 경제 회복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 자체는 더 이상 미국의 입장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심적인 문제는 아니다. 러시아는 위협이 되기보다는 쇠퇴하는 가운데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으며, 현재의 최고 지도자 블라디미르 푸틴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보다는 희화화되는 대상이다.

그만큼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서유럽의 관계는 안정적이고, 이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전망은 과장된 것이었다. 나토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고전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세계 최강의 군사동맹이다.

미국과 EU는 세계 GDP의 절반, 세계 교역량의 30%를 차지한다. 양 지역의 투자액은 3조5000억 달러가 넘는다. 이런 수치는 서방권이 여전히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상호연결돼 있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치나 이해관계, 군사적 비중 등에서 미국과 서유럽이 조화를 완벽하게 이룬 것은 아닌 반면, 핵확산 등 서방의 안보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걸려있다.

이에 따라 서유럽과 미국의 정치인들은 경제회복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냉전 종식 이후 잃어버린 끈끈한 연대를 대체할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으로 얻어질 경제적 효과는 백악관과 유럽위원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제시돼 있다. 관세를 폐지하고, 각종 규제를 제거하고, 시장을 통합함으로써 연간 0.5%의 GDP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EU의 FTA, 글로벌 스탠더드 좌우하게 될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 미국과 EU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사실상 결정하는 영향력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야심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자칫하다가는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가능한 목표의 절반 정도만 취한다고 해도 상당한 성과가 될 것이다.

이 정도의 프로젝트는 관료들에게 맡겨서는 제대로 협상이 안될 것이다. 정치권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야 협상이 성공할 것이다.

이제 국제적인 경제체제는 다자간의 형태가 아니라 다극화의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 속에서 보편적인 기본적 가치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법치, 집단적 안보, 인간의 존엄성 존중, 책임있는 정부 등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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