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도입, '시기상조'가 아니라 '만시지탄'"
"대체복무 도입, '시기상조'가 아니라 '만시지탄'"
시민사회단체 환영…"후속조치 빠르게 이뤄지길"
2007.09.19 12:00:00
정부가 종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체복무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해 그간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온 각계각층이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후원자들의 모임인 '전쟁없는 세상' 등 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결단을 환영하며 입법안 제출 등 조속한 후속 조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18일 "종교적인 사유 등으로 집총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군대 대신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를 허용키로 했다"며 "내년까지 병역법과 사회복지 관련법령, 향토예비군설치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단 환영…후속조치 즉각 이뤄져야"
  
  그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후원해온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정부의 결단을 환영하지만 후속조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 감옥에 있는 병역거부자 830명이 조속히 석방돼야 하며 2007년과 2008년 징집영장도 대체복무제에 따른 혜택이 주어져서 검찰에 고소고발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홍구 교수는 "병역거부를 했던 예비군에게도 전향적 조처를 해 사면복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국회에 대체복무제 법안을 제출했던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정부 방침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종교 이외에도 사상과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며 "또 기간과 복무지위에 대해서도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역시 지난 2004년 노 의원의 안과는 별도로 대체복무법안을 제출했던 임종인 의원도 "복무기간이 두배라는 것은 징벌적 성격이 너무 강하다"며 "독일은 현역 9개월에 대체복무를 10개월로 정하고 있듯 세계적으로 대체복무기간은 1.5배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의원과 임 의원이 각각 제출한 법안은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노 의원은 "대선을 앞둔 생색내기용이 아니라면 정부는 입장만 발표하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즉각 입법해서 현재 계류중인 개정안과 병합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회적 논란만 불러일으킨채 국회에 맡기고 책임을 돌려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개병제 흔드는 이들은 불법, 탈법, 권력형 병역기피자"
  
  이들은 국방부의 발표 이후 사회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져 팽팽하게 논란이 일고 있는 점에 대해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의원은 "대체복무제가 국민 개병제의 근간을 흔들 거라고 염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그러나 근간을 흔드는 이들은 불법, 탈법, 권력형 병역기피자들"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미국은 2차대전 대치 도중에, 중국과 대치 중인 대만은 2000년, 서독은 동독과 대치 중인 1961년에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며 "한국의 이번 조치는 시기상조가 아닌 만시지탄"이라고 밝혔다. '만시지탄'(歎)이란 시기가 지나 기회를 잃고 한탄한다는 뜻이다.
  
  이석태 변호사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오랫동안 시행해 오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검증된 제도"라며 "대만이나 다른 외국의 대체복무자에 비해서 한국인이 더 대체복무제를 악용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홍구 교수는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투옥된 사람이 전세계에 900명이 있는데, 그 중 830명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이런 낯뜨거운 현실을 극복하고 대체복무에 대한 유엔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실마리를 찾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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